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6회에 걸쳐 일본과 일본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글을 연재하려고 합니다.
일본에 대한 좀 더 깊이 있는 접근을 하려면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첫회로 ‘일본은 작은 나라가 아니다’에 대한 생각을 전해 드립니다.


1999년 일본에 첫 출장을 갔다.기자 생활을 하면서 해외출장 기회가 많았지만 일본과는 인연이 적었다.
입사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일본 땅을 밟았다.일본과 맺어진 인연은 지금도 필자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많은 한국인들은 일본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다.일본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착각’이다.
그러나 막상 얘기를 해보면 일본의 실체를 아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단편적으로 배웠거나 어른들로부터 들은 막연한 지식이 대부분이다.
지식인 중에서도 일본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일본이 한국을 식민지로 만든 나쁜 기억 때문에 일본을 편향적인 시각으로 보기 때문이다.
일본에 대해 비판할 것은 해야 하지만 적어도 일본의 실체는 똑바로 알아야 한다.그래야 우리 선조들이 저질렀던 뼈 아픈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는다.
한일 양국의 발전적 미래를 위해서도 일본의 ‘실체’를 살피는 노력이 필요하다..
젊은이들도 일본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학교에서 정확히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필자는 몇몇 대학에서 일본을 주제로 ‘NIES’(뉴스를 활용한 교육) 강좌를 4년째 진행하고 있다.
강의에 앞서 대학생들에게 항상 던지는 질문이 있다.일본의 국토와 인구,경제에 대한 간단한 퀴즈다.
한국과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나라이고,누구나 잘 알고 있다는 일본에 대한 기초적인 질문에 대해 제대로 답변하는 학생은 10%가 안된다.
대부분 학생들은 일본의 국토 면적이나 인구,경제력이 한국과 비슷하다고 생각하고 있다.일본의 인구는 약 1억2700만으로 5000여만 명인 우리나라보다 2.5배 정도 많다.국토면적은 약 38만㎢로 한국의 4배 수준이다.
1인당 국민소득(GDP)은 지난해 기준으로 3만6000달러로 우리나라의 두배 정도다.국가 경제력을 나타내는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한국의 5배가 넘는다.
일본은 결코 작은 나라가 아니다.우리가 역사책에서 배운 것처럼 일본은 ‘왜국’(倭國)이 아니다.
거대한 국토를 가진 중국이 명명한 ‘왜국’을 그대로 이해하면 곤란하다.우리나라 사람 중에서 일본에 오래 체류한 사람일 수록 일본의 저력을 높이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은 1900년대 초반 중국을 포함해 아시아 대륙의 절반을 점령한 나라다.2차 세계대전 때는 미국과 전쟁을 벌여 결국 패망했다.
지금은 전자,자동차 등 일부 산업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일본과 경쟁할 정도로 성장했지만 아직 총체적인 국력에선 양국간 격차가 크다.
진정으로 일본과 경쟁할 수 있는 대등한 국가로 성장하려면 일본의 실체를 정확히 알고 대응해야 한다.그래야 세계 강대국들의 틈에 끼어 살고 있는 한국인의 갈 길이 보인다.
지금 한반도를 둘러싸고 이상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한번쯤 주변 나라들을 살펴봐야 할 때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