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칸디맘! 이 생소한 단어는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알 사람은 다 안다. 스칸디맘은 아이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북 유럽식 자녀 양육법을 추구하는 30대 젊은 엄마들을 일컫는다. 2013년은 그들이 활동을 개시한 해이다. 엄마가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는 나의 주장은 역할의 중요성을 직시한 말이다. 한 집안에 엄마의 철학은 2세의 교육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도 스칸디맘의 출현은 기쁘기 그지없다. 성장배경은 한 인간의 삶 전체를 변화시킨다. 스칸디맘들은 고도 성장기에 태어난 소위 N세대로 이제 막 엄마가 되기 시작한 사람들이다. 어려움은 모르고 다만 불편함만 채득한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이 지향하는 교육철학은 자녀의 행복에 있다. 부모의 욕심으로 아이들을 힘들게 했던 구시대적 교육은 용납하지 않는다. 모유수유보다 엄마의 건강이 중요하다. 아이가 공부 못하는 것은 엄마 탓이 아니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 조르고 보챈다고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없다.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하는 엄마는 불쌍한 아이를 만들뿐이다. 더는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엄마는 없다. 애정을 가지되 자식의 조력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다. 이들의 가치는 성공보다는 행복을, 토플 만점보다는 정서적 능력 함양에 중점을 둔다. 엘리트가 아닌 따뜻한 인간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북유럽교육의 핵심인 산책과 독서를 실천하고 있다. 서점가에는 책 육아 붐이 일어 국민책장, 어학기, 독서대 등 독서환경이 조성되었다. 감성적 교류를 위해 영국 런던의 클래펌 극장을 모방한 엄마랑 아가랑 상영관이 생겼다. 매주 화요일 아이와 영화를 볼 수 있도록 좌석을 지정해 주고 상영관 내에 기저귀, 휴대용 물티슈를 비치했다. 정서적 교감을 위해 문화센터의 대표 음악기관인 유리드믹스, 음악 발달의 기초를 잡아 주는 짐보리 뮤직, 엄마와 아이가 함께 하는 킨더뮤직 등 다양한 형태의 음악 교육에 시간을 할애한다.

‘스칸디맘’의 열풍에 발맞추어 ‘스칸디대디’도 주목받고 있다. 모 방송사의 는 대표적 스칸디대디의 모습을 보여준다. 스크린에서도 부성애를 소재로 한 ‘7번방의 비밀’과 ‘전설의 주먹’은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더는 권위와 위엄을 내세우는 아버지를 원하지 않는다는 반증이다. 인간적이고 다정다감한 아빠, 친구 같은 아빠(프렌디, friend와 daddy의 합성어)를 원한다는 것이다. 남성육아 블러그 ‘육아빠’가 파워블러그가 된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아이와 함께 문센(백화점 문화센터의 약칭)에 다니는 아빠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문센에는 아빠랑 아이랑 강좌수가 200여 개에 달한다고 한다. 2010년과 비교해서 5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들이 추구하는 북 유럽스타일링은 심플, 모던, 친환경, 실용, 평등이다.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40대 후반의 기성세대들은 상상조차 못했던 일이다. 설령 그러한 생각이 있다 하더라도 용기를 낼 수 없었다. “바보 같은 놈!“ 신혼시절 장떡이 뭔지 모르던 나를 대신해서 부침개를 부치는 남편의 모습을 본 시어머니가 내뱉은 말이다. 그 이후로 남편은 부엌 출입 하지 않았다. 문화를 바꾼다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용기는 불편함이나 다툼도 각오해야 한다. 기성세대들도 새로운 문화에게 자리를 내어 주는 용기가 필요하다. 자신들과 같지 않다고 불편해 하는 일은 이제 멈추어야 한다. 이들의 삶을 인정하고 이들이 지향하는 올바름에 마음을 더해야 한다. 스칸디맘, 스칸디대디들의 깜찍한 발란은 향후 우리나라 교육, 문화 나아가 정치 전반에 커다란 영향을 끼칠 것이라 확신한다. 꾸준히 그 힘을 키워 나간다는 전제에서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