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처음 대하는 독자는 앞 글 즉 호모 워커스 시대가 열린다(1)를 읽고 난 다음 보기 바란다. 그렇다면 당신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나는 이런 말을 하고 싶다. “나는 무슨 業(업)을 갖고 갈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준비해야 한다. 나이 50줄에 접어들어서 이 질문을 해서는 늦기 때문이다. 젊으면 젊을수록 하루라도 일찍 이 질문에 답을 준비해야 한다.




앞서 잠시 언급했지만 이젠 더 이상 우리 인생에서 은퇴라는 것은 없다. 은퇴라는 단어를 영어로 표기하면 Retire이다. 이것을 풀이하면 타이어를 바꾸어 낀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인들은 Retire를 은퇴 즉 일을 관두는 Off -Work 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Retire는 Off -Work이 아니라 Off-Job 을 말한다. 즉 직업을 바꾸는 작업이라는 것이다. 결국 지속적인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을 뜻한다.




호모 헌드 레드시대를 살아가야만 하는 당신에게 가장 성공적인 모드는 <99 88 34>이다. 즉 99세까지 팔팔(88)하게 살다가 삼(3)일 아프다 사(4) 즉 죽는 것을 말한다. 그러자면 무엇을 해야 할까? 지금부터라도 당장 <직장인>이 아니라 <직업인>이 되는 길을 택해야 한다. 즉 직장보자 직업을 갖는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화두를 던지는 것은 인생에 業(업)이 없으면 빨리 늙기 때문이다.




나의 아버지는 초등학교 교장을 지낸 교육자이다. 그 분은 은퇴이후 20년을 거의 業(업) 즉 일이 없이 보냈다. 이런 모습을 본 나는 안타까워서 나름대로 아버지를 위한 업을 만들었다. 파출부 같은 업을 아버지에게 부과한 것이다. 물론 이런 나를 두고 주변에서 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부모를 이용(?) 하는 게 아니냐고 하는 이들도 있다. 65세 이후 나의 아버지의 일은 집안 청소, 빨래하기, 개 돌보기, 정원 가꾸기, 가사일 돕기 등이다. 노인네 치고는 일이 많은 편이다. 그런데 나의 아버진 건강하고 연세에 비해 동안이다. 아마 이런 일이 없었으면 나의 아버지는 일찍 세상을 떠날 수도 있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호모 헌드 레드시대의 우리 인생은 다모작이다. 전반전, 후반전, 연장전, 승부차기, 제비뽑기, 안되면 무승부, 나아가 재경기도 있다. 당신이 지금 일하고 있는 직장은 100년 인생에서 있어 전반전에 해당한다. 그런데 대개 우리네 직장인은 직장은 그만 두면 이내 백수가 되고 만다. 그들의 체력은 전반전이 되면 소진하고 마는 꼴이 된다. 그런데 중요한 건 자살을 하지 않는 이상 이런 상태도 후반전, 연장전, 승부차기, 제비뽑기, 재경기 까지 해야 한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다수 직장인들이 어쩔 수 없이 겪어야만 하는 숙명 같은 일이 벌어진다.




그렇다면 <직장인>이 아니라 <직업인>이 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우선 일에 대한 자세를 바꿔야 한다. 당신이 하는 일은 후반전, 연장전, 재경기 등 남은 인생을 위한 마일리지 쌓은 작업이라고 생각하라. 아는 것처럼 이것이 많이 쌓이면 쌓일수록 당신의 후반전은 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마일리지를 쌓으려면 전반전에서 일을 많이 해야 한다.




우선 당신이 하는 일에 대한 양을 한번 체크해보아라. 당신이 야근을 자주하고 토요일에도 일을 할 정도라면 그건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당신의 생존지수는 그에 비례해서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보통 철(?) 없는 직장인은 일이 많으면 회사한테 이용당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일이 많다는 건 당신이 능력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절대적인 지표이다. 말하자면 당신이 주전 선수라는 것이다. 능력이 닿는 한 일을 많이 해라. 할 일 없으면 상사에게 달라고 해라. 그래도 안 되면 일을 찾아 나서거나 만들어서 해야 한다. 당신이 일하는 부서가 일찍 끝나는 곳이면 부서를 바꿔 달라고 해라. 그 부서에서 중역이 나올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당신이 일하는 회사에서 핵심부서 일찍 퇴근하는지 한번 보아라.




프로 축구경기에서 벤치에 앉아 있는 선수를 한번 생각해보아라. 출전을 못한 채 벤치만 지키면 다음 해 어김없이 찾아오는 건 방출이란 단어밖에 없다. 방귀가 잦으면 그것이 나오기 마련이다. 일을 많이 해라. 이것이 쌓이면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 자연스럽게 인생의 축이 옮겨진다. 그 업을 갖고 관속까지 간다는 자세로 일을 하라. 오늘부터라도 직장인이 아니라 직업인으로 일을 해라.

더 이상 당신 인생에서 은퇴라는 단어는 없다. 지금 하는 일을 갖고 관속까지 가라. 이제 생존하려면 호모 워커스(Homo-Workers)가 되라.
ⓒ이내화 290714(crelee@naver.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