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에서 보여준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의 악수 외교-박영실박사 칼럼
사진제공-연합뉴스



표정과 악수의 거리를 보면 트럼프의 악수전략이 보인다

비정상적이고 돌출적인 트럼프式 악수에 文대통령이 어떤 스마트전략을 세웠을지 초미의 관심사였다. 드디어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보여준 ‘악수외교’는 생각보다 정상적이었다. 기존 트럼프의 악수스타일을 분석해 본 결과, 악수하는 표정과 팔의 거리를 보면 상대에 대한 악수전략이 보인다. 차에서 내리는 문재인 대통령 부부를 백악관 앞에서 나와 직접 영접한 후 나눈 악수에서 트럼프의 표정은 다른 때보다 조심스럽고 호의적이었다. 또한 일반적으로 타 정상들과의 악수에서는 팔을 자신 쪽으로 과하게 당기면서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는 전략을 구사했던 트럼프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는 이례적으로 자신의 팔을 문재인 대통령 쪽으로 내어주기도 했다. 민감한 북한관련 외교사안을 두고 두 정상 간에 신뢰를 보여주기 위한 악수전략으로 분석된다.



악수하는 시간과 손의 힘을 보면 상대의 외교 전략이 보인다



19초 동안이나 길게 손을 강하게 잡으면서 일본 총리를 당황시키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회담에서는 악수를 청해 받고도 못들은 척 무시하면서 악수를 의도적으로 피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악수에서는 4초 정도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가 당황할 정도로 손을 꽉 쥐거나 자기 쪽으로 끌어당겨 균형을 잃게 하고, 심지어 악수하자는 요청을 외면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악수 대결’로 화제가 끊이지 않는 터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의 악수는 더욱 주목이 되었다. 그런데 트럼프는 차에서 내리는 문재인 대통령 부부를 백악관 앞에 나와서 직접 영접한 뒤 나눈 트럼프의 적당한 파워의 4초 악수는 일반적인 악수매너가 3초에서 5초 이내인 것을 감안할 때 외교 전략의 첫 단추가 성공적이었음을 의미한다.
한미정상회담에서 보여준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의 악수 외교-박영실박사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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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전략의 숨은 의미를 알고 싶으면 왼손의 위치를 살펴라

최근 여러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왼손은 늘 먼저 상대 정상의 오른쪽 어깨를 제압하거나 손등 위를 선점했다. 영국 메이 총리와의 악수에서 트럼프는 상대의 손등을 토닥이면서 상급자나 연장자가 하급자나 연하자에게 할법한 악수를 해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런 트럼프式 악수 전략에 대비해 캐나다 트뤼도 총리의 경우, 트럼프 보다 한발 앞서 먼저 강한 힘으로 자신 쪽으로 당겨 자신의 왼손으로 트럼프의 오른쪽 팔을 힘으로 제압하는 스마트한 전략을 보였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도 역시 예상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악수를 하면서 먼저 자신의 왼손을 문재인 대통령의 어깨에 1초 정도 올렸다. 하지만 그렇게 과하지 않았고 오히려 친근감을 표시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문재인 대통령 또한 왼손을 전체적으로 펴서 트럼프의 왼팔을 강하지만 부드럽게 감싸듯 잡는 스마트한 악수전략을 보여줬다.





스마트한 악수전략으로 이끈 한미정상회담의 첫 단추

악수를 통해 우리는 트럼프의 한미정상회담을 대하는 마음자세와 전략을 읽을 수 있었다.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이 팽팽하게 맞선 악수를 통해 미국에게 프랑스가 절대 만만한 상대가 아님을 시사 하려 했던 것처럼 악수는 세계 정상들의 수많은 외교적 메시지가 담겨있기 때문에 고차원적인 외교 전략의 일환이다. 한미정상회담의 첫 단추라고 볼 수 있었던 악수외교에서는 두 정상 간의 상호신뢰의 분위기가 감지되었다. 이 여세를 몰아서 우리정부의 의지를 스마트하게 표명하고 내실 있는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역사적으로 가장 성공적이었던 ‘정상회담’으로 기억되기를 바래본다.

박영실서비스파워아카데미 대표 및 숙명여자대학교 교육학부 외래교수

pspa@pspa.co.kr
한미정상회담에서 보여준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의 악수 외교-박영실박사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