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자원 빈국인 한국은 우수한 인문자원으로 10위 권의 경제대국을 만들었다. 디지털경제는 영토크기, 인구, 자원과 관계없이 한국이 가장 앞설 수 있는 분야이다.  선점해야한다. –
[박대석칼럼] 포스트코로나 기회, 플랫폼과 융합의 디지털 경제
한국도 스위스, 싱가포르처럼 자연자원 빈국이다.

스위스는 관광자원 외에 별다른 천연자원이 없는 전형적인 ‘자원 빈국(貧國)’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전 세계 금속과 커피 60%, 설탕 50%, 원유 곡물 35%가 거래된다. 영세 중립국 스위스는 정치 사회적인 안전성, 풍부한 금융기반을 갖춰 중동, 아프리카 등 원자재 생산국에 최적의 상품 거래 장소로 꼽힌다.

싱가포르는 말레이반도의 작은 항구도시 크기로 서울보다 조금 큰 나라로서 자연자원이 거의 없다. 그런데도 상하이, 홍콩 등 경쟁 무역 도시를 제치고 아시아 최대의 원자재 거래 시장으로 도약했다. 전 세계 금속 20%, 곡물 20%, 설탕 20%가 싱가포르에서 거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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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자연자원이 빈약한 상태에서도 수출이 2018년 기준 6,048억 달러로 세계6위이고, 수입은 5,352억 달러로 세계 9위로서 무역 대국이다. 국가별 GDP는 2019년 10월 기준 1.6조 달러로서 세계 12위의 경제 대국이다. 자원의 혜택이 전무하다시피 하여 오로지 제조업에 바탕을 둔 무역으로 오늘의 한국을 이루었다.

그러나 자연자원 풍부하고 내수 시장이 큰 미국, 중국, 일본, 독일, 브라질 등에 비하여 자원이 부족한 대신에 한국은 국민들의 우수한 두뇌와 근면한 성실성을 무기로 덜자고 덜 쉬면서 열심히 일해 왔다. 인문자원이 우수하다는 말과 다를 바 없다.

그래서인지 세계적인 컨설팅 그룹 머서(Mercer)가 발표한 2019년 기준 ‘삶의 질 도시 순위 (Quality of living city ranking)’에서 서울이 77위 인 것이 못내 아쉽다. 또한 국가 지속 성장이 한계 상황에 놓여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더구나 코로나팬데믹 상황에서 해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절실한 상황이다.

디지털경제 규모는 거의 중국 GDP와 같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디지털경제, 4차산업혁명, 언택트비지니스가 세상의 중심이 될 것이다. 위 3가지의 공통점을 합치면 사실상 디지털경제 시대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디지털경제 세상에는 자연자원과 땅덩어리의 크기, 인구의 크고 작음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 승부는 오로지 우수한 인적자원이 결정한다. 우수한 인적자원이 풍부한 한국에게는 더 없이 좋은 세상이 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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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킨지(McKinsey)는 AI등 디지털 경제의 부가가치가 2030년까지 13조 달러, PwC는 15.7조 달러에 달하리라 추정하였다. 중국의 2019년 10월 기준 GDP가 약 14조 달러이니 중국 같은 경제 규모가 하나 더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디지털경제 부가가치를 얼마나 차지하는가에 따라 2030년의 각 나라의 경제 순위가 크게 달라질 것이다.

디지털경제는 무엇인가?

디지털경제는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 분배, 소비 등 주요 경제활동이 ‘디지털화되고 네트워크화 된 정보와 지식’에 의존하는 경제를 의미한다.  특징으로는 마찰 없는 경제, 공간개념 소멸, 예측의 불가능, 선점의 중요성 등이다.

그런이유로 디지털경제가 기업의 생산방식, 소비 제품과 행태, 유통구조, 산업구조, 정부의 역할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

디지털경제는 좁게는 ICT(Internet & Communication Technology)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새롭게 등장한 온라인 플랫폼과 그러한 플랫폼을 통한 활동을 의미한다. 달리 말하면 전자상거래와 공유경제 플랫폼이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가 협의의 디지털경제이다.

그러나 디지털경제는 ICT를 중심으로 한 특정 산업에 한정되지 않는다. 디지털화(digitalization)는 과거 내연기관이 그러했듯이 범용기술(General Purpose Technology)로서 전 산업과 경제ㆍ사회에 걸쳐 혁신을 가져오는 동력으로 볼 수 있다.

디지털경제가 최근 각국의 산업과 정책에서 주목받는 이유도 넓은 의미의 디지털경제가 갖는 잠재력과 큰 관련이 있다. 즉 인터넷, 데이터, 인공지능 기술의 뒷받침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또는 제품 및 서비스 공급 모델이 확산하면서 전체 경제, 산업의 혁신과 도약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5대 물결과 미래비지니스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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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은 새로운 디지털 기술의 혁신에 따른 프로세스 및 제품의 변화를 말한다. 중요한 이유는 기업이 비즈니스와 사회에 영향을 주는 새로운 기술에 충분히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면 해당 기업의 제품 또는 기업 자체가 사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크게 5개 양상으로 변화의 물결이 나타난다.

