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아름다운 슬픔을 알게 해 준 파트라슈와 루벤스!
< 프롤로그>
[플란다스의 개(A Dog of Flanders): 1872년’ 매리 루이스 드 라 라메’가 쓴 소설로, ‘위다(필명)’가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들었던 플란다스 지방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객관적이고도 냉정한 기술을 통해 순수한 소년 ‘네로’를 죽음으로 몬 당대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펼쳐 보이며, 그 속에서 인간의 슬픔에 대한 동정과 감동을 이끌어 냈다]

어린 시절 읽었던 < 플란다스의 개>에서 읽었던 헌신적인 파트라슈와 순진무구한 네로의 우정은, 어른이 되어서도 가끔 영혼을 정화해주는 소중한 시간을 준다. 루벤스의 그림을 돈을 받고 보여주던 성당, 코제트 씨의 비위를 맞추고자 네로를 혹독하게 대하는 마을 사람들, 공정하지 못한 심사를 한 미술대회의 심사위원 등을 통해 지금도 계속되는 냉정한 현실을 되새김질하게 한다. 슬프고도 아름다운 네로와 파트라슈의 이야기를 통해 각박한 현실에서 보다 따뜻하고 은총 가득한 성탄절이 되길 기원해본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아름다운 슬픔을 알게 해 준 파트라슈와 루벤스!
< 영화 줄거리 요약>
1870년경 벨기에의 플란다스 지방, 소년 네로와 할아버지는 파렴치한 이동 철물상 주인에게 혹사당한 후 버려진 개 ‘파트라슈’를 발견한다. 할아버지와 네로의 정성스러운 간호로 건강을 되찾은 파트라슈는 우유 배달 일을 도우면서 한 가족이 된다.

미술에 재능이 있는 네로는 마을에서 제일가는 부자인 ‘코제트’ 씨의 딸 ‘아로아’와 친하게 지내지만, 코제트씨는 네로가 부모도 없고 가난하다는 이유로 딸과 만나지 못하게한다. 할아버지도 죽고, 네로에게 유일한 희망이었던 미술대회 입상이 무산되자 크게 낙심하게 된다.

한편 아로아의 아버지 코제트씨는 눈이 오는 밤길에 은행에서 빌린 금화 2,000프랑이라는 거액을 분실하고 실의에 빠져있었다. 이에 네로와 파트라슈가 발견하여 돈을 가져다주어 파산을 면하게 된다. 네로는 코제트씨에게 파트라슈를 잘 부탁한다는 마지막 당부를 하게된다.

네로는 추위와 허기짐에 지칠 대로 지쳐 혼자서 눈이 오는 크리스마스 밤에 평소 그렇게 보고 싶어 했으나 관람료가 없어 보지 못 했던 ‘루벤스’의 성화가 걸려있는 교회에서 극적으로 그림을 보게 된다. 마지막으로 행복감을 느끼게 되는 네로. 이때 파트라슈는 아로아가 주는 따뜻한 음식을 뒤로한 채 네로가 있는 성당으로 와서 서로의 마지막 온기를 나누게 되고 결국 아름다운 두 영혼은 죽음을 맞아 천사의 품에 안겨 하늘나라로 가게 된다.

1975년 닛폰 애니메이션과 후지TV에서 총 52편의 시리즈로 제작 방영하였다. 1997년에는 극장용 애니메이션 영화가 개봉되었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아름다운 슬픔을 알게 해 준 파트라슈와 루벤스!
< 관전 포인트>
A. 네로의 순수했던 꿈은?
두 살 때 어머니를 잃고, 외할아버지(예한 다스)와 단둘이 우유배달로 생계를 잇고 있던 10살의 소년 네로는 그림에 대한 천부적인 소질을 지니고 있으며, 가난 속에서도 루벤스와 같은 대화가가 되는 꿈을 잃지 않고 사는 착한 소년이었다.

B. 코제트 씨가 방앗간의 화재사건 이후 한 일은?
코제트 씨의 방앗간 기계가 폭풍우로 망가져 수리해야 함에도 아로아의 아빠는 대충 기름칠해서 하룻밤 돌려주면 괜찮아질 거라는 주변 사람 말에 풍차를 돌리게 된다. 하지만, 나무 톱니와 먼지가 마찰을 일으켜 결국 화재가 발생하자, 나쁜 이웃 한스는, 평소 부잣집 딸 아로아가 자신의 아들대신 네로와 친한것을 시기하여,  네로가 방화범이라고 거짓 소문을 퍼트려 마을 사람들이 네로가 배달하는 우유를 먹지 못하도록 압력을 행사하였다. 그 일로 네로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신후 어려운 생활에 결정적 타격을 받게 된다.

