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바르드 뭉크' 만나, 문화적 허기를 채우다
노르웨이가 낳은 위대한 화가, ‘에드바르드 뭉크(Edvard Munch)’는
사랑, 불안, 고독, 슬픔 등 인간의 보편적 감정을 화폭에 담아냈습니다.

모처럼, 문화적 허기를 채울 요량으로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을 찾아,
한국 최초 뭉크 회고전인 ‘에드바르드 뭉크와 영혼의 시’를 관람했습니다.
'에드바르드 뭉크' 만나, 문화적 허기를 채우다
그의 대표작 ‘절규’는 노르웨이 국립미술관과 뭉크미술관에
각각 소장된 유화작품 외에도 판화 버전도 있습니다.
그 중 노르웨이 국립미술관 소장 작품은 세계적 도선생?들이 호시탐탐 노려
국외 반출이 힘들답니다.
그런 이유로 이번 우리나라 전시에는 뭉크미술관에 소장 중인
석판화 ‘절규’만 공수해와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실제로 ‘절규’의 유화 버전은 두번(1994년과 2004년)이나 도난 당했다가
어렵게 되찾은 적이 있지요.
'에드바르드 뭉크' 만나, 문화적 허기를 채우다
…절규

다음은 뭉크의 ‘절규’에 대한 기록입니다.

“나는 친구 둘과 산책을 나갔다. 해가 지기 시작했고 갑자기 하늘이
핏빛으로 물들었다. 나는 피로를 느껴 멈춰 서서 난간에 기대었다.
핏빛과 불의 혓바닥이 검푸른 협만과 도시를 뒤덮고 있었다.
친구들은 계속 걸어갔지만 나는 두려움에 떨며 서 있었다.
그때 나는 자연을 관통하는 끝없는 절규를 들었다”


토요일, 즐기는 산행을 일요일로 미루고서, 전시장 나들이를 한 겁니다.
산에 있어야 할 시간, 전시장에 있는 제 모습이 스스로 생각해도 낯설더군요.
한때는 열심히 갤러리를 찾아다니며 작품에 대한 안목을 키워보려
애쓰기도 했지만 이젠 그러한 열정이 식어버렸습니다.
삶이 팍팍해진 탓인게지요.
'에드바르드 뭉크' 만나, 문화적 허기를 채우다
…뱀파이어
'에드바르드 뭉크' 만나, 문화적 허기를 채우다
…’재(Ashes)’, 앞에서 잠시 ^^

미술관 로비에 들어서면, 뭉크의 작품 중, ‘뱀파이어(vampire)’와
‘재(Ashes)’를 커다랗게 카피해 벽면 가득 장식해 놓았습니다.
뇌쇄적 포즈의 여인 겨드랑이 밑으로 들어가 인증샷을!
'에드바르드 뭉크' 만나, 문화적 허기를 채우다
관람료는 성인 15,000원입니다.
작품을 설명해주는 기기도 대여했습니다. 3,000원입니다.
관람 후 기기를 반납치 않고 갖고 튀는 사람이 있는지… 신분증을 맡겨야 합니다.
그리고나서 공항 출입시처럼 검색대를 통과해 입장합니다.
뾰족한 물건, 예를 들면 우산도 별도의 보관대에 맡겨야만 입장할 수 있습니다.
전시장 내에서는 사진 촬영을 금합니다.
작품이 걸린 벽면과 1미터 가량 간격을 두어 가이드라인이 쳐져 있습니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기 위해 허리를 굽혀 라인을 침범하면
경비 알바가 잽싸게 달려와 제지합니다.
모든 전시 작품에 개별 센서가 붙어 있을만큼 작품 보안이 철통같습니다.


