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팀장과 임원 대상의 강의 때마다 ‘조직과 구성원의 역량과 성과는 그 조직을 책임지는 조직장의 그릇 크기에 달려있다.’고 강조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아무리 조직장의 전문성이 높아도, 구성원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면 한계가 있다. 어느 정도 구성원의 열정과 실력이 될 때, 조직장의 전문성은 빛을 발한다. 만약, 구성원의 역량 수준이 매우 높다면, 조직장의 전문성이 떨어져도 성과가 창출될 수 있다. 단, 조직장이 수용하거나, 방임하는 경우이다. 구성원은 조직장의 생각과 역량을 뛰어 넘어 획기적인 틀을 뛰어넘는 발상으로 조직과 나아가 회사를 변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이런 상황은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은 조직장의 그릇 크기에 모든 일과 성과가 결정된다.
조직장이 실력이 없으면 어떤 현상이 발생할까? A팀장은 대학 엔지니어 출신으로 16년 동안 생산 현장에서 생산, 품질, 자동화 직무만 수행한다. 회사가 미래 경영자를 사전 선발하여 육성한다는 취지로 우수 팀장의 타 직군 직무순환을 강행했다. A팀장이 배치 받은 곳은 재무팀이다. 세무, 외환, 리스크 관리는 물론 재무제표도 볼 줄 모르는 A팀장은 배치 받은 당일부터 각종 영수증을 결재해야만 했다. 일일 환 변동 보고, 월 재무실적 및 계획 보고, 전사 리스크 관리 위원회 간사, 현금흐름 분석, 지출 초과 부서에 대한 피드백 등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다. 문제는 수없이 많은 보고와 회의, 각 팀의 요구사항에 대해 아는 것이 없던 A팀장은 결재를 하기 전, 팀원들에게 왜 이렇게 처리해야 하는가 물었다. 팀원들은 “지금까지 이렇게 해 왔다.”, “회계법 상, 이렇게 해야만 한다.”, “다른 회사도 다 이렇게 하고 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불법이 된다.”, “다른 방법이 있으면 알려 달라”는 등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게 하는 듯했다. A팀장은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했지만, 전문성이 없기 때문에 팀원들이 하자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전문성이 기반이 된 차별화된 실력이 있어야만, 일의 모습과 방향, 전략과 방안, 프로세스, 타이밍과 리스크, 일하는 방식 등을 구체화하거나 개선할 수 있다. 전문성이 없으면, 알지 못한다. 알지 못하면 새로운 창출과 개선이 어렵다.
어떻게 하면 전문성을 높이며, 틀을 깰 수 있는가?
조직장이 길고 멀리 보며 선제적 조치를 해야 틀이 깨진다. 이러한 선제적 조치를 하기 위해서는 알아야 한다. 회사 내부의 경쟁을 통해서는 결코 틀이 깨어지지 않는다. 끼리끼리 문화를 형성하고, 같은 편끼리 어울리고, 술 마시고, 편의를 제공하게 된다면 결코 사고와 전문성은 강화되지 않고 틀 속에 갇혀버리게 된다.
조직장이 높은 실력을 바탕으로 한 탁월한 의사결정, 도전과 열정의 실행, 혼자가 아닌 함께 회사의 이미지와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다음 3가지에 보다 집중해야 한다.
첫째, 사업과 연계된 다 방면의 전문가와의 만남이다. 사업에 기여할 수 있는 다 방면의 전문가들을 만나 그들이 생각하는 사업의 변화, 중점 과제, 방향과 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큰 틀에서의 변화의 흐름을 인지하고 사업의 시사점을 찾아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사업의 바람직한 모습, 방향, 전략과 방안들을 만들고 내재화하고 실천하게 해야 한다.
둘째,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각 방면의 책과의 만남이다. 조직장은 다양한 책을 통해 사업과 관련된 생각의 폭을 넓혀야 한다. 그냥 책을 읽는 것이 아닌, 사업과 담당 조직의 일, 구성원의 생각과 일하는 방식과의 연계 속에 시사점을 찾아야 한다. 책을 통해 얻은 생각들을 정리하여 최소한 담당하는 구성원에게 공유하여 생각이 활용되도록 해야 한다.
