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소통의 패스워드 바램유!
<프롤로그>
호주 여행길에서 양 떼를 키우는 목장을 투어한 적이 있는데, 그곳에서 수많은 양 떼들을 몰이하는 양치기 개들의 영특함을 볼 수 있었다. 속성상 겁이 많고 시력이 낮은 양몰이에 있어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모습이 굉장히 놀라웠다. 장교훈련 시절 한 마리의 사자가 이끄는 100마리 양의 부대가, 한 마리의 양이 이끄는 100마리의 사자 부대보다 강인하다고 들었다. 하지만 어떨 땐 강인한 리더십보다 구성원들의 공감을 끌어내는 소통리더십이 더욱 중요할 때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영화<꼬마 돼지 베이브(Babe), 1995>에서 양몰이 개의 역할을 소통력 있는 돼지가 훌륭하게 완수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자신의 운명을 뛰어넘어 새로운 소명을 해낸 리차드 바크의 소설<갈매기의 꿈>에서 사람들이 던져주는 빵부스러기에 만족하지 않고 스스로 비행술을 배워 자신만의 길을 개척한 갈매기(조나단 리빙스턴 시걸)처럼 육체 속에 갇혀있는 생각을 버리고 자신만의 보람된 삶의 방향을 모색해 보는 것은 어떨까?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소통의 패스워드 바램유!
<영화 줄거리 요약>
주인공인 베이브(크리스틴 카바노프 목소리 분)는 이 세상에 갓 태어난 돼지 새끼이다. 그는 엄마와 짧은 기간이지만 단란한 생활을 하며 엄마에 대한 정을 키운다. 그러나 엄마는 도살장에 끌려가는 운명을 맞게 되고 베이브는 슬픔의 눈물을 흘린다. 이런 베이브의 슬픔이 가시기도 전에 베이브는 동네 축제의 경품이 되어 호겟씨(제임스 크롬웰 분)의 새 식구가 된다. 황금빛 햇살이 연두색 대지 위로 반짝거리고, 양들이 뛰노는 초원을 가진 시골 농장에서 즐겁게 생활한다. 베이브는 양치기 개 플라이(미리암 마고리스 목소리 분)를 엄마로 생각하고, 플라이도 베이브를 정성껏 돌본다.

어느 날 닭이 되고 싶어 매일 아침 지붕으로 올라가 닭처럼 울어대는 엉뚱한 오리 퍼디랜드(대니 만 목소리 분)와 농장 밖으로 나가게 된 베이브는 하겟씨의 양들이 도난당하는 것을 목격하고 플라이에게 알려 양들이 도난당하는 것을 막는 공을 세우게 된다. 도둑을 막게 된 것이 베이브 때문인 것을 알게 된 하겟씨는 베이브가 보통 돼지와 다르다고 생각하고 베이브에게 집안 출입이란 파격적인 대우를 해준다. 그리고 하겟씨는 베이브를 양치기 돼지로 훈련시킨다. 베이브는 기존의 양치기 개와는 달리 양들에게 간곡한 호소와 소통력으로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게 되고, 마침내 전국 양몰이 대회에 출전하여 우승을 통해 주인을 기쁘게 만든다.
참고로 <꼬마 돼지 베이브 2> 편도 1998년 개봉되었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소통의 패스워드 바램유!
<관전 포인트>
A. 베이브가 양치기 개의 역할을 하게 된 계기는?
수캐 렉스는 베이브에게 잘해주는 플라이가 못마땅해  싸우다 다치게 만들고, 본인 또한 성질을 완화하는 약물치료를 받으면서  일을 못하게 된다. 이에 주인은 평소 동물들과 잘 소통하는 베이브에게 양몰이 역할을 맡기게 된다. 처음에는 말을 듣지 않던 양들을 베이브는 무력으로 몰아붙이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다. 그 후 베이브는 양들에게 친절하게 부탁하는 등의 부드러운 소통력으로 양들을 움직여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B. 교활한 고양이로부터 충격적인 얘기를 들은 베이브의 반응은?
주인으로부터 베이브가 사랑을 받자 질투심이 난 고양이는 양치기 대회 전날 밤, 돼지의 운명은 사람에게 잡아먹히는 거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이에 베이브는 큰 충격에 빠져 비 오는 밤에 가출했다가 급기야 감기에 걸리게 된다. 이를 걱정한 주인은 베이브에게 젖병까지 물리고 자장가를 불러주는가 하면 춤까지 추어 베이브에게 용기를 준다. 그 모습을 본 베이브는 다시 힘을 내어 양치기 대회에 출전하게 된다.

C. 양몰이 대회에서 위기를 극복한 계기는?
많은 사람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돼지를 양몰이 대회에 출전시킨 주인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베이브는 최선을 다하지만, 집에 있던 양들과 달리 그들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그때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수캐 렉스는 집으로 달려가 양들에게 앞으로 자신이 정중하게 대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도움을 받게 된다. 집에 있던 양들은 공손하고 예의 바른 베이브를 신뢰하기에 엄청난 천기 사항을 알려준다. 그것은 바로 양들만의 암호 “바램유! (네 종족과 신념과 일족에 진실하라, 양이여 진실하라) “였다. 그 암호를 전해 받은 베이브는 성공적 양몰이로 심사위원 만점을 받아 대회에서 우승하고 주인에게도 큰 기쁨을 선사한다.

D. 오리가 아침마다 닭 대신 운 까닭은?
오리는 동물의 운명에 대해 베이브에게 설명한다. 인간이 고양이를 안 잡아먹는 이유는 “고양이는 쥐를 잡고, 수탉은 암탉을 임신시키고 아침을 알려주기에 나도 드디어 재능을 발견하여 아침마다 우는데, 주인이 자명종이라는 기계 닭을 사서 나는 위기에 빠졌다”라며 자신의 역할이 없어지면 자신의 생명이 위태롭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베이브를 시켜 자명종을 없애려고 시도한다.

E. 양의 리더가 죽은 이유는?
거친 들개의 습격 사건으로 친구 양인 ‘마 ‘가 숨지자 주인은 베이브의 소행으로 오해하고 그를 죽이려고 한다. 하지만 베이브의 엄마 역할을 하던 개 플라이는 양들과 대화를 통해 베이브가 범인이 아니고 오히려 양들을 구하려 했다는 사실을 알아내어 주인에게 알리려 한다. 때마침 안주인이 옆집 양도 들개로 6마리나 희생되었다고 말하면서 베이브의 오해가 풀리게 되고 주인인 호겟씨는 베이브를 더욱 소중하게 여기게 된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소통의 패스워드 바램유!
<에필로그>
영화에 나오는 다양한 동물들의 생각을 통해 인간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꼬마 돼지 베이브는 비록 약하고 볼품없지만, 자신의 진정성과 호소력으로 사나운 개, 사악한 고양이, 어리석은 오리, 고집불통의 양들을 친구로 만들고 드디어 주인을 위해 양몰이 대회에서 그들의 언어를 찾아내 우승하게 되는 것을 보면서 진실한 소통에는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만일 여러분도 설득이 필요한 상대가 있다면, 그들만의 패스워드 ‘바램유’를 찾아 불통의 상대를  정중히 설득해 보자.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