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말의 품격을 갖추어야 하는가?
[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 왜 말의 품격을 갖추어야 하는가?
떠나는 이상무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의 50대 임원은 퇴직 후 할 수 있는 일이 그리 많지 않다.     사실 임원이라고 하지만, 그 달 벌어 그 달 쓰고 나면 저축할 돈도 얼마 되지 않는다. 대기업은 대학까지 자녀 학자금이 지원되지만, 대학생이 2명인 중소기업 임원은 학자금 내는 학기와 집안에 경조사가 있으면 힘들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이상무는 퇴직하겠다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영업을 총괄하고 있는 평소 성실하고 말이 적은 이상무는 직원들에게 온화하고 큰형과 같은 존재였다. 코로나 영향으로 매출이 전년 대비 30% 이상 절감하고, 미수금의 회수가 지연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이상무는 심적으로 부담감을 갖고 있었고, 직원들과 여러 대책을 마련하고 한 곳이라도 거래처를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으나 코로나의 영향은 생각보다 컸다. 이상무가 퇴직을 결심하게 된 것은 CEO의 막말 때문이었다.                                                                                                                                           “이상무는 이 국면을 이끌어 갈 인재가 못 되잖아?”,  “이상무, 어디 갈 곳 있나?” ,     “이상무, 도대체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지금 자리에 앉아있을 때야? 현장에 가야 지”,  “이상무, 제 몫은 해야 하는 것 아냐?”,  “이상무, 조직관리 어떻게 하고 있어? 영업이 엉망이잖아?”

생각만큼 경기가 회복되지 않고 매출과 이익이 나지 않는다고 해서 그 책임을 모두 영업담당인 이상무에게 묻습니다. 우려와 걱정하는 것은 알겠지만,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을 마다하지 않는 CEO의 질책이 한두번이 아닌 지속적으로 가해지자, 이상무의 깊은 고민 후 결과입니다.

직원들을 화내게 하고, 실망하고, 결국은 퇴직하게 하는 많은 일들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조직장의 말 한마디입니다.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이 있지만, 최고경영자에 의해 임원이나 중간관리자인 팀장들에게 자행되는 이러한 막말은 괴롭힘이라고 신고할 수도 없습니다. 팀원들의 개인적 어려움을 상담하고 위로하고 조금이나마 도와주려 노력하는 팀장이지만, 이 팀장들에게 가해지는 많은 부담을 위로해 줄 사람이 없습니다.

사실, 조직을 책임지는 조직장이라면 그 누구나 조직과 구성원을 성장시켜 가치를 높이겠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조직장을 아프게 하고 화나게 하는 것은 상사, 특히 최고경영자의 말과 언행입니다. 퇴직하고 싶어도 갈 곳이 그리 많지 않고 부양해야 할 가족 때문에 나 하나만 참으면 된다는 생각을 갖습니다. 이런 조직에서 성장과 성과를 기대한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최고 경영자가 갖추어야 할 말의 품격

30대 초반 이하이며, 어학과 자신의 직무에 자신감이 높은 대리 이하의 직원이라면, 지속적으로 상사의 막말을 들으면 퇴직합니다. 하지만, 동일 상황에서 40대 중반 이상이며, 여러 직무를 경험한 부장 이상 팀장의 경우에는 퇴직을 결정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이들이 정신적으로 성숙하고 무장되어 있지 않으면, 회사내 불만세력으로 자리잡게 되고, 무서운 점은 자신이 당하는 그 이상으로 팀원 또는 후배에게 괴롭힘을 준다는 것입니다. 상사의 괴롭힘을 조직 내 전염시키는 점입니다.

최고경영자가 원하는 것은 회사의 지속적 성장과 이익 창출이며, 이를 위해서는 임직원들이 한 마음이 되어 한 방향으로 도전하고 열정을 다하는 것임을 이들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역할은 방향과 전략을 제시하고,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며, 성과를 창출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있습니다. 이들이 알지만 행하지 않는 역할은 임직원들을 성장시키고 함께 하는 가치관 하에 자율적인 분위기를 조성하여 전 임직원이 자부심과 즐거움으로 회사 생활을 하고 직무에 임하게 하는 것입니다. 언행의 모범을 보여줘야 합니다. 임직원들이 최고경영자를 두려워하며 존경하는 것은 CEO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옳고 명확할 때입니다. 이는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 식의 윽박지를 경우 그 순간은 하지만 지속되지 않습니다. 생각 뿐 아니라 말에도 품격이 있어야 합니다. 생각이 옳고 말에 품격이 있으면 구성원은 따르라 하지 않아도 존중하며 따릅니다.

최고경영자가 절대 해서는 안되는 3가지 말이 있습니다.

첫째, 앞에 앉아 있는 사람에게 있지 않은 타인의 이야기를 하며 비교하는 말입니다. 내부에 있는 사람과 비교당하면 매우 기분 나쁘지만, 알지 못하는 타 회사의 사람과 비교당하는 것도 기분 나쁩니다.

둘째, 못한다. 미치겠다. 우리 회사는 왜 이래 등의 불평불만입니다. 회사 또는 조직을 책임지는 장은 불평불만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러한 불평불만을 해소하거나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사람입니다.

셋째, 뒷담화를 하거나, 듣거나, 전달하는 것입니다. 최고경영자가 부정적인 남 이야기하거나, 전하는 모습을 생각해 보세요. 얼마나 품격 없는 행동입니까?

잘못된 말 한마디에 구성원은 떠납니다. 조직장의 말 한마디에는 무게와 품격이 있어야 합니다.

알찬 8월 이끄세요.

홍석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홍석환의 HR 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