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것을 시기하여 연일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김없이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학생들은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거치며 새로운 교실, 새로운 선생님, 새로운 학습과정, 새로운 친구들 등 학년이 변함에 따라 급격하게 변하는 환경에 대해 나름의 적응 방식을 터득하며 학교생활을 진행해 왔다. 초등학교 졸업 후 중학교 첫 등교 일을 생각하면 아마도 어색하기만 한 교복과 다양해진 교과목, 매 수업시간 과목에 따라 바뀌는 선생님들이 낯설었을 것이다. ‘어느새 내가 중학생이 됐지?’ 생각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고등학생이 되어 본격적으로 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더구나 고교생활은 대입과 직결되는 만큼 과거에 경험했던 안일한 방식으로 고교생활에 적응해 나간다면 과거의 실패를 다시 번복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학생과 학부모가 고교 입학과 함께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부분은 ‘학습’이다. 정규수업시간과 동반하여 증가되는 학습량, 갑작스럽게 높아진 교과목의 난이도가 학생의 발목을 잡는다. 설상가상으로 어려워진 학습에만 전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현 입시제도에서 명문대 진학을 위해 필수적으로 관리가 필요한 것이 ‘비교과’ 이기 때문에 각종 인증시험, 독후감 작성, 수학·과학 과목의 교내 경시, 봉사활동, 교내·외 체험활동과 동아리 활동, 임원 경력 등 학교생활기록부의 성적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부분을 고등학교 입학부터 체계적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수험생으로서 학업과 비교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어려운 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시간은 예외 없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적용된다. 하루 24시간, 고교생활 3년은 동일하지만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학업 성취도와 비교과 실적의 차등이 발생하고 진학대학이 달라진다. 학업·비교과 각 부문에 대한 올바른 관리 계획과 습관을 구축하는 것이 고교생활 적응의 진정한 의미인 것이다.

무엇을 해야 하는가? – 교육과정 및 학사일정 파악하기

고교생활 적응의 우선 과제는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아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집중해야 할 부분과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부분을 구분하고 각 요소들의 소요 시간을 파악해야 한다. 필요한 자료는 신입생 OT때 받은 책자다. ‘OO고등학교 신입생 길라잡이’, ‘OO고등학교 신입생 적응자료’, ‘OO고 신입생 학교생활 안내’ 등 학교마다 명칭은 제각각 이지만 학교소개와 OT행사 안내, 교육과정 및 학사일정, 교칙, 고교 특색 프로그램 안내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충 훑어보고는 잊혀져버리는 이 책자에는 고교생활과 진로에 필요한 중요한 정보들이 정리되어 있다. (책자 이외에도 아래에 소개되는 사항은 고교별 홈페이지에 대부분 수록되어 있다)

교육과정은 교육 내용과 방법에 대한 진행 계획과 평가방법을 기록한 ‘학교생활의 기본 설계도’이다. 설계 도면을 통해 공사 과정과 완공된 건출물의 형태를 예측할 수 있듯이 교육과정을 잘 이해하는 것으로 앞으로의 학업진행 사항을 계획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업과 관련하여 확인할 것은 교육과정 편제표이다. 아래의 표는 교과 군별 배우게 될 과목과 기준 단위가 표기되어 있는 OO고등학교의 교육과정 편제표의 일부 내용이다. 학년·학기 및 인문·자연 계열을 구분하여 과목별 이수 단위가 명시되어 있다. 단위수는 일주일간 과목별 배우게 되는 시간이다.
7화 새 학년, 새 학기, 이것만은 놓치지 말자!
단위수가 높은 과목일수록 상대적으로 중요한 과목이며 대학 입시의 내신 성적 반영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과 설정된 기준단위에 맞춰 학년별 20% 이내로 단위수를 변경하여 수업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과목별 단위 수는 학교마다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참고로 알아두자. 교육과정 편제표를 통해 학년·학기별로 배우게 될 교과를 파악하고 앞으로 배우게 될 과목에 대한 선행학습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또한 교과별 이수단위를 기준으로 학습 비중을 조절할 수 있으니 교육과정 편제표를 쉽게 지나쳐서는 안 된다.

