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스스로 삼라만상의 원칙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순응하기에 자유롭다. 산이 사시사철 변화무쌍하면서도 언제나 늠름하고 매력적인 이유는 자신에게만 온전히 몰입하기 때문이다. 산은 때때로 찾아와 보금자리를 만드는 동물들을 마다하지 않고 기꺼이 환영한다. 수많은 나무가 자랄 수 있도록 햇빛과 물을 제공한다. 인간들에게 등산을 허락해 육체와 정신의 건강을 선물한다.

강은 언제나 유유자적 하다. 어디에서 흘러나왔는지 알 수 없지만, 산속 깊은 곳에서부터 샘물이 모여 자신이 가야 할 장소를 향해 항상 흘러간다. 시냇물에게 커다란 바위는 방해꾼이 아니라 자신이 가야 할 방향을 재촉하는 도우미다. 강물은 누가 막아서도 혹은 오물을 투척해도 정지하는 법이 없다. 강물은 자신이 가야 할 목표점,  바다를 향해 정진할 뿐이다.

현명한 사람은 자신이 도달해야 할 목적지를 알고 있다. 매일 그곳에 가기 위한 최적의 길을 발굴해 묵묵히 걸어간다. 그는 자신이 내딛는 한걸음 한걸음이 모여 목적지가 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자신이 올바른 길 위에 있다고 확신한다. 자신이 걸어가야 하는 길을 저 높은 경지에서 관조해 발견했기 때문에 그의 발걸음은 가볍고 활기차다.

인생은 자신의 운명을 모르는 자에게는 불평과 불만의 대상이다. 그는 자신이 가야 할 길에 들어서지 않고 남들에게 주어진 길을 따라가기 때문에 신명이 나지 않아 하루하루가 힘들다. 그러나 자신의 임무를 아는 사람은 인생 여정의 지도를 가졌기에 하루하루 가야 할 구간을 간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주어졌지만, 눈으로 볼 수도 없고 손으로 만질 수도 없다 보니 사람들은 그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현명한 사람은 자신이 가진 모든 재산 중 시간을 가장 값진 것으로 여긴다. 하루라는 시간을 장악하기 위한 사색, 그리고 사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삶의 나침반이 하루를 가치 있게 만든다.

오늘은 나의 미래를 위한 절대적인 징검다리이다. 오늘은 내가 간직한 의도를 펼칠 절호의 기회이다.

— 배철현선생님의 “정적” 중에서 뽑았습니다.

조민호 한경닷컴 컬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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