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있는 문화인은 책과 신문을 읽는다

[홍석기 칼럼] 교양인의 독서와 신문구독은 필수다
“요즘 사람, 누가 책을 읽고, 누가 신문을 보니?” 최근에 자주 듣는 말이다. 길거리나 지하철에서 신문을 파는 곳이 별로 없고, 공항과 기차역에 서점이 없어졌다. 세상에나! 아프리카도 아닌 아시아 선진국에 이런 나라가 있나?

일본 요미우리신문(讀賣新聞)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부수를 자랑하며 매일매일 천만 부를 찍는다. 일본의 2위를 차지하는 아사히신문(朝日新聞)과 3위를 달리는 마이니치신문(每日新聞)도 적지 않은 부수를 발행하리라 믿는다. 일본 사람들은 그만큼 신문을 많이 읽는다는 뜻이다. 한국의 모든 신문을 다 합쳐서 일일 천만 부가 나오는지 궁금하다. 스웨덴의 독서율은 95%이지만, 한국은 성인의 40%가 일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보도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진나라 진시황은 분서경유(焚書坑儒)를 통해 모든 사상과 철학 서적을 불태웠으며, 독일 나치의 괴벨스도 책을 태웠다. 구한말 한반도를 침략한 일본은 한글을 못쓰게 하고 창씨개명(創氏改名)을 통해 한국인을 무식하게 만들었다. 책을 읽지 않고 생각을 하지 않는 “무식한 국민”은 통치가 쉽다. 쉽고 편안한 일을 원하며, 간단하고 재미있는 공부만을 하고자 하며, 어렵고 복잡한 책을 외면하면서 스스로 무식해지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생각이 없고 무식한 국민은 돈만 주면 말을 잘 듣기 때문에 조금씩 조금씩 줄여가면서, 권력을 쥔 자들은 그들의 백성을 무식하게 만든다. 그 정책의 가운데 3S전략 즉, 섹스와 스포츠, 스크린이 있는 것이다. 온 국민들이 술과 여색, 불륜에 빠지게 하고, 스포츠에 열광하게 하며, 영화와 드라마에 중독되게 만든다.

아무리 SNS가 발달하여, 인터넷 신문을 읽고, 스마트폰으로 책을 읽는다고 하지만, 어찌 밑줄을 쳐가며 암기하듯이 읽고, 별도의 스크랩을 하면서 신문을 오려가며 읽는 사람은 왜, 그리하겠는가? 동대문에서 장사를 하면서 환갑이 넘어 중등과정을 마치고 70살이 지나서 박사학위 과정에서 공부를 하는 어느 어른은 최근, 신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두 가지 신문을 정기 구독하면서 날마다 주요기사나 칼럼을 스크랩하고 있다. 배우고 느끼는 과정은 교실이나 강의실에서만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길거리에서 공원 벤치와 지하철에서 책을 읽고 신문을 보는 젊은이들을 보면 안도의 한숨을 짓기도 한다.

조선왕조 500년 동안 왕실의 현장을 기록하고, 왕의 일기를 기록한 “조선왕조실록”과 일성록”은 어떤 의도가 있었겠는가? 죄를 지었다는 벌로, 궁형(宮刑, 거세를 받음)을 치른 사마천이 “사기(史記)”를 쓰고, 강진으로 귀양을 가서 18년 동안 500권의 책을 쓴, 다산 정약용의 의지와 목적은 무엇이었겠는가?

쉽고 재미있고, 편한 책만 읽는 것도 좋지만, 이왕이면 어렵고 지겹고, 복잡한 책을 읽고, 깊이 있고 배움이 있는 신문을 읽었으면 좋겠다. 200년~2,000년 전에 나온 고전과 500쪽이 넘는 역사 철학책을 권한다.

교양 있는 문화인이 되고 싶다면.

홍석기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