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질수록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들은 걱정이 더해간다. 더욱이 자식이 신병의 위치이면 그 정도가 더 할 것이다. 여기 그 사례를 보자.

“엄마, 잘 지내? 아픈덴 없구? 여기? 난 걱정 마! 애들하고도 잘 지내고 훈련도 없어. 교육만 받아. 난 엄마가 걱정이야. 엄만 사람 의심 없이 너무 믿어. 누구에게든 보증서지 말고, 보이스피싱 당하지 말고, 꼭 아침밥 먹고 다녀! 사랑해, 엄마!”

아는 분의 아들이 10월말 논산훈련소에 입대하여 5주 훈련을 마치고 지금은 후반기 3 주 교육을 받고 있는 아들과의 전화내용을 SNS에 소개하면서 엄마의 마음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군대 에 간 아들 녀석 전화입니다. 정작 저는 이 녀석 전화할 때 마다 목이 메어 할 말도 못하고 대답만 하다 끊습니다. 여리기만 하던 아들 녀석의 초긍정이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지…,”“논산훈련소 수료식 때 가보니 체중이 10㎏이 빠졌고 기침도 심하고, 엄마는 걱정이 많은데…, 논산훈련소에서도 동료들과 잘 지내고 행복했다고 합니다.”“이제는 자대배치 되면 반듯한 선임 만나기를 기도합니다.”

한 단계 끝나면 또 다음 단계가 걱정인 것이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의 마음이다. 훈련소 시절과 후반기 교육을 받을 때가 그래도 좋을 때였다는 것을 부모들은 다 안다. 이제부터 정작 걱정거리는 자대배치를 받은 후 잘 지낼 것인가이다. 얼마 전에 터졌던 병영폭행 사건으로 ‘참으면 윤일병, 못 참으면 임병장’이란 얘기에 부모들은 더 마음 조린다. 좋은 선임 만나서 별 탈 없이 제대해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군대에 가기 전에는 여리기만 하던 자식이 성숙해지고 긍정적인 모습으로 바뀐 모습을 보는 부모들은 군대의 순기능을 믿는다. 그 믿음에 보답하는 것이 병무분야나 국방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다. 온갖 좋은 표현으로 군대를 선전하더라도 ‘몸성히 제대해주는 것’ 보다 부모가 더 바랄 것이 무엇이겠는가? 이에 조금 더하여 기왕이면 선임들을 잘 만나서 인간관계로 인한 고통을 덜 받고 나오기를 바란다.

필자의 아들도 괴롭게 했던 선임을 제대한지 10년 이상 지났지만 용서를 못하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그만큼 군대에서의 불편한 관계와 기억은 오래 간다. 반면에 같은 부대 간부와 병사들이 제대한지 30여년이 지났지만 매년 만남을 이어가는 중년예비역들의 좋은 모습도 보고있다. 한 중소기업의 사장님이 말했던 “학교 다닐 때 빼고는 인간관계가 유일한 평가기준이 된다.”는 말이 생각난다. 사업의 성공도 인간관계요, 출세도 인간관계라고 강조한 것이다. 사람의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관계’이며, 더욱이 군대에서의 관계는 긍정적 일 때면 평생 좋은 관계로 이어지지만 나쁜 관계라면 평생 기분 나쁜 기억이나 저주하며 살게 되기 때문에 중요하다.

따라서 부모들이 바라는 좋은 선임을 만나게 해주고 이해와 배려가 선순환 되는 구조를 만들어 주는 것이 병무와 국방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해줄 일종의 의무와 같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좋은 선임을 어떻게 만나게 해줄 것인가? 사람을 골라서 맺어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면 결국 모든 선임들이 좋은 사람이 되도록 만들어 주면 될 것이다. 그 방법이나 수단은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얼마 전에 병영문화개선 권고안이 국방부로 보내졌다는 보도가 있었다.  군대사회에 적합한 밀리터리 커뮤니케이션을 잘 연구해 만들고 실행할 수 있으면 좋겠다. 추위가 점점 더 해간다. 자나깨나 걱정인 신병 엄마의 마음으로 제도가 만들어지고 그 바탕위에서 좋은 인간관계 기법을 실천하고 나올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 제대 후에 본격적인 직생활과 사회생활을 오랫동안 해야 하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