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사관 영내에서의 중국 공안의 점거 및 검열행위는 자국인에 대한 외국경찰의 공권력 행사와는 전연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이는 오직 자국민을 보호해야할 해외주재 영사관내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영사관의 가장 기본적인 업무 背任의 문제이며, 중국땅이긴 하지만 국제법상 한국 영토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외국경찰의 한국주권 유린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강대국의 눈치보며 슬금슬금 주권을 팔아서 정권을 연장하려다가 나라를 망친 예가 불과 백년전의 청나라요 조선이 아니었던가 말이다.



좁은 소견이나마 한중간의 특수한 외교관계의 성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一葉知秋라는 고사성어처럼, 내가 겪은 작은 해프닝을 통해 볼 때 장래의 한중관계가 무척 걱정스럽기 짝이 없다. 그래서 나는 주중한국대사관과 영사관 그리고 우리 정부에 간청한다. 그것은 아주 간단한 내용이다. 다만 우리가 대한민국 국민임이 그저 부끄럽지 않도록만 해달라는 것뿐이다. 쉽게 말하자면 중국공안을 우리 영토내에서 내보내든지, 아니면 최소한 현관문에 한국직원을 한 명이라도 배치하든지, 아니면 나와 같이 여권을 소지하지 않은 경우에는 한국직원과 바로 대화할 수 있도록 조치해서, 우리의 영토내에서 외국 경찰에게 한국민이 무례한 제재를 당하거나 모욕을 당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그렇게 한국민으로서의 자존심과 국가의 품격만은 지켜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한중관계는 예나 지금이나 그 지정학적인 위치와 물량적 규모 때문에 참으로 중차대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말로는 德治니 文化를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주변국을 힘으로 정복하고 武斷을 행세해온 그들의 정치적 행태 때문에 도무지 안심할 수 없는 강대국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작은 해프닝에 담겨진 의미를 가만히 반추해볼 때 장래의 한중관계가 걱정스럽기 짝이 없다는 점이다.

아울러 주제넘게 고언을 드리고 싶은 것은, 도대체가 우리의 외교담당자는 한중간에 얽히고 섥힌 과거의 역사에서부터 미래의 관계에 대해 개념을 갖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교민을 도외시하고 일단 시끄러운 일이나 만들지말자고 누이좋고 매부좋은 식으로 중국경찰과 한국외교부가 야합을 하거나, 한국정부가 중국정부에 눈치만 보면서 국민을 외면한다면 과거의 ‘친일파’처럼 민족의식을 상실한 친중파의 낙인이 찍히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