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보호법 : 길에서 태어난 아이는 도심에서 길을 잃었다 幷序2

-1. 동물들은 새끼를 끝까지 돌보지 않는다. 자연의 선택에 맡길 뿐이다. 운이 좋은 놈은 살아남지만, 대부분의 어린 새끼들은 강자의 먹잇감이 된다. 누구를 원망하랴. 어차피 그도 사는 동안 어린 먹이들을 잡아먹다가, 다른 놈들의 먹잇감이 되는 법이니, 자연을 지배하는 먹이시슬의 법칙은 그렇게 공평한 것이다.2. 어쩌다 도심에 뛰어든 길잃은 야생동물들, 허기진 배를 채우려 내려왔다가 차가운 시멘트벽과 아스팔트위를 달리는 거대한 쇠붙이에 놀라 날뛰는 그 당황한 눈빛, 길잃은 산짐승은 알 수 없는 인간들의 문명에 쫓겨 내달리다가 사람을 물고 자동차를 들이받다 결국 쇠총의 화약연기를 맡으며 짧은 야생의 삶을 마친다.-



신문에 난 길태의 사진 한장

문득 떠오른 길잃은 야생동물의 멍한/슬픈 눈빛



길에서 태어난 길태야,

길가엔 네가 쉴 곳은 없구나.

길잃은 야생의 짐승아,

시멘트 숲속엔 산짐승을 잡는 법 외에는 없구나.

어두운 슬램의 자식아

거대한 네온사인 아래엔 널 위해 작은 등불 하나 걸 곳 없구나



그러나 빽빽한 도심속에 길잃은 이가 어디 너뿐이랴!



슬픔도 분노도 마음조차도 버려진,

길위에서 길잃은 모든 이를 애도하는,

야생의 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