다음으로 확인할 것은 학사일정이다. 학사일정에는 연간 비교과 활동과 교내 주요행사, 시험일정과 방학일 등의 학년에 시행되는 모든 행사 일정이 정리되어 있어 고교생활 동안 시행되는 주요 행사들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비교과와 학업관리 계획을 설정할 수 있는 중요 자료다.
7화 새 학년, 새 학기, 이것만은 놓치지 말자!
예를 들어 OO고등학교는 개학이후 3월 5일 학급임원을 선출하기 때문에 9일 이전에 학급 친구들에게 리더십을 어필해야 할 것이다. 또한 동아리 선정과 자율동아리 개설 등으로 평소 진행하던 학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미리 보충계획을 설정해야 한다. 중간고사는 4월 27일 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대비는 늦어도 4월 초부터 준비해야 한다. 일련의 예시처럼 학사일정의 확인은 계획적인 대비로 고교생활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일종의 비법이다. 많은 사항들 중에서 필수적으로 챙겨야 하는 다음의 내용들을 살펴보고 학사일정을 확인할 때 특히 눈여겨보길 바란다.
7화 새 학년, 새 학기, 이것만은 놓치지 말자!
어떻게 할 것인가? – 관리계획 설정

편제표와 학사일정을 통해 고교생활에서 해야 할 것들에 대해 알았다면 다음 해야 할 일은 관리계획을 설정하는 것이다. 관리계획은 연간, 월간, 주간, 일일 계획으로 나뉜다. 일일계획을 제외한 나머지 계획표는 사전에 작성하고 일일계획은 매일 하루 전 취침 전과 같은 일정한 시간을 정하여 세부적으로 작성하는 것이 좋다. 연간계획은 새 학기에 작성한다. 학사일정표와 교육과정 편제표를 확인하고 달마다 진행 하게 될 내신 시험과 모의고사, 각종 교내활동과 비교과 활동을 교과와 비교과로 구분하여 월별 주요행사(교과별 학습계획)를 기록하는 것이 좋다.

이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하는 것이 월간계획표다. 연간계획을 참고로 일정별 소요 기간을 고려하여 매 달의 목표와 주요행사에 부합하는 주간 일정으로 세분화한다. 연간, 월간의 큰 그림은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세부적으로 작성하는 것이 주간계획표다. 주간계획표는 매 월 초를 기준으로 4주차의 내용을 작성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한 주의 요일별 학교 시간표를 기준으로, 학원시간표를 더하고 이외의 평일 남는 시간과 주말 활용계획을 작성하면 된다. 계획표 작성은 자칫 귀찮게 느껴질 수 있지만 효율적인 시간의 활용으로 학업과 비교과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최선의 방법이다. 계획 없이 하루하루 보내다 보면 지나치고 후회하는 교내 경시대회와 활동들이 발생한다. 체계적인 계획표 작성은 시험기간에 학습에만 전념하고 갑작스러운 일정변경으로 인한 시간적 피해를 최소화 하도록 도와주는 특약 처방이니 지금 당장 계획표를 작성해 보자.

이외 필수 확인사항

고교별 연간 총 24시간의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이 배정되어 있다. 보통 토론, 예술, 논술, 진로활동, 지역사회 봉사 등의 활동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고교별 공지된 사항을 확인하고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시험과 평가에 대한 공지도 중요 확인사항이다. 고교마다 지필시험과 수행평가에 대한 기준이 다르다. 고교별 정확한 기준과 특이사항여부를 확인하다 보면 나름의 팁을 발견할 수 있으니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 출결과 상·벌점에 관한 사항도 미리 확인하여 이와 관련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동아리 활동은 가급적이면 학생의 진로목표 혹은 학업과 연관된 활동을 선택하되, 진정 흥미가 있는 사항이라면 체육이나 음악과 같은 예체능 활동과 기타 봉사 등의 동아리 선택도 무관하다. 학생회 임원 등의 리더십 활동도 가급적이면 적극적으로 진행할 것을 권장한다. 핵심은 어떠한 활동을 진행하든, 리더십을 발휘하며 주도적으로 활동하고 이를 통해 얻은 것을 꾸준히 정리하여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문제는 실천!

흔히 중학교 생활은 단거리 달리기, 고등학교 생활은 장거리 마라톤에 비유한다. 단거리 달리기는 짧은 시간동안 발휘된 역량에 대한 기록을 측정하지만, 반면에 마라톤 경주는 시작부터 결승점까지 긴 시간을 적당한 페이스를 유지하며 꾸준히 달려야 좋은 기록을 만들 수 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차이에 대한 적절한 비유가 아닐 수 없다. 고교생이 되어서도 중학교 학습 습관을 고수한다면 필히 성적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 절대적으로 늘어난 학습량과 암기가 아닌 개념이해 위주의 지식을 측정하는 수능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서는 스스로 정리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등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인내심 있는 학습태도가 필요하다.

기금까지 중학생의 마음가짐을 버리고, 학업과 비교과 두 마리 토기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성공적인 고교생활의 적응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에 대해 소개했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예부터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라 했다. 고교생활, 명문대를 향한 마라톤의 출발점에서 해야 할 것들을 지금 당장 실천해 보자.

▣ 8회차 예고
– 대학이 원하는 인재 되는 비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