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마병’이라고 들어보셨는가? 물론 이 병은 의학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굳이 연결하자면 자기도취 심리 질환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병명을 다른 말로 하면 ‘후천성 껄떡 증후군’이라고 한다. 그런데 왜 ‘백마병’이라고 했을까? 사정은 이렇다.

백마 탄 왕자를 알 것이다. 그 백마는 언제나 곱게 치장을 하고 왕자를 태우고 다닌다. 왕자를 태운 백마가 나타나면 사람들이 모여들고 신하들이 절을 한다. 그들은 모두 백마탄 왕자에게 절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백마 이 녀석이 착각을 한다. 모두들 자기한테 절을 하는 줄 알고, 자신이 왕자가 되는 양 우쭐해 하면서 히히힝~ 소리를 내는 것이 바로 백마병이다.

이쯤되면 우리 주변에 백마병 환자들이 제법 많을 것 같다. 회장의 오른팔이라고 자부하는 비서실 김이사도 중중의 백마병에 걸려 있고 아버지 빽(?)믿고 온갖 갑녀(甲女)행세하는 검찰총장 딸도 백마병을 앓고 있고 권부(權府)꽤나 있는 높으신 양반을 모시는 참모진들은 이미 백마병 3기암 환자이다.

이들에게 한마디만 묻고 싶다. “니들이 왕자냐?” 라고…….

국가 최고 통수권자의 언변을 보좌하는 모 대변인 나리께서도 백마병을 피해 갈 순 없었나 보다. 그렇겠지. 왕자가 아닌 여왕을 태웠으니 더 붕붕 떴겠지. 지위와 영향력을 미끼로 이제껏 수퍼갑(甲)행세를 해 왔었고 그게 잘 먹혔으니 신이 났었겠지. 그 중요하고 바쁜 시간에 밤세워 술을 마시는 내공 마저 펼쳤으니 이쯤되면 그는 백마중에 특급 백마…… 그러나 도가 지나치면 언제나 화를 부르는 법. 그는 지독한 백마병으로 시건방춤을 추고 왕자나 왕도 할 수 없고, 해서는 안되는 영역까지 넘보고 껄떡 대다가 결국 불명예로 얼룩지고 만 것이다.

정책실, 기획조정실, 비서실, 각종 본부 등 대한민국의 내로라 하는 요직에서 대표라는 왕자를 태우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앞으로 ‘백마병’을 조심하기 바란다. 이 병마와만 싸워 이긴다면 조직에서 무병장수(無病長壽)할 수 있으리라

백마는 왕자를 모시는 을(乙)일 뿐, 결코 갑(甲)이 아니다.
백마는 왕자를 잘 태우기만 하는 동물 일 뿐, 절대로 왕자가 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