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말 일본에서는 두 권의 한국 비판 서적이 화제가 됐었다.
재무분석가 미쓰하시 다카아키씨는 《정말로 위태로운 한국 경제》를 통해 한국이 10년 만에 다시 외환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외환 보유액이 늘고 있지만 차입금에 의한 증가분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와세다 대학의 시게무라 도시미쓰 교수도 《오늘의 한국 · 북한》에서 “삼성 등 대기업의 수익 악화는 한국 경제의 불안정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며 한국 경제 위기론을 제기했다.
당시 이런 지적에 대해 우리나라 당국자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펄쩍 뛰었다. 외환위기 가능성에 대해서도 보유 외환이 넘쳐 오히려 관리에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새해 들어 일본에서 언론을 중심으로 다시 한국 경제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식자층에서 인기가 높은 아사히신문은 이달 초 한국 경제 성장률이 떨어지면서 실업이 급증,사회 불안이 우려된다는 르포 기사를 내보냈다.
공영방송 NHK는 24일 ‘위기에 처한 한국경제’를 특집으로 다뤘다. 한국은 금융과 제조업 모두 취약해 글로벌 경제위기의 타격을 가장 크게 받고 있다는 게 NHK의 진단이다.
최근 1년 새 원화 가치가 엔화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급락한 것도 외환 부족 등 불안한 경제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몰려왔던 외국 자본이 빠져 나가면서 부동산 버블(거품) 붕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통화 가치가 떨어져도 수출이 늘지 않는 것은 부품 등을 해외에 의존하는 산업구조 때문이라는 분석도 덧붙였다.
한국을 바라보는 일본인들의 시각은 2,3년 새 급변했다.
삼성 등이 잘나갈 때 “한국 기업을 배우자”며 ‘한국 경계론’을 폈던 언론들도 이젠 ‘한국 위기론’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금융 시장에서 한국의 ‘3월 위기설’이 나도는 배경에는 3월 말 결산을 앞두고 일본 금융사들이 한국에서 자금을 빼 갈 것이란 관측이 한몫 하고 있다.
일본 언론들이 말하는 ‘한국 경제 위기론’은 과장된 점이 많다. 일본 경제 역시 극히 좋지 않아 ‘제 코가 석 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외환위기의 뼈아픈 기억이 있는 우리 입장에선 우려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일본의 우려가 기우(杞憂)에 그치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