C. 네로가 언제나 보고 싶어 하던 그림은?
네로는 어릴 적 엄마와의 추억이 담긴 안트워프 대성당의 루벤스의 그림 <성모승천>과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를 보고 영감을 얻어 위대한 화가가 되고 싶어 하지만, 성당에 은화 2닢의 성금을 내야만 두꺼운 커튼 뒤에 가려진 그림을 볼 수 있었기 때문에 가난했던 네로는 안타깝게도 보지 못했다. 하지만 미술전에서 낙선한 크리스마스이브에 마지막으로 들른 성당 안에서 달빛에 비친 루벤스의 그림을 보며 행복한 미소를 지은 채 파트라슈와 하늘나라로 간다. 영화에서 루벤스의 그림을 볼 때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 네로가 숨을 거둘 때는 찬송가 “내 주를 가까이 하려 함은”이 흘러나와 성스러움과 장엄함 그리고 슬픔을 더 해준다.
[루벤스(Peter Paul Rubens:1577~1640): 빛의 화가 ‘렘브란트’와 함께 바로크 미술을 대표하는 벨기에 플랑드르 지방 출신의 화가. 루벤스의 도시 ‘안트베르펜’에는 루벤스가 살던 집이 있고 묘지도 있다. 그리고 그 지역에서 가장 높은 첨탑이 있는 성당에는 그가 남긴 위대한 그림< 십자가에 올려지는 그리스도>, <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가 걸려 있다].

D. 네로가 출품한 미술 실기대회의 결과는?
안트워프에서 개최되는 미술 콩쿠르는 12월 1일에 출품하고 크리스마스이브에 수상자 발표가 있으며, 상금으로 매년 200프랑을 받으면서 그림 공부를 할 수 있다. 네로는 소박하지만, 따뜻함이 있는 할아버지와 네로의 모습이 담긴 작품을 출품하지만, 심사위원들의 편견으로 결국 부잣집 아이의 화려한 유화 그림에 밀려 네로는 낙선하고 만다. 뒤늦게 심사위원 중의 한사람이 네로의 재능을 높게 평가하고 찾아와서 자신의 견습생으로 삼고자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E. 아로아가 영국으로 떠나게 되는 이유는?
아로아의 아빠 코제트씨는 아로아의 교육을 위해 영국에 사는 여동생네로 보내기로 한다. 아로아는 가기 싫다고 버티지만 결국 네로에게 작별 인사도 하지 못하고 영국 행 배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아로아는 향수병이 걸려 결국 다시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실제로는 아로아의 아빠가 네로를 단념시키기 위한 옳치 못한 행동이었다.

F. 네로가 자신의 집을 떠나기전 남긴 편지의 내용은 ?
집주인 한스에게 밀린 집세 대신 정리해 놓은 물건들을 받아 달라는 것과 아로아의 엄마에게 그동안의 친절에 감사하며 파트라슈를 돌봐달라는 부탁을 하며, 아로아에게는 안녕이라는 슬픈 말을 남긴다. 이편지를 본 아로아의 아빠는 크게 뉘우치며 네로의  정직함과 순수함에 큰 감명을 받게 된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아름다운 슬픔을 알게 해 준 파트라슈와 루벤스!
< 에필로그>
네로와 파트라슈의 아름다운 우정은 매년 크리스마스이브 시즌에 특히 어른들의 탐욕과 소외이웃에 대한 무관심과 대비되어 아름답게 빛이 나는 이야기이다. 동화가 이처럼 아름답고 순수한 감동을 주는 것은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교훈을 주기 위한 슬픈 외침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마치 아름다운 인어공주가 언니들이 머리카락을 잘라 구해온 칼을 사용하지 않고, 사랑하는 왕자를 살리고 대신 자신은 한 조각 물거품으로 사라졌듯이 말이다. 그런 아름다운 마음들은 언제까지나 인간성 상실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일깨울 이야기로 회자할 것이다. 우린 잊지 않으리 꿈의 그 길을, 파트라슈와 함께 걸었던, 하늘로 펼쳐진 그길을…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