첫 번째는 ‘비대면화(Untact)’다. 사람과 마주치지 않고 모든 활동이 가능하도록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는 일이다.

은행통장 개설 및 이사 갈 집을 볼 때 등 모두 인터넷으로 가능하다. 여기에서 핵심은 자기인증(自己認證)이다. 인증은 서로 보지 않고 나를 증명하는 일이다. 불편한 공인인증서 대신에 사설인증서, 안면인식은 기본이다.

심지어 디지털뱅킹 전문가인 통블록 이진길 대표는 문자, 소리, 이미지를 이용한 완벽한 새로운 인증기술인 ‘다크코딩’을 선보였다. 이제 코로나 팬데믹으로 비대면화는 비즈니스의 기본이고 필수가 된 시대이다.

두 번째는 ‘탈 경계화(Borderless)’이다. 산업 간 경계가 무너져 기존의 산업 구분이 무의미해지고 업종 사이의 융합이 없으면 경쟁력이 없다.

이제는 한 분야만 잘해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당장 아마존, 이베이, 카카오, 페이스북, 네이버, 은행, 카드회사 등의 경계가 거의 없다. IT업체인지, 금융회사인지, 운송업체인지 해당기업도 헷갈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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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보자.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토종 소프트웨어 상징인 ‘한글’을 만든 한컴그룹은 블록체인, 인공지능(AI), 로봇, 드론, 모빌리티 등 신사업 분야 등을 포함한 15개 계열사와 함께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충격 속에서도 올해 상반기 매출 만 약 2천억 원에 이른다.

한컴오피스만 고집했다면 이루지 못할 일이었고, 디지털 시대에 맞는 첨단 업종을 융합하여 가능한 일이었다.  과연 한컴그룹의 주력업종은 수년 안에 무엇이 될까?

세 번째는 ‘초(超)맞춤화(Hyper Customization)’이다. 각종 빅 데이터를 활용한 극대화된 맞춤화를 통해 한 사람의 기호와 성향을 완벽히 만족시키는 것이다. 무궁무진한 시장이 생긴다. 예를 들면 개인의 질병기록과 신체 기록을 활용하여 식단, 운동, 영양제, 진단 등 섬세한 선제적 질병예방 (헬스케어)을 하는 일로서 올해만 약 2,100억 달러 이상 큰 시장이다.

네 번째는 ‘서비스화(Servitization)’이다. 단순한 제품 판매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완전히 통합하여 더 나은 가치를 창출하려는 경향을 의미한다. 정수기와 공기청정기를 공급하는 전자제품 제조사가 유형의 제품 판매가 아닌 렌탈 서비스와 주기적 관리서비스를 통한 수익모델을 꾀하는 것은 서비스화 경향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보여준다.

다섯 번째는 ‘실시간화(Real Time)’이다. 데이터가 입력과 동시에 어떤 지연도 없이 즉시 처리되는 일련의 작업 방식이 일반화되는 경향을 말한다. 가장 좋은 예가 ‘스마트 공장’이다. 스마트 공장은 설계, 개발, 제조 및 유통 등 전체 생산 과정에 정보통신기술을 적용하여 맞춤형 제품을 적시에 생산하는 지능형 공장을 뜻한다. 전통 산업에 디지털로 업그레이드 하는 일이다.

위 다섯 가지는 필요에 따라 최소한 두 가지 이상의 기술과 방식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사물인터넷, 스마트홈, 스마트공장, 스마트농장, 스마트시티, 지능형 로봇, 뭐든지 척척 만드는 3D 프린팅, 지능형 융ㆍ복합 신소재, 인간의 일을 자동으로 하는 RPA (Robotic Process Automation)부터,

경계가 없는 핀테크 금융, 자율 주행차, 스마트 헬스케어와 로봇 의료산업 등 그동안 인간이 상상하거나 영화로 본 모습들이 현실에서 벌어지는 디지털 시대이다.

Game change, 게임 종목과  장소,  규칙이 바뀌었다.  예를 들면 축구 종목이 양궁으로 바뀌었는데 발로 활을 쏘아 10점 원안에 맞출 수는 없을 것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는 예전처럼 베끼는 모방으로는 통하지 않는다. 아무도 가지 않은 곳에 길을 내어 가야 한다.

수많은 데이터 중에서 의미 있는 정보를 찾아내고 수익모델로 전환해야 한다. 무엇보다 분석적 능력, 창조적 해결능력이 요구되는 것이다.

