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사회에는 대학 교육의 실용화 및 선취업 후학업의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정책적인 면에서도 고졸 4년차 경력자의 임금을 대졸자 수준으로 맞춰주는 한편, 야간대학을 증설하고 주말에 공부할 수 있는 계속교육인프라를 대폭 확충하는 등 다양한 노력이 뒷받침되고 있다. 또한 부실대학의 퇴출이나 제재조치를 발표하는 등 그간 무분별하게 이루어져 왔던 대학 진학의 정상화 및 꾸준히 치솟던 청년실업률의 안정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여 다행스럽다.

한국 사회는 왜 이리도 대학 졸업장에 목메는 것일까. 사람들은 누구나 한두 가지씩 빼어난 소질과 재능을 갖고 있다. 공부를 잘하는 사람은 공부를 통해, 그리고 일을 잘하는 사람은 일을 통해 자신을 개발하고 성공적인 인생을 살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공부머리’가 좋으면 학문의 길에서, ‘일머리’가 좋으면 직업현장에서 자신의 재능을 무한히 펼치며 행복하게 사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인 것이다. 따라서 일머리가 좋은 사람은 먼저 직장에 들어가 일을 하다가 지식이 필요할 때, 그때 대학이나 대학원에 진학함이 현명한 처사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좋은 열매를 맺으며, 원천이 깊은 물은 가뭄에도 끊이지 않는다고 했다. 청년들에게 일머리를 발전시키는 방법으로 권하고 싶은 직업은 우선 뿌리 깊은 기술, 몸통기술에 속하는 분야이다. 그 동안 우리는 새로운 기술의 생성과 소멸 과정에서 쏠림 현상으로 실패한 경우를 여러 번 보아왔다. 유망하다는 학과전망에 학교들은 바삐 학과를 신설하고, 학생들은 너나없이 그곳으로 몰려들었다. 허나 이는 미성숙한 노동시장을 조성하고, 곧 경쟁만 치열할 뿐 불안정하기만한 일자리 창출로 연결되었다. 이 시대의 현명한 청년들은 부디 이런 전례를 교훈삼아 뿌리가 단단한 기술을 선택하기를 바란다.

뿌리가 단단한 나무에는 튼실한 몸통에서 건강한 곁가지들이 돋아나 곧 풍성한 열매를 맺는다. 기술의 창조도 이와 같다. 기반기술, 몸통기술에서 새로운 기술이 파생, 융․복합 되어 신기술이 창조된다. 그런 뿌리기술을 익히고 노력하는 이는 자연스레 신기술의 선구자가 되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사회에 기여하게 되는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8월 하순에 발표한 각급대학의 취업률 발표에 따르면 한국폴리텍대학은 85.5%를 기록하며 각각 60.7%, 54.5%를 기록한 전문대학 및 4년제 대학을 크게 앞질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폴리텍대학의 성공요인을 독특한 산학협동활동에서 찾는다. 첫째, 현장기술의 변화추이를 항상 파악하고 교육내용에 담는 현장중심교육과정, 둘째, 교수 1인당 15명의 학생을 책임 지도하는 소그룹지도제, 셋째, 졸업생이 취업할 기업 10개를 책임 관리하는 기업전담제가 취업률 85.5%의 신화를 이끌었다 할 수 있다.

이렇듯 한국폴리텍대학에서는 모든 산업에서 기초가 되는 기술을 가르치고 우리 사회의 뿌리기술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즉 이공계에 뜻있는 젊은이들의 꿈을 키워내는 가장 비옥한 땅, 그곳이 바로 한국폴리텍대학임을 다시 한번 생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