‘영혼의 시, 에드바르드 뭉크’로 명명된 이번 뭉크 회고전은
5개 섹션으로 나눠 전시되고 있습니다.
'에드바르드 뭉크' 만나, 문화적 허기를 채우다
…지옥에서의 자화상
'에드바르드 뭉크' 만나, 문화적 허기를 채우다
…팔뼈가 있는 자화상

첫번째 섹션은 “뭉크 그 자신에 대하여(Munch Himself)”입니다.
‘지옥에서의 자화상’ ‘팔뼈가 있는 자화상’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뭉크는 자화상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자신의 대중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 힘썼습니다.
'에드바르드 뭉크' 만나, 문화적 허기를 채우다
…생클루의 강

두번째 섹션은 “새로운 세상으로(Modern Breakthrough)”입니다.
뭉크는 노르웨이의 정치적, 문화적인 격변기에 화가로 데뷔했습니다.
1880년대 그는 새로운 보헤미안적인 철학을 접했고 파리와 니스에서
인상주의 회화를 공부하였습니다.
이 섹션에서 인상주의 화풍인 ‘생클루의 강’ 등을 비롯
그동안 불안, 고독, 공포, 죽음 등 우울하고 어두운 작품들로만 알려졌던
뭉크의 또 다른 작품 세계를 접할 수 있습니다.
'에드바르드 뭉크' 만나, 문화적 허기를 채우다
…마돈나

세번째 섹션은 “삶(Existence)”입니다.
1893년부터 그리기 시작한 연작 ‘생의 프리즈(사랑, 불안, 죽음에 관한 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인간 내면의 심리와 고독과 불안, 공포의
감정을 깊게 표현하였지요. 뭉크하면 떠오르는 ‘절규’도 이때 나온 작품이며,
석판화 버전의 ‘절규’를 이 섹션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에드바르드 뭉크' 만나, 문화적 허기를 채우다
…태양

네번째 섹션은 “생명력(Vitality)”입니다.
뭉크는 베를린에 체류하던 10여년 동안 신경쇠약 증세를 보여
노르웨이로 돌아와 병이 회복되면서 캔버스는 눈부신 색채와 역동적 화면으로
채워졌습니다. 바로 그의 후기를 대표하는 작품 ‘태양’을 통해
뭉크의 삶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에드바르드 뭉크' 만나, 문화적 허기를 채우다
…별이 빛나는 밤
'에드바르드 뭉크' 만나, 문화적 허기를 채우다
…자화상, 밤의 방랑자

다섯번째 섹션은 “밤(The Night)”입니다.
외로운 인물의 그림자가 드리운 고독한 겨울 풍경, ‘별이 빛나는 밤’을 비롯,
‘밤의 방랑자’ 등이 전시된 이 섹션에서는 진한 고독과 어둠, 그리고
멜랑꼴리가 스며들어 있습니다.
시린 밤공기가 가득한 방을 이리저리 거닐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표현한 작품,
‘밤의 방랑자’ 앞에 서니 금방이라도 을씨년스런 밤바람이 들이닥칠 것만 같습니다.
자신의 노년을 밤의 방랑자라 할만큼 고독했던 것 같습니다.

전시장 안은 서늘했습니다. 관람객을 위해서라면 실내온도를
조금 높여야 할 것 같은데 아마도 작품 보존 적정온도에 맞춰진 듯 싶습니다.
순전히 개인적 생각입니다.
'에드바르드 뭉크' 만나, 문화적 허기를 채우다
'에드바르드 뭉크' 만나, 문화적 허기를 채우다
전시장을 나서자, 뭉크 작품을 새겨넣은 기념품 코너가 손짓합니다.
화집에서부터 엽서 등 다양합니다.
동행한 마눌님?께서 뭉크의 작품이 박힌 냉장고 부착용 마그넷을 구입하네요.
1만원어치 넘게 사면 뭉크의 나라, 노르웨이에서 공수해 온 생수를 거저 줍니다.
물 맛은 우리 서울의 ‘아리수’가 훨씬 낫습니다. ㅎ
'에드바르드 뭉크' 만나, 문화적 허기를 채우다
아무튼 ‘영혼의 시, 에드바르드 뭉크’展, 강력추천합니다.
전시는 오는 10월 12일까지 쭈욱~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