망나니 놀음, 싸가지, 꼼수…

골목에서 싸우는 아이들이 내뱉는 언어가 아니다. 국민을 대표하는 리더들과 방송인들의 입에서 오르내리는 언어의 수준이다. 이래도 되는가?

어려서부터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를 배웠고, 최고의 학력과 높은 경제여건을 갖춘 분들이 모인 집단에서 추잡하고 역겨운 단어들이 말과 글을 통해 수시로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를 보고 듣는 국민들의 감정과 생각은 아랑곳하지 않고, 잔꾀를 부리느라, 권력을 유지하고 인기를 끌기 위해, 천박하고 지저분한 언어를 마구잡이로 내뱉는다. 그래도 되는가?

몇몇 방송에 출연하는 방송인들조차 언어의 수준이 형편없다. 인기를 끌기 위한 재미와 흥미를 연출하기 위한 의도가 깔린 점을 이해하지만, 수많은 시민들이 보고 듣는 방송언어를 싸구려 쓰레기로 만드는 언행은 국가 발전과 성숙한 시민사회를 만드는데 암적인 요인이 아닐 수 없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대중을 설득하고 변론에 이기기 위해, 또는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서는 논리와 지식이 반듯해야 하며(Logos),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 없는 윤리와 도덕(Ethos), 그리고 상대방과 청중의 마음과 감정을 헤아릴 수 있는 감성(Pathos)이 풍부해야 한다며 수사학(修辭學, rhetoric)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고대 철학자 키케로 역시, “당신의 입에서 나오는 말의 무게를 저울에 달아 보라.”며, 말과 글은 단순한 재주나 솜씨가 아니라, 교양과 문화와 정신의 합 즉, 깊이 있는 철학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의사소통 기술은 기술이나 잔꾀(Skills or Tactics)가 아니라, 깊이 있는 내공과 정신의 합(合)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대학생들에게 10년 넘게 강의를 하고 있는 “의사소통 기술” 과목의 첫 마디는 바로, “의사소통 기술을 배우지 말고, 다양한 학문을 배우고 인격을 도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의 미래를 책임지고, 고위 공직에서 호화로운 풍요를 누리는 지도자들과 방송인들에게 깊이 있는 철학과 도덕적 책임을 요구하는 것이 지나친 건지 안타까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