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직장생활 10 여년 했지만 솔직히 이력서 한 번 써 본적이 없습니다. 막상 회사를 나와 다시 다른 곳을 가려고 하니 막막하네요. 이력서 잘 쓰는 방법 간단히 알려 주실 수 있을까요?”



“우리 학생들, 아시다시피 취직이 쉽질 않습니다. 이력서 쓰고 면접 보는 요령에 대해 짧게 한두 시간만 강의해 주시겠습니까?”



글을 잘 쓰고 인터뷰를 잘 하는 요령이나 기술을 간단히 배울 수 있을까?



그건 요령(Tactics)이거나 기술(Skills)이 아니다.



간단히 쉽고 편하게 배울 수 있는 것은 더욱 아니며, 다른 모든 학문과 기술이 그렇듯이 한두 번에 몸에 익혀질 수 없다.





“직장은 월급 받는 곳이며, 일단 들어 가서 몇 년 버티다가 좋은 기회 있으면 옮겨야지. 안될지도 모르지만 이력서나 내 보고, 잘 되면 면접까지 가는 거지 뭐. 그러다 운이 좋으면 취직이 될지도 모르지.” 하는 마음으로 면접을 보는 사람과



“당분간은 배운다는 마음으로 일을 해야지, 아직은 회사에 특별히 기여할 뭐가 있겠나? 배우고 익히며,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어야지. 그러다 보면 알지 못했던 자신의 부족함도 느끼고 감추어져 있던 재능도 발견할 수 있겠지. 회사가 성장해야 나도 발전하는 거 아니겠어?” 라는 마음으로 면접을 보는 사람의 눈빛과 발걸음 소리가 같을 수 없다.





성공하고 싶다는 소망을 갖고 매일 고민하며, 쉽고 재미있는 종이나 뒤적이며, 똑 같은 사람들끼리 똑 같은 술집에서 맨 날 똑 같은 수다 떨면서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과

두껍고 지루한 책과 하루 종일 씨름하며 밑줄을 치고 노트를 정리하면서, 다양한 학술세미나를 찾아 다니며 부지런한 사람들과 어울린 사람의 언어 전달 능력과 의지(意志)의 표현, 사고(思考)의 정리가 같을 수 없다.



제아무리 좋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곁에 놓고 베껴가며 글 쓰는 연습을 하고, 서비스 강사의 설명을 들으며 멋진 태도를 꾸미려 해도 수십 년간 부모님과 선생님, 친구들과 어울리며 익혀진 몸과 마음의 습관을 고쳐지지 않는다. 평소의 생활 방식과 행동, 몸가짐에 대한 노력이 순간에 표출되는 자리가 면접 장소이며, 그런 경험과 경력을 서술하는 매체가 이력서이며 자기 소개서이다.



지식과 경험(또는 책과 사람을 통한 간접 경험)이 조화를 이루고 몸과 마음이 균형을 이룰 때 올바른 사람으로써의 인격(Character)이 형성된다.



그러한 지식과 경험은 졸업할 때 별도의 준비기간을 마련하여 준비하는 게 아니다. 몸과 마음은 대학교 4학년이 되어 형성되는 게 아니다. 취직을 위해 재수를 하고, 별도의 취업준비를 한다는 학생들의 눈빛엔 자신감이 보이지 않는다. 재수를 하거나 준비를 해도 별로 나아질 것 같지 않다. 실력과 능력을 갖춘 사람은 졸업 전에 몇 군데씩 취직이 되고, 인정 받는 직장인과 전문가는 재직 중에도 오라는 곳이 많다. 게으르고 편하게 성장한 학생이나 어려운 일을 피해가며 요령껏 생활한 직장인은 불러 주는 곳이 없다. 그래야 올바른 평등이 아니겠는가? 그래야 공정한 민주사회가 아니겠는가? 물론, 그렇지 않은 예외도 얼마든지 많지만 말이다.



태어 나면서부터, 초등학교 아니, 유치원에서부터 매일매일 선택한 언행과 실천의 방식에 따라 지성(知性)과 감성(感性)이 형성된다. 학생이 되면서부터 읽고 배우고, 듣고 느끼고, 보고 겪은 일들이 자신의 몸과 마음에 스며들어 누적되는 것이다. 축적된 모든 것들의 합(合)이 글과 말로 표현되고 타인에게 인식되는 것이다. 존재하는 순간의 합이 인생인 것처럼.



그러니까 맹자의 어머님이 자식의 미래를 위해 세 번이나 이사를 가지 않았겠는가?



간단한 강의를 듣고, 쉽고 재미있는 책을 읽고, 잘 쓰여진 이력서와 멋진 서비스 교육을 받아 취직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얼짱몸짱”이 좋은 기업에 들어 가는 기준이 마련된다면 얼마나 쉬울까?



그렇다고 하여 이력서 작성과 면접에 관한 강의와 교육을 받지 않을 용기도 나지 않는다. 그런 시대에 우린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