기업은 빅데이터 분석, 사물인터넷, 머신러닝, 암호화, 3D 프린팅 등의 기술 도입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디지털 제반 기술로 해결 못하는 영역에서는 개인 역량을 갖춰야 한다.

대표적으로 의사결정, 계획, 조정, 관리, 의사소통 분야를 들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속도나 암기, 산술적 계산이 중요하지 않다는 얘기다. 비판적 사고, 추론, 아이디어 발상, 감성지능, 창의성, 혁신성 등이 무엇보다 핵심 역량으로 평가받는다.

이렇듯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산업 지형뿐만 아니라 각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일자리 문제, 개인의 삶의 방식 등 인간의 모든 활동과 연결된다. 이 거대한 파도는 거스를 수 없으며 어떻게 하면 이 파도를 이해하고 잘 탈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이에 걸 맞는 인재도 확보해야 한다.

부동산보다 무궁무진한 디지털자산과 디지털금융

디지털 자산은 본질적으로 이진 형식(binary format)으로 존재하며 사용할 권리가 있는 것만을 말한다. 디지털로 저장된 그림, 사진, 로고, 삽화, 애니메이션, 시청각 미디어(뉴스, 음악, 영화 등 콘텐츠), 문서, 전자 메일, 웹 사이트, 프로그램, 암호화폐 및 기타 다수의 디지털 형식과 해당 메타 데이터가 포함된다.

현재 유통되고 있거나 디지털 기기에 저장될 기타 관련 디지털 데이터가 포함되지만 이에 국한되지는 않는다.

디지털 자산이 위치한 물리적 장치의 소유권에도 불구하고 별개의 권리가 있을 수 있으며, 그 의미가 확장되고 있다. 자산은 특정할 수 있는 실체가 정의되어야 하고, 소유권, 사용권, 담보권 등에 대한 구체적 기준이 있어야 담보, 매매, 임대 등 거래를 할 수 있으며, 분쟁에 대비하여 법률적 요건도 정의되어야 한다.

디지털시대에는 당연히 디지털자산(Digital Asset)이 점점 많아지고 있고 현재의 부동산 등 유형의 자산들보다 가치 및 활용성이 무궁무진할 것이다.

디지털자산이 자리를 잡고 활성화하려면 디지털자산을 목적으로 하는 디지털금융, 디지털자산을 도구 또는 수단으로 하는 디지털금융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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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서 기존의 금융산업도 디지털자산으로 더욱 발전시킬 수 있다. 궁극적으로 디지털자산의 제도화 및 이를 토대로 한 디지털금융의 활성화는 이 시대의 경제주체들인 정부, 기업, 사용자 및 투자자들에게는 시급한 일이다.

포스트코로나는 디지털시대, 한국에게는 축복과 같은 기회

한국은 3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후발국으로 출발했어도 선배들이 열심히 노력하여 경제 10위권 대국 문턱에 올려놓았다. 아니 전 세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은 포스트팬데믹 상황에서 한국은 당당하게 성장률 1위, 방역을 가장 잘한 나라 1위를 하였다.

그러나 4차산업혁명 시대의 인공지능 등 기술발전과 더불어 이를 강력하게 지원할 디지털자산금융의 선진국이 되지 못하면 우리는 앞선 나라에 영원히 지배를 받는 나라가 될 것이다.

따라서 디지털자산의 법률적 정비, 디지털자산의 보관 및 거래, 평가를 포함하여 디지털자산금융을 활성화 하는 것이 중요하고 시급하다. 아울러 디지털자산금융 산업에 대하여 국내는 물론이며 글로벌 표준 및 중심역할의 선점이 필요하다.

특히 블록체인 방식으로 탄생한 암호화폐는 자산과 주식과 화폐의 성격을 일부 지니고 있으면서 한편으로는 자금세탁 및 범죄 이용, 투기 등 현실과 괴리된 점들이 많아 투명화, 양성화가 많이 필요한 부분이다.

각국이 가진 디지털 경제의 잠재력을 나타내는 미국 Tufts 대학의 총데이터생산(Gross Data Product) 지표에서 우리나라는 세계 5위의 순위를 나타냈다.  IT강국으로서 우리가 가진 디지털 잠재력을 발휘하여 앞으로 늘어날 디지털 경제 부가가치의 상당 부분을 우리가 선점 하여야 한다.

우리는 10년 안에 디지털경제 강국으로 실제 GDP 순위에서도 영국을 앞지르고 세계 5위 수준의 위상을 달성할 수 있다. 나아가 디지털경제로 우리의 삶의 질도 그만큼 비례하여 좋아질 것이다. 그러나 그냥은 이루어 질리 없다. 예전 무역 강국을 만들기 위하여 기업, 은행, 정부, 국민 모두가 혼연일체하여 힘을 모았 듯이 다시한번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박대석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