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헌의 마중물] 누가 나를 리더로 만드는가?
 지난 칼럼 <리더로서 성공의 척도는?>에서 빌 캠벨에게서 배울 점이 많다고 소개했다. 필자가 강조하는 쌍방향 소통차원에 많은 지인들이 칼럼에 대한 피드백을 주었다. 일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빌 켐벨 코치의 인생 3막이 왜 성공으로 이어졌는지 알게 되었다. ▪인생길에서 <방안의 코끼리(elephant in the room)>를 회피하였던 적은 없었는지 반성해 본다.▪저와 함께 일했던 사람 중에 리더로 성장한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생각하게 한다. ▪ 자기를 들어내지 않고 상대방의 탁월성을 이끌어 낸 산 증인으로 존경한다. ▪가장 약한 고리를 찾아 마주하고 이를 해결해 나가는 방식을 실천하기 위해 의지를 가진 행동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그 중에서도 현직 K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교수도 코치인데 내가 지도하고 코치한 학생들이 얼마나 성공했는지 생각해 보면 숙연해 진다.

  누가 나를 리더로 만드는가? “당신이 위대한 관리자라면, 부하직원들이 당신을 리더로 만들 것입니다. 그들이 당신을 리더로 만드는 것이지, 당신 스스로 리더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빌 캠벨의 말이다. 실제 그는 초임사장에게 이렇게 말했다. “사장이라는 직책으로 당신은 관리자가 되었지만, 당신을 리더로 만든 것은 사람들입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린다 힐 교수도 관리자의 권위는 “관리자가 부하직원, 동료들 그리고 자신의 상사들과 신뢰를 쌓을수록 생긴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리더로서 직원들의 존경을 얻기보다  그들에게 자신을 존경해 달라고 강요하지 않았나 반성해 볼 시점이다. 캠벨은 “이제 겸손해지기 프로젝트, 이타심 프로젝트라고 생각하고 회사와 부하직원들을 진심으로 생각한다는 것을 보여 주세요” 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존중과 신뢰를 강조했다. 존중이란 사람이 가진 고유한 커리어의 목표를 이해하고 그들의 삶에서 내리는 선택을 섬세하게 헤아리고 그들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고, 신뢰란 사람들이 자신의 일을 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자유를 주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그는 회사나 조직을 운영한다면 당신은 정말로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에게서 네 가지를 특성을 원했다. 첫째, 스마트한 사람이다. 이는 학문적인 의미보다는 업무에서 다른 분야를 빠르게 습득하고 공통점을 연결하는 능력을 말한다.즉 통합적 사고라 할 수 있다. 둘째, 근면하고 셋째, 진실한 사람이다. 마지막으로 그릿(GRIT)을 가져야 한다고 했는데 이는 쓰러져도 다시 일어서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열정과 끈기를 의미한다.

  그릿(GRIT)은 미국의 심리학자 엔젤라 더크워스가 개념화한 것으로 성장(Growth),회복력(Resilience),  내재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  끈기(Tenacity)의 약자로 이는 단순한 열정이 아니라 낙담하지 않으며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용기를 뜻한다. 그리고 여기에 캠벨은 팀을 우선시하는 태도를 강조했다. 즉 팀 퍼스트(Team First)는 팀의 승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팀을 우선시해야 하는 태도는 찰스 다윈의 <인간의 유래>에 잘 나와 있다. “높은 수준의 애국심, 충성심, 복종심, 용기, 동정심을 소유하여 부족내의 다른 이들을 돕고 공동의 선을 위해 자신을 기꺼이 희생하려는 사람들이 많은 부족일수록 다른 부족을 압도하게 될 것이다. 바로 이것이 자연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캠벨이 리더들에게 늘 강조했던 여섯 가지가 있다. ▪제품이 뛰어나지 않으면 마케팅은 부질없다.▪회사는 신뢰를 먹고사는 집단이다.  ▪새로운 시도를 하되 자리잡은 사업을 희생시키지 마라. ▪회사의 정체성을 설계하라  ▪분란이 발생하면 즉시 해결하라.  ▪칭찬과 비판은 오해가 없도록 명료하게 하라.  그는 “당신의 밤잠을 설치게 만드는 것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받고 항상 똑같은 대답을 했다고 한다.“사람이 먼저입니다. 부하직원의 안녕과 성공입니다” 이 대답은 모든 리더에게 적용되어야 하지 않을까?

   당신은 리더로서 조직 구성원과 어떤 대화도 가능한가? 예를 들면, 당신이 자신의 회사에 기술적인 배경이 없는 리더라고 하더라도 엔지니어들과 기술적 대화가 통하는가? 필자와 코칭대화를 하는 글로벌 반도체 부품회사 L인사담당 임원은 이 질문을 받고 회사 내 기술분 야를 세 개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매주 번갈아가며 공부를 시작했다. 리더는 조직 구성원과 대화를 하기위해 그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관심사항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리더가 끊임없이 공부해야하는 이유이다.

  코로나 19 등으로 상황이 급변하고 매우 어려운 시기에 리더인 내 곁에 빌 캠벨과 같은 코치겸 멘토가 더욱 필요하지 않을까? 까칠하기로 유명한 스티브 잡스마저 캠벨에게 모든 고민을 털어 놓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들은 주말마다 1시간씩 스탠포드대 교정을 같이 산책했다고 한다. 그는 잡스의 투병을 누구보다도 먼저 알았지만 끝까지 비밀에 부쳤다.

  잡스는 2008년도 Fortune지와 인터뷰에서 빌 캠벨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사람을 좋아했고 무엇보다도 사람을 성장시키는 일을 사랑했다“ 잡스가 한 이 말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진정한 리더로 성장하는 길이 여기에 있다.

  <김영헌 / 경희대 겸임교수, 前 포스코 미래창조아카데미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