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혁신을 하려면?
[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 변화혁신을 하려면?
A회장의 호통

8시50분, 갑자기 A회장이 대표이사실에서 나와 사무실 전체를 바라본다. 100여명이 근무하는 이 회사에 40% 수준이 출근해 앉아 있다. 팀장들과 임원 자리를 보고 A회장은 인사팀장에게 9시 팀장 이상 회의실로 전원 모이라고 지시한다. 인사팀장이 직접 한바퀴를 돌며 전달하고 출근하지 않은 분에게 문자를 보내며 회의장에 들어섰다. 9시 정시 A회장은 10명의 팀장 이상 중 3명이 참석하지 않았고, 참석한 조직장의 모습에서 긴장감을 찾아볼 수가 없다. 모두가 왜 아침 출근과 동시에 귀찮게 불러 피곤하다는 표정이다.

A회장은 참석하지 않은 3명이 올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5분이 지나자 김전무가 지금 2명은 출장 중이고, 이팀장은 10분 정도 후에 도착한다고 말하며 하실 말씀 하라고 한다. A회장은 출장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으니 아무도 대답을 하지 못한다. “이런 마음가짐과 행동으로는 회사가 망할 수밖에 없다. 조직장이 이러니 직원들은 오죽하겠는가? 모두 정신차리고

악착같아 져라. 인사팀장은1달내 변화 안을 작성해 보고하라”고 호통을 치며 회의실을 나갔다. 조직장들은 출근시간 조금 늦은 것 때문에 정신 상태가 잘못되었다는 말에 분개하며 인사팀장에게 잘 만들어 보라고 하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왜 변화혁신이 어려운가?

변화혁신을 하기 위해서는 추구하는 모습과 목표, 대상과 내용이 분명해야 한다. 직원들에게 변화혁신을 이야기하면 “우리가 왜 변해야 하는데, 변해야 할 사람은 조직장이다”고 한다. 조직장들은 CEO가 변해야 한다고 한다. 이들에게 변해야 할 내용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각양각색이다. 경영층은 사업을 중심으로 변화되어야 할 것들을 강조한다. 외부 환경의 변화, 사업의 트렌드, 경쟁회사의 전략과 동향, 고객의 니즈 등을 살펴 사업에 도움이 되는 변화를 원한다. 반면, 직원들은 회사 전반적인 분위기, 자신이 받는 보상, 하고 있는 직무의 불만을 변화의 내용으로 생각한다. 변화의 대상과 내용에 대한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추구하는 모습과 목표가 일치할 수가 없다.

변화혁신을 하라고 하지만, 추진해야 할 주체가 변화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 회사는 CEO가 바뀌지 않는 이상 절대 안 바뀐다’는 말을 하는 직원들이 많다. 변화의 대상이 CEO인데, 이CEO가 변화혁신을 하라고 하면 직원들은 하는 시늉만 한다. 마음 속으로는 ‘이 또한 지나간다’ 생각한다.

CEO가 변화혁신을 강조해도 누군가 방향을 정하고 강력한 추진을 해야 하는데 추진조직이 없거나 중간 조직장들이 동참하지 않으면 변화혁신은 성공할 수가 없다. 강력한 추진 조직이 있어 반향과 추진계획을 가지고 실행해 가야 한다. 변화혁신의 필요성을 알리고 해야 할 방안들을 명확히 하여 구성원들을 한 방향으로 가도록 해야 한다. 월별 점검을 통해 잘하는 조직과 못하는 조직을 구분하고, 유형별 대응책을 지속적으로 이끌고 가야 한다. 중간 관리자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전원 사전 교육을 실시하고, 따르지 않는 조직장은 경고와 누적 경고자에 대해서는 보직해임 등의 강력한 조치를 해야 한다.

존 코터는 ‘Leading Change’에서 변화혁신의 실패 요인을 8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1. 자만심을 방치하였다
2. 혁신을 이끄는 모범적인 사람이 없다
3. 5분 안에 설명할 수 있는 비전이 없다
4. 비전을 전파하지 못한다
5. 방해물, 무사안일주의자를 방치해 둔다
6.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다
7.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린다
8. 새로운 제도를 문화로 정착시키지 못한다

변화혁신을 이끄는 2가지 성공비결

변화혁신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회사는 2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 변화혁신의 방향과 추구하는 목적, 추진 내용이 사업과 연계하여 명확하고, CEO와 추진조직이 이를 지속적으로 공유하고 내재화하여 실천하게 해야 한다. ‘액자 속의 구호’가 아닌 업무를 통해 실천되게 하기 위해서는 CEO와 추진조직이 변화혁신의 내용과 방안들을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점검하며 제도와 연계하여 강력한 추진이 되도록 해야 한다.

둘째, 조직의 중간 관리자들을 변화의 주도 세력으로 만들어야 한다. 중간 관리자의 참여와 협력이 없으면 그 어느 혁신적 활동이라도 성공할 수 없다.

혁신은 자신의 가죽을 벗겨내는 지극히 어렵고 힘든 작업이다. 하다가 안되면 그만두면 된다는 생각으로 이루어질 변화혁신은 없다.

홍석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홍석환의 HR 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