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 : 철학자처럼 질문하라
저 자 : 크리스토퍼 디카를로
(책과 경영) 철학자처럼 질문하라
많은 경우 어떤 상황에 맞딱드렸을 때, 그게 무슨 일인지 조차 모를 때가 많다. 어, 이게 뭐지? 뭔가 이상한 데 뭐가
평상시하고 다른 지 상황파악조차 잘 되지 않는다. 그럴 때는 자리에서 벗어나 여기저기를 헤매며 생각하곤한다. 그러기를 수십년하다보니 뭔가를 잘 안다는 것은 그 것에 대한 질문을 잘 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난 세상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세상이 어떻게 흘러간다는 질문을 잘못했고, 그래서 난 지금 이렇게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왜 이렇게 살지? 남들처럼 왜 더 크고 넓은 집에서 살지 못하고 있지? 그들과 나의 차이는 뭐지? 도대체 내가 잘못하고 그들이 잘 한 것은 뭐지? 왜 나의 장사는 아직도 이 모양이지? 왜 그 시점에서 유럽은 우리가 기대하던 방향과는 다르게 변했을까? 내가 ‘필맥스’라는 브랜드에 집착했던 것은 잘한 결정일까? 지금 너무 많이 하려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의 목표는 자기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 지 확실하게 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믿음과 가정에 허를 찌르는 질문을 던질 수있도록 당신을 훈련시키는 것이다. 골칫거리 논쟁자라면 불완전한 추론에서 논리적 오류를 간파하고 올바른 질문을 던짐으로써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의 믿음뿐만 아니라 행동에 책임을 물을 수있다.”

저자의 의도는 그랬지만, 내가 이 책을 고른 것은 ‘내가 모르는 일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를 생각하기 위하여이다. 난 말을 잘못하니까 주로 듣는 편인데, 남들과 대화를 할 때 질문을 잘하는 게 더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질문을 하는 연습을 하고 있는 데, 이 책이 좋은 질문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같아서이다.



이 책은 우리 삶에 대단히 중요한 다섯가지 질문을 중심으로 구성되어있다. 이 다섯질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의미에서 이들을 ‘빅파이브’질문이라고 부르기로 하자. 빅파이브 질문은 다음과 같다. ()은 나의 대답.

1. 내가 알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경험한 것, 내가 읽은 것)

2. 나는 왜 여기있는가? (우연히)

3. 나는 누구이며 (어떤 존재)인가? (우연히 생긴 것)

4. 나는 어떻게 행동을 해야하는 가? (상황을 봐서)

5. 나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상황에 잘 적응하면 잘 될 것)



빅 파이브 질문에 대답하는 방식은 일반적으로 네 가지로 구분된다

1. 자연주의 관점에서 (또는 과학과 이성을 근거로)

2. 초자연주의적 관점에서 (또는 종교적. 영적 믿음에 따라)

3. 자연주의 관점과 초자연주의 관점의 대답을 섞어서

4. 무반응

이 책을 끝까지 읽고 내린 결론은 나의 대답은 아주 자연주주의 관점에서 한 것이었다. 하지만 난 내가 매우 이성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종교가 모든 것을 다 설명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과학도 모든 것을 다 설명하지는 못한다. 그래서 종교가 몇가지 설명하지 못하는 것을 ‘믿습니다!’라고 하면 넘어가면 나머지는 해결된다. 장사도 마찬가지다. 도대체 왜 내가 아직도 성공하지 못했지? 내가 지나가면서 했던 경영들에서 뭐가 잘못된 거지? 알면 아는 대로, 모르면 모르는 대로 그저 마음이 내키는 대로 결정한다. 그리고 내가 뭔가를 결정내릴 때 단 한가지의 선택지만 주어지는 경우는 오히려 드물다. 오히려 다양한, 그리고 그 것들이 서로 상반되는 원인과 예상되는 결과중에서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대부분이다. 그런 상황에서야 무엇이 감성적이고 무엇이 이성적인 결정인지도 알기가 어렵다. 심지어는 오랜 시간 생각할 여유도 주지않고 ‘사장님, 바로 전화달래요!’하는 경우도 많다. 내가 무엇을 알고 모르는 지 조차도 모르는 순간에 단지 거기에 사장으로 있다는 이유만으로 결정을 하고, 나와 그들의 미래가 어떻게 변할지 두려움에 떠는 일들이 많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기도 전에 정보에 대해 지나치게 성급하고 감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논증에서는 정보의 맥락을 파악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맥락을 파악하지 못하면 성급한 반응을 나타내고 불공정한 판단을 내리게 된다. ……. 맥락을 무시하는 것은 비판적인 사고, 추론, 논증의 역동성을 무시하는 것이다. 맥락을 파악하면 사람이 왜 그렇게 말하고 행동하는 지를 더 잘 이해할 수있다.”

