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상품으로서의 교육수출은 발전경험의 전수와 시스템의 수출을 의미한다고 이미 언급했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발전경험을 전수할 수 있을까요?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 발전경험이 무엇인지 찾아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것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국내외 연구자들이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을 하고 있지만, 한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습니다. 얼마 전에 경제개발협력기금(EDCF) 20주년 기념 국제세미나가 개최되었는데, 여기에서도 역시 발전경험의 공유가 중요한 화두였습니다.
이러한 발전경험이 무엇인지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이렇게 생각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다른 식민경험의 국가와 비슷한 시기에 독립을 쟁취했었던 ‘한국’이라는 나라가 단기간에 놀라울 정도의 경제성장을 이룩한 것에 대해서 그 성공 요인 중의 하나를 ‘훌륭한 인적자원’이라고 합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배경은, 원래 경제의 3요소를 이야기 할 때, 노동, 토지, 자본을 얘기하는 데, 당시의 한국은 노동만이 있었고,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수한 인적자원을 양성하는 데 집중하였고, 이것이 경제개발계획과 접목되어서 가능하였던 것입니다. 거기에 남다른 국민의식도 한몫을 했습니다.

그런데, 문화도, 이념도 다른 국가를 대상으로 하여 ‘배움에 대한 열정’과 ‘국민의 동질의식’을 하나의 발전경험으로 말하는 것은 설명하기는 쉬워도 전수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다만, 현재의 개도국들은 한국의 성장과정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이를 본받아 자국의 발전을 이룩하고자 한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지금의 개도국의 발전과정을 한국의 경우 이미 경험했습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발전과정에서 오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이미 경험했기 때문에 새롭게 시작하는 개도국의 발전전략에 커다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제가 라오스라는 나라에서 국립대학 설립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데, 여기에도 이러한 것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학교건물이나 우수한 국산 장비를 도입하는 것 이외에 이를 활용하는 방안, 그리고 학교의 운영 방안 등에 대한 한국 전문가의 노력이 깃들여 있습니다. 특히 건설의 경우, 개도국의 사정에 따라 지금과 비교할 수 없는 원시적인 방법으로 공사를 하는 경우가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의 노련한 건축 전문가의 축적된 노하우를 통해서 극복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콘크리트 공사의 기둥을 만들기 위한 철골구조 작업도 이제 시작하고 있는 나라에서는 생소한 기술이지만, 이미 많은 건물을 지어본 경험이 있는 한국의 전문가에게는 쉽고, 습득하기 쉬운 기술이며, 이러한 노하우가 배움의 과정으로 이루어집니다. 또한, 학교운영을 위한 다양한 전략에 대해서도 이미 한국에서 시행착오를 겪어본 경험 중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방안(법적인 체제까지 고려하여 제시함)만 제시하도록 하여, 장기적인 발전을 하도록 유도하는 등의 과정에서의 경험이 전수되는 것입니다.

특히 학교 설립 사업의 경우, 단순한 장비 제공이나 단기간의 연수 등을 통한 개도국 지원은 의미가 없습니다. 또한, 일회적인 지원도 마찬가지입니다. 미래를 내다보고 모든 것이 체계적으로 진행될 필요가 있습니다. 장기연수프로그램, 장비 제공 및 활용방안 마련, 학교운영을 위한 전략 등까지 고려한 사업이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학교 설립에 대한 표준모델이 없기 때문에 여전히 과거의 단순한 지원 사업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렇더라도, 단계적으로 업그레이드를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함으로써, 보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비용편익에 대한 효과 분석을 통한 경제성도 중요하지만,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제시하는 것도 중요함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수많은 시행착오에서 오는 장단점을 극복하여, 개도국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발전경험이 현재의 개도국에는 필요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