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 익숙함이 주는 병폐
후배의 팀장 승진


직장에서 종종 역전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신입사원 멘티였던 후배가 금번 팀장이 되었다. 이름을 부르며 업무를 가르쳤던 후배가 과장과 차장 특진을 하고 부장은 동시에 승진했다. 함께 부장 승진자 교육을 받으면서 생각이 깊고 행동이 빠름을 느낄 수 있었다. 팀 내에서는 담당하는 업무가 달라 그가 일찍 출근하며 중요한 과업을 잘 수행하고, 곤란하거나 팀 공동의 업무를 적극적으로 수행한다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부장 승진자 교육에서 타 조에 속했지만, 조의 발표를 도맡아 하며 조원들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모습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2월 팀장이 임원으로 승진하면서 부장 승진 1년밖에 되지 않던 후배가 3명의 부장을 제치고 팀장으로 선임되었다.

팀장인사가 있던 날, 신임팀장은 환영 회식을 하기 전에 찾아와 도와 달라는 부탁을 한다. 40대 중반으로 갈 곳도 없고, 지금까지 한 부서에서 한 업무만 했기 때문에 다른 직무를 한다는 것이 부담되었다. 축하한다고 말하고 담당하는 업무에 문제가 없도록 잘 수행하겠다고 했다. 하루 종일 왜 회사는 후배를 팀장으로 선임했을까? 나는 왜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았을까? 고민을 하게 되었다.

익숙함이 주는 병폐

하나의 실험이 있다. 사면이 바다인 섬에 원숭이들이 살고 있었다. 섬에 먹을 것이 부족해 해변에 고구마를 갖다 주었다. 사람이 가면 원숭이들은 고구마를 갖고 숲 속에 가 흙을 털어먹었다. 수십년 넘게 이러한 행동을 반복되었다. 어느 날, 한 어린 원숭이가 해변에 놓인 고구마를 바닷물에 씻어 먹었다. 흙이 물이 씻겨 지근거림이 없었고 바닷물이 조화되어 맛이 좋았다. 이후 많은 원숭이들이 고구마를 바닷물에 씻어 먹었지만, 나이 많은 원숭이는 끝까지 고구마를 털어먹었다. 털어먹는 것이 익숙했기 때문이다.

시골에서 음식을 하는 할머니들을 보면, 주방 구조에 맞지 않는 몇 십년 넘은 주방도구를 사용한다. 여러 문명의 이기가 있지만 손으로 직접 만드는 것을 선호한다. 아끼는 마음도 있지만 익숙하기 때문 아닐까? 익숙함은 마음을 편하게 한다. 당연하다는 생각에 의심을 하지 않는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적 방법을 생각하게 하는데 익숙함은 큰 어려움이 된다.

한 직무를 오랫동안 해온 직원은 그 직무에 능숙하다. 지금까지 해왔던 프로세스와 방법을 고수하게 된다. 아니 다른 프로세스와 방법을 생각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나만이 이것을 이렇게 잘할 수 있다는 자만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익숙함에 머물러 있는 직원은 그 순간은 편하지만, 그것이 미래 성장에 큰 한계가 된다. 멘티였던 후배가 팀장이 된 이유도 중요하지만, 오래 한 부서에서 한 직무를 수행한 부장이 팀장이 되지 못하는 이유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회사는 지금까지 일을 잘해왔기 때문에 팀장 또는 임원의 역할을 맡기는 것이 아니다. 팀장 또는 임원이라는 새로운 역할을 잘 수행해, 조직과 구성원을 하나로 뭉치게 하고 성장하게 하며 성과를 창출하는 사람에게 맡긴다. 익숙한 것을 잘하는 직원이 아닌 새로운 것을 찾고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직원을 선발한다.

어떻게 익숙함을 벗어나 일 잘하는 직원이 될까?

익숙함이 다 나쁜 것은 아니다. 익숙함에 빠져 하나의 관행으로 굳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으려면 환경의 변화, 생각과 행동의 전환이 필요하다. 의도적으로 주변 환경을 바꿔 보거나, 여행 등을 통해 낯선 환경을 접해 보는 것도 좋다. 지금까지 해 왔던 생각의 틀을 바꾸는 것도 권하고 싶다. 익숙한 곳과 음식 등을 선호하기 보다는 가지 않은 길을 가기도 하고, 낯선 곳에 가서 처음 접하는 음식을 먹어 보는 것은 어떨까?

익숙함에서 다 벗어날 수는 없다. 익숙함 것 중 살아가며 큰 도움을 주는 생각과 행동은 계승하여 토대가 되도록 해야 한다. 현재에 머물게 하고 정체시키는 요인들은 찾아내 바꿔 나가야 한다. 새로운 틀, 생각, 행동을 접목시켜야 한다. 전문가를 만나고 책을 통해 무엇이 익숙한 것이며, 새롭게 찾아야 할 가치가 무엇인가를 찾아야 한다.

일을 하면서 몇 가지 권하고 싶은 원칙이 있다. ① 아침에 그 날 해야 할 6가지를 정하는 것이다. 해야 할 6가지는 기존에 해왔던 일도 있지만, 항상 새로운 가치와 성과를 생각하며 정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② 한번에 하나씩 끝까지 마무리하는 것이다. 동시에 두세가지 일을 하는 직원이 있다. 매우 바쁘고 정신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성과를 보면 높지 않다. 이런 직원들이 하루 일과를 마치며 되풀이하는 말이 있다. ‘오늘 열심히 하긴 했지만,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 한번에 하나씩 가장 중요한 일을 끝까지 마무리하고 잠시 쉬어라. 그 다음, 다음 중요한 일을 시작하는 것이다. ③ 미루지 말고 즉각 행동한다. 미루는 습관을 없애는 것이다. 미루는 습관은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하나 둘 셋을 센 후 즉각 행동하는 것이다. 목표와 거창한 계획을 세워놓는 것 중요하다. 하지만, 실행이 없으면 성과는 없다. 지금 당장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④ 일의 의미와 본질을 알고 이기는 습관을 가져라. 이기는 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와 성과를 분명히 한다. 본질에 집중하면서 무엇이 가치와 성과를 올리는가를 고민하며 실행한다. ⑤ 아니라고 생각되는 것은 빨리 포기한다. 이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들 때가 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왜 이렇게 할까? 더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까? 고객은 어떻게 판단할까? 등의 질문을 해야 한다. 아니라고 생각이 들면 포기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포기해야 할 시기임에도 여건, 역량, 성과, 망설임 등의 이유로 지속해 망한 기업과 사람은 수 없이 많다. 아닌 것은 빨리 포기하고, 절대 포기해서는 안될 것은 그 어떠한 역경이 있어도 지켜야 한다.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