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봉제장인, 상상의 나래를 런웨이에...
한 심사위원은 중간 심사평에서 “봉제장인들의 도움을 받아서인지 대학생들이 만든 옷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 그러나 주제를 ‘캠퍼스 룩’으로 한정해서인지 크리에이티브가 다소 부족해 보인다.”라고 했습니다. 패션모델들과 함께 런웨이에 오른 창신 숭인동 봉제장인들의 모습을 무대 아래서 지켜 보았습니다. 시선을 어디다 두어야 할지, 어색한 표정에 어설픈 걸음걸이였지만 모델 파트너가 이끄는대로 당당히 무대 위를 걸었습니다. 관객들은 큰 박수로 이들에게 감사를 표했습니다. 대상, 금상, 은상, 동상을 수상한 팀들이 환호했고 더러는 울먹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수상을 하지 못한 팀이 더 많습니다. 그러나 젊은 이들에겐 무한한 기회가 있기에 서로 끌어안으며 측하의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봉제 장인 모두에게는 서울시장 명의의 감사장이 주어졌습니다. 봉제 장인들은 어쩌면 두어달 동안 창신동 봉제골목을 분주히 오가며 서툰 봉제일에 몰입하던 젊은 대학생들의 모습을 그리워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참여한 학생들은 이번 경선을 준비하면서 디자인과 패턴 그리고 봉제가 한 호흡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비로소 깨달았다고도 했습니다. 또 생업을 잠시 미뤄가면서까지 여러날 동안 봉제작업장과 제작에 필요한 장비와 각종 도구들을 사용할 수 있도록 내어 주고 밤늦도록 밀착 지도해 준 창신동의 봉제장인들께 감사의 인사도 잊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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