셋째, 매일 하루 해야 할 우선순위를 중심으로 성찰의 시간을 아침에 갖는 것이다. 많은 리더들이 아침형 인간이다. 4시나 5시에 일어나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당일 해야 할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이다. 가장 높은 순위의 일에 집중한다. 이들은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뿐 아닌 일하는 방식에 절대 한 개 이상의 일을 동시에 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일을 마치고 다음 중요한 일에 돌입한다.
뛰어난 조직장들은 자신의 생각과 일하는 방식을 함께 하는 구성원과 한 방향을 이끌어 간다. 현장의 이슈들을 공론화하고 토론하며 해결하고 정리하여 활용하도록 한다. 이들은 결코 혼자 하지 않는다. 함께 만들어 간다.
다음은 최근에 어느 지인으로부터 받은 질문이다. 아파트 임차인이 자연인 개인이 아니라 법인일 경우, 소속 직원 숙소용으로 주거용 아파트를 임차한 후 직원이 해당 주택에 주민등록했다면, 임차인인 중소기업이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을까?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계약갱신 요구 등)① 제6조에도 불구하고 임대인은 임차인이 제6조제1항 전단의 기간 이내에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1호 내지 9호 중략>② 임차인은 제1항에 따른 계약갱신요구권을 1회에 한하여 행사할 수 있다. 이 경우 갱신되는 임대차의 존속기간은 2년으로 본다.③ 갱신되는 임대차는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계약된 것으로 본다. 다만, 차임과 보증금은 제7조의 범위에서 증감할 수 있다.④ 제1항에 따라 갱신되는 임대차의 해지에 관하여는 제6조의2를 준용한다.즉답이 쉽지 않았다. 대답을 머뭇거리면서,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지인에게 반문했다. 지인분 왈, “중소기업이 직원숙소용으로 임차 중인 어느 아파트를 실거주용으로 매수하려고 하는데, 임차인 법인이 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에 따라 매수여부를 결정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갱신요구권을 가지는지 여부가 매수결정에 중요한 관건이 될 수 밖에 없는 사안이라, 정확한 답변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리서치 할 수밖에 없었고, 그 덕분에 이 칼럼까지 만들게 되었다. 법인이 직원 숙소용으로 주거용 건물을 임차하는 위와 같은 경우를 판단함에 있어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규
중학교 다니던 시절, 한자 ‘참 진(眞)’자를 쓸 때였다. 네모 칸에 맞춰 ‘눈 목(目)’자를 마칠 즈음 위에 붙은 ‘비수 비(匕)’를 ‘칼 도(刀)’로 잘못 쓴 걸 알았다. 글자에 얼른 빗금을 쳤다. 그래도 맘에 안 들어 동그라미를 계속 둘러쳐서 글자가 보이지 않게 시커멓게 칠했다. 지켜보던 아버지가 냅다 호통치며 그때 하신 말씀이다. “한번 마음먹은 일은 함부로 바꾸지 마라!” 아버지는 말씀이 길었다. 다리에 쥐가 나도록 꿇어 앉혀놓고 길게 말씀하셨다. 그날도 그러셨다. 아버지가 덧붙인 말씀을 알아들은 대로 정리하면 이렇다. “쓰던 글자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면 바로 고치거나 지울 일은 아니다. 시작한 글자는 틀린 대로 마무리해라. 틀린 글자는 정정 표시를 하고 제대로 된 글자를 다시 써라. 그래야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된 건지 온전하게 알 수 있다. 저렇게 새까맣게 뭘 시도한 건지도 모르게 칠해놓으면 반성과 성장의 기회를 잃는다. 더욱이 너를 지켜보거나 따르는 이들은 우두망찰하게 된다. 가던 길을 갑자기 멈춰서서 없던 일처럼 해버리면 너를 따르는 이들은 뭐가 되느냐. 모름지기 언행은 한결같아야 한다.” 아버지는 고작 중학생인 내게 낯선 용어인 일관성(一貫性)을 말씀하셨다. 그날 이후에도 잔소리처럼 말씀하셔서 외우게 됐다. 일관성은 일이관지(一以貫之)에서 왔다. 하나의 이치로써 모든 것을 꿰뚫는다는 뜻이다. 논어(論語) 위령공편(衛靈公篇)에 나온다. 공자(孔子)가 제자 자공(子貢)에게 한 말에서 비롯했다. “사(賜)야, 너는 내가 많이 배워서 그것을 모두 기억하는 줄로 아느냐? 아니다. 나는 하나로 꿸 뿐이다[予一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