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헌의 마중물] 메타인지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가끔 부하 직원에게 화를 내기도 하고,제 감정이 잘 통제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사실 지나고 나면 그리 큰일 아닌데 그렇게 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라고 K임원이 코칭과정에서 물었다. 그는 업무능력이 뛰어나 CEO에게 신임을 받는 임원이다. 본격적으로 의견을 나누기 앞서 질문했다. “궁극적으로 원하는 모습은 무엇입니까?” 그는 평정심을 잃지 않은 것이라고 답했다.


  그래서 메타인지(Metacognition)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어떤 내용인지는 대략 알고 있었으나, 평소 메타인지를 깊이 생각하며 업무를 하지는 않았다고 고백했다. 메타인지는 1976년 미국의 발달심리학자인 존 플라벨이 만든 용어다. 이는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내가 하는 행동이 어떤 결과를 낼 것인지 등에 대해 아는 능력이다. 한국어사전에 보면 <자신의 인지과정에 대하여 한 차원 높은 시각에서 관찰, 발견, 통제하는 정신작용>이라고 되어있다.

  메타인지가 중요한 이유는 이를 통해 제대로 알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스스로 컨트롤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메타인지를 높이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에 대한 객관적인 인지가 요구되고, 그 다음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상황과 사건에 대해 올바르게 인지하는 것이다. 메타인지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3가지 방법을 소개 한다.

  첫째, 자신의 생각과 감정에 대한 성찰이다. 우선 긍정적인 마인드가 필요하다. “자극과 반응사이에는 공간이 있다. 그 공간에는 자신의 반응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와 힘이 있다. 그리고 우리의 반응에 우리의 성장과 행복이 좌우된다.” 빅터 프랭클의 말이다. 이것은 그가 2차 세계대전 시절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유대인 대학살의 공포를 견디어 내며 살아남아 1945년 “죽음의 수용소에서(Man’s search for Meaning)”라는 책에 기록되어 있다.

  우리가 일상 접하는 비가 오는 상황에서 반응이 서로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어떤 사람은 그리운 님이 생각난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기분이 우울해진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오히려 차분해 져서 집중과 몰입이 잘된다고 하고, 또 어떤 사람은 부침개에 영탁(?) 막걸리 한잔으로 즐기고 싶다고 한다. <비> 라는 자극을 어떻게 해석하고 반응할지 자신의 마인드에 따라 선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극과 반응사이 자신의 공간을 최대한 긍정적인 에너지로 만들어서 자신의 성장과 행복을 위한 선택이 되도록 하면 얼마나 좋을까?

  둘째, 메타-뷰(Meta-view)관점이다. 한걸음 떨어져서 전체 상황을 객관적으로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다. 비유하면 조감도(鳥瞰圖,Bird’s eye view)이다. 새가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는 것처럼 전체 그림 속에서 지금 진행되는 상황이나 사건을 보는 것이다.

  링 위에서 복싱을 하는 선수보다 코치가 전체 상황을 인지하고 선수에게 알려주는 것처럼 더 효과적이다. 훌륭한 운동선수가 그라운드에서 뛰면서 동시에 한 발짝 떨어져서 전체 판세를 읽고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과 같다. 우리가 나무에만 몰입하여 신경 쓰다 보면 숲을 보는 것을 놓치기 쉽다. 의식적으로 내가 지금 숲을 보고 있는가? 라고 자신이나 주변에 질문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셋째,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구별하는 능력이다. 우리는 양자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가끔 같은 것으로 인지하고 업무를 추진한다. A와 B라는 변수가 서로 같은 방향 또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때 정(正)또는 부(負)의 상관관계(相關關係)가 있다고 본다.그러나 인과관계(因果關係)는 A가 B에게 영향을 미친다 또는 B는 A로부터 영향을 받는 것으로 이때 A는 독립변수로 종속변수 B의 원인이 되는 관계이다.

  과학자, 통계학자들은 “상관관계는 인과관계를 나타내지 않는다(Correation does not imply Causation)”고 말하고 있다. 다만 상관관계는 인과관계의 단순한 필요조건의 하나다.인과관계는 특정한 조건을 만족하는 상관관계다. 따라서 서로 관계가 있다고 해서 당연히 원인과 결과의 관계라고 인식해서는 곤란하다. 어찌 보면 이 둘의 관계를 구분할 수 있는 것이 지혜의 영역이고 메타인지가 높다고 할 수 있다.

  다음은 조직의 리더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내용의 일부로 상관관계일까 인과관계일까?

▪회사생활에 만족하면 조직구성원은 항상 더 좋은 성과를 낸다.

▪월급을 많이 주면 조직구성원은 사기가 올라간다.

▪상황과 관계없이 리더의 일관성 있는 행동은 언제나 조직구성원을 따르게 한다.

  심리학자 리사 손 교수는 스스로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것이 메타인지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따라서 리더는 더욱 겸손하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상황을 전체적, 객관적, 인과 관계적으로 보는 메타인지를 높여야 한다. 그러면 평안하고 고요한 마음인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포용과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

<김영헌 / 경희대 겸임교수, 前 포스코 미래창조아카데미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