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9년 10월24일 뉴욕증시는 대폭락해 ‘암흑의 목요일’로 역사에 기록됐다.
이날 주가 하락은 시작에 불과했다.미 경제는 대공황에 돌입했고,주가는 장기간 폭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당시로부터 80년이 지난 현재 금융위기가 세계증시를 짓누르고 있다.1929년의 주가 폭락과 대공황의 역사를 살펴보면 증시의 ‘미래’를 점쳐볼 수도 있다.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지난해 33.8% 하락했다.연간 하락률로는 1931년 이후 77년만에 가장 큰 폭이다.
미 증시의 장기 추이를 보면 피크부터 바닥까지 주가조정폭이 최대였던 시기는 1929년에서 33년까지로 89.2%였다.이번 싸이클처럼 절반 정도 하락한 것은 재정긴축에 따라 발생한 1937년부터 40년대 전반기와 오일쇼크가 발생한 1970년대 였다.
이번 경제위기가 대공황처럼 100년에 한번 발생하는 위기라면 다우지수는 더 폭락할 수 있다.현재의 주가 조정폭은 향후 투자에서 중요한 잣대가 된다.
대공황 당시를 되돌아 보자.다우지수는 1929년까지 5년간 약 5배 상승했다.제1차 세계대전과 북구에 따른 전쟁특수 때문이었다.
하지만 ‘암흑의 목요일’은 일거에 환상을 걷어냈다.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주가는 하룻동안 12.8% 폭락했다.대공황기에 미국의 생산은 피크 때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고,실업자는 100만명을 돌파했다.
1933년 4월 프랭클린 루즈벨트가 대통령에 취임,뉴딜정책을 펼치면서 전기가 마련됐다.경기대책에 힙입어 주가는 1932년 7월을 바닥으로 오름세로 돌아섰다.
1931년 금융정책의 변화가 있었다.5월까지의 금리 인하를 마지막으로 10월부터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증시 움직임은 채권시장을 포함해 보면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대공황 당시 미 국채로부터 자금이 유출됐다.1931년 6월부터 국채 매도가 7개월간 이어졌다.
이로부터 7개월 뒤 주가는 피크 때의 10분의 1수준까지 폭락했다.결론적으로 말해 향후 미국증시의 향방은 국채를 포함한 금융상품으로부터 자금이 빠져나갈지에 달려있다.
미국에서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가 일어난 2007년 상반기 이후와 대공황 당시를 비교해보면 증시에선 유사한 흐름이 나타난다.당시 일정대로 움직인다면 올 6월께 미 국채 매도가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대공황기와 지금의 위기 상황은 다르다.
각국이 정책 공조를 하고 있고,미 FRB는 시장 불안에 선제적인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그렇지만 글로벌 금융시장 경색이 이어지고 있어 현재 금융정책만으론 충분치 않아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많다.
본격적인 주가 상승기를 기대하긴 아직 이르다는 게 대공황기의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