이렇게만 할 수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렇게 맥락을 잘 파악할 수 있는 경우는 우선 ‘그 사람이 그 상황에 대해 매우 잘 아는 일이 벌어졌거나, 아니면 그 사람이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거나’이다. 이렇게 이상적인 경우는 드물다. 그래도 맥락은 파악해야 한다. 가급적이면 빨리. 그래야 내 주머니에서 나갈 돈이 줄어들거나, 들어올 돈이 늘어난다. 그리고 그 상황파악못하고 멍하니 있는 시간을 줄이는 방법이 질문을 해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하여는 질문을 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블로그에 주로 질문만 하는 글을 써보기로 하였다. 주제는 ‘안철수를 통해서 세상을 본다’이다. 지난 대선에 그가 불러왔던 수많은 논쟁이 있었다. 그가 과연 정치를 할 수있을까?하는 가장 기본적인 질문부터. 그렇게 그에 대한 질문을 하다보니 A4용지로 한 장씩 쓰기 시작해 거의 80개의 글을 써왔다. 쓰고보면 질문도 순수한 질문은 없었다. 자기가 기대하는 대답을 나올만한 질문을 하거나, 질문자체가 대답일 때도 있고, 질문을 통해서 대상과 나를 분리 또는 합일시킨 것도 많았다. 그렇지만 꼭 대답을 남들은 어떤 답을 할 까를 생각하지 않고, 질문 그 자체를 만들어내는 데 중점을 두었다. 한번에 가능한 한 많은 질문을 만들어내려는 훈련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꽤나 신경쓰이는 것중의 하나가 ‘장사꾼’이 지나치게 자기의 정치적 관점을 표명했다가는 손님을 잃어버릴 염려가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될수록이면 객관적인 관점을 유지하려고 했다. 때로는 어떤 부분에 대한 질문을 할 때 다른 편에 있는 사람이 기분나빠할 것같으면, 내가 왜 그런 질문을 했는 지에 대한 것도 질문으로 표현하려고 했다. 장사하는 사람이나 연예인이나 남의 주머니에서 돈을 받아쓰는 사람이 정치적인 의사를 표명하면 세상의 절반 사람들의 호의를 받기는 포기해야 한다. 그래서 정말 조심해야 한다. 질문하는 훈련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나머지 상대방이 나의 질문에 어떤 생각을 할까? 라는 상상까지 하게 하는 효과도 있다.



아직도 그 훈련은 하고 있다. 대선때보다 정치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어 가끔하고 있기는 하지만.



“무지의 유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한쪽은 초자연적인 문제에 대한 자신들의 무지를 성찰하고 그것을 인정하는 반면, 다른 한 쪽은 빅 파이브 질문에 절대적으로 확실히 답을 안다고 믿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초자연주의자, 즉 신은 있다고 믿는 사람들의 논리가 어떤 허점이 있는 지를 설명하는 내용이었다. 그 과정도 읽을 만했다. 그런데 읽는 데 오래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