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화번호는 수신이 불가능한 전화입니다.”



부재중 전화번호가 여러 번 찍혀 있기에 무슨 급한 일이 있나 하여 전화를 했더니 기록되어 있는 번호는 수신이 불가능한 번호라는 기계음(機械音)만 들린다. 그렇게 급하면 메시지라도 남겨 놓든지, 받을 수 있는 번호로 전화를 걸든지 해야 하지 않겠는가? 전화 번호부를 찾고 명함을 뒤지고 해당번호와 비슷한 회사 목록을 찾다가 짜증내며 그만 둔다.





한참이 지난 뒤에 또 전화가 온다.



얼른 받아 보니 별것도 아닌 광고 회사이거나 공공기업인 경우가 많다. 고객에게 아쉬운 소리할 일이 별로 없는 조직이거나 공기업일 경우 더욱 그렇다. 아무리 자기네가 아쉬운 게 없고, 급한 게 없기로서니 전화를 했으면 되받을 번호를 남기든지, 받는 번호를 사용하든지 해야지, 무슨 죄를 짓고 살기에 떳떳한 번호 하나 남기지 않으려 한다는 말인가?





어떤 회사는 전화를 걸면 몇 번을 거쳐 수신자에게 도달한다. 회사를 소개하고, 상품을 추천하고, 부서마다 안내 번호를 알려 주고, 순서대로 번호를 누르다 보면 2~3분이 금방 지나간다. 성질 급한 사람은 연결번호 기억하고 찾아 가다 지쳐 버린다.



고객만족을 경영방침으로 정한 회사에 전화를 걸면서, 만족은커녕 불평과 불만만 쌓인다.







“안녕하세요? 날씨가 제법 추워졌는데, 건강히 잘 지내시는 지요? 자주 연락 드리지 못해 미안합니다. ^. .^ 오늘도 ♥넘치는 날 되시길 바래요. 짱~~ ♬.”



휴대폰에 문자가 날아 온다.



무선으로 전달되는 문자 메시지에 예쁜 그림도 있고, 암호 같은 게 그려져 있어 정성이 갸륵하기도 하다. 그런데 누가 보냈는지 알 수가 없다. 누구에게 보냈는지도 모르겠다. 번호를 또 추정해 본다. 아무리 생각해도 낯익은 번호가 아니다.



“아니? 전화를 걸든지 메시지를 보려면 당연히 이름은 남겨야 하는 거 아냐? 세상에 누가 자기 전화번호 달달 외우고 사나? 자주 만나던 사람도 아니면서…”



아주 작은 일에서 쌓이는 불편과 불만이 하루를 찡그리게 한다. 의사소통 능력과 기술(Communication Skills)은 매우 어려운 이론이 아니다. 입장 바꾸어 생각하면서 전화 받을 사람과 문자를 읽을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 보면 된다.



작은 정성과 배려는 가방 끈이나 먹물의 농도와 색깔과는 관계가 없다. 그저 인간에 대한 사랑과 이해, 존경심이면 족하다.





톰 피터스는 “초우량기업의 8가지 조건”을 모두 아우르는 최종 결론은 “인간에 대한 사랑과 존경심”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