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다국적 기업 이케아(IKEA)는 전 세계 42개국 345개의 매장을 갖고 있다. 특히 올해 경기도 광명을 비롯해 한국에 5개의 매장을 오픈한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 봄 집 앞 고양시 일산구 호소공원에 걸려있는 이케아 한국진출 반대 현수막을 보고 필자는 내심 기뻤다. 2003년 홍콩 출장길에 들른 이케아 매장은 짜릿한 감동이었다. 착한 가격과 심플한 디자인 그리고 영업 방식이 무엇보다 마음에 들어 한국에 들어와 이사할때마다 인터넷 병행수입 사이트와 일산 외곽지역의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이케아를 제한적 경험을 했다.
일본 치바현 IKEA방문기
이곳 도쿄에서 자리를 잡으며 일본의 기성 가구점을 찾았다. 전통적 일본 가구점의 디자인들은 내가 생각하는 것과 많이 차이가 있다. 침대는 높고 부피가 크며 서랍장 등이 달려 있어 효율성을 높였지만 디자인이 심플한 것은 찾기 어려웠다.
일본에는 8개의 이케아 매장이 있다.

치바현, 가나가와현, 효고현의 고베시, 오사카시, 사이타마현, 후쿠오카현 도쿄도, 미야기현의 센다이시. 우리는 집에서 가장 가까운 치바현의 이케아 매장을 찾았다. 미나미후나바시역에서 내리자 이케아의 상징인 노란색과 파란색의 대형 창고매장이 보였다.
일본 치바현 IKEA방문기
일본 치바현 IKEA방문기
식사를 위해 찾은 카페테리아는 한국의 웬만한 대형 마트와 크기가 비슷했다. 뷔페형식으로 음식의 질에 비해 가격은 상당히 저렴한 편이었다.

워낙 넓다 보니 인근 주민들이 쉼터삼아독서며 공부하는 학생들도 많이 눈에 띈다.
식사를 마치고 테마별로 구성된 매장을 찾아 심플한 디자인의 유럽식 가구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더구나 가격은 한국의 반 정도?
일본 치바현 IKEA방문기
2~3시간에 걸친 쇼핑을 마치고 1층의 구입매장을 내려간 순간 입을 다물지 못했다.

대형 물류창고를 온 것 같기도 하고 정말 저것을 어떻게 싣고 가야할지 막막했다.



DIY문화가 덜 익숙한 우리에게 IKEA가구의 본질은 실패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이케아는 일본에 1986년 진출해 실패를 맛보고 2006년 다시 진출해 배송·설치·조립 서비스를 강화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매장에 북적이던 손님들 대부분 20~30대였던 이유를 알았다. 필자도 이 가구를 조립해야한다고 생각하니 앞이 캄캄했다. 이케아의 조립서비스는 일본의 높은 인건비 때문인지 합계 가격은 기성제품 가격과 큰 차이가 없다.
일본 치바현 IKEA방문기
집으로 돌아와 한국의 이케아 관련기사를 찾아봤다.

중소가구업체가 부도날 것이 뻔 하다는 경계의 기사가 대부분이지만 오늘 느낀 한국의 가구시장은 철저하게 세대별 차이가 클 것이 다. 우리가 우려했던 이케아의 한국 진출을 계기로 거품이 빠지고 디자인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변곡점이 되기를 바랄뿐이며 소비자에게는 다양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필요할 때다.



일주일 후 집으로 배송된 가구들을 조립하는데 꼬박 1박2일 걸렸다.

포장지 처리하는 일부터 난이도 최고의 2층침대와 서랍장부터 비교적 쉬운 책장과 의자까지. 조금 산다고 하는 나라의 최고 비용은 인건비다. 아마도 이번 작업이 내 인생의 마지막 DIY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