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이 밴쿠버 동계올림픽으로 후끈하다. 우리나라는 역대 최대의 성적을 예상하며 빙속, 쇼트트랙, 피겨스케이팅에서 세계를 놀라게 하고 감동을 연출 했다. 그런데 왜일까? 방송계는 과거 동계 올림픽 만큼 잔치집 분위기가 아니다. 바로 한 방송국의 중계권 독점(獨占) 때문이다. 지상파 3사가 경쟁하듯이 중계하던 분위기가 올림픽의 열기를 더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이번에 실감했다.

자기들 밖에 중계를 하지 않으니 독점 방송사는 자연스레 시청률이 오르니 국민들로부터 더 사랑을 받지 않을까 하는데 과연 그럴까? 금메달을 따면 방송 곳곳마다 환희하던 분위기가 예전같지 않다. 그 방송사는 살림살이가 더 나아졌을까? 중계료 과다 지출로 인한 재무구조가 악화되어 해당 주식은 더 떨어 졌는 걸. 아마 비판적 시선으로 인한 기회비용 손실은 더 클 것이다.

혼자 먹으려는 이기적인 독점(獨占)은 자칫하면 독(毒)이 된다. 독점 방송사는 국민들의 채널 선택 권리를 묵살하고 다양한 알권리를 보장하지 않았다는 면에서 비난을 받아야 마땅하다. 중복 방송의 우려를 회피한다는 핑계거리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방송사들은 아예 현지에 발도 붙이지 못하게 하고 차후 영상 공유마저 허락을 하지 않아 초기에 공영방송이 중요한 올림픽 중계 화면을 정지 화면으로 내보내는 헤프닝은 정말 어이가 없다. 게다가 방송이 잡히지 않은 산간 벽지는 매일 매일 이변을 창출하는 우리대표팀의 선전과 특히 김연아의 완벽한 연기와 감동의 눈물을 리얼하게 보지 못했을 것 이다.
우리의 정서적 손실도 크다. 독점 중계다 보니 우리는 미완의 해설도 어쩔 수 없이 들어야 하고 아나운서와 해설자의 선택권한도 박탈 당한 채 어느 해설자의 응원 같은 흥분과 개인적인 종교이야기, 일부 해설자의 어눌한 말주변 까지 씁쓸하게 감싸안아야 한다.

독점을 하려면 제대로 해야지. 무늬만 화려한 독점, 내실없는 독점은 무의미 하다. 그 방송사가 월드컵 등 다른 대형 스포츠 중계도 독점 한단다. 차라리 이 기회에 드라마, 쇼프로 등 다 접고 스포츠 전문 채널로 거듭나서 진짜 독점과 독식을 해 보심이 어떠신지.

무리한 독점(獨占)은 홀로 ‘獨’이 아닌 해로운 ‘毒’을 품을 수 있다.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한다.
주변에 경쟁구도가 있어야 내가 더 잘되는 법이다.
더구나 독점(獨占)은 그리 오래 가지 못한다. 대기업에 독점으로 납품한다며 좋아하던 회사, 독점 체계가 무너지면서 경쟁력을 잃었다. 독점 상품을 출시 하며 시장을 주도했던 기업, 더 좋은 상품이 나오면서 단번에 상황이 바뀌었다. 혼자 서만 튀려다가 왕따 당하고 권한을 독점하려다 있는 권한마저 빼앗긴 사람 주변에서 많이 봤다.

독점은 독보적일 때만 해야 한다. 김연아의 따라올 수 없는 세계 신기록 처럼 말이다.
위성중계를 받아서 보여주는 것이 무슨 독보적인 기술이란 말인가?
개인과 기업들은 이번 독점 중계방송 사태를 이기심을 버리고 나눔의 미학을 실천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무리한 독점욕의 독(毒)은 재빨리 제거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