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사로잡는 연말선물 VS 속셈 보이는 폭탄선물




연말선물 주고도 욕먹는 직장인의 공통점

매년 상사에게 선물보따리를 안겨주는데도 매번 승진에서 누락하는 것은 물론이고 상사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소리한번 들어본 적 없다고 신세한탄하는 지인이 있다.

“그동안 정말 안사본 연말선물이 없을거예요. 넥타이, 책, 손수건, 목도리, 장갑 등등 보통 사람들에게 선물로 인기 있는 건 죄다 사봤었는데 별로 고마워하지도 않더라구요!”

그 넋두리를 듣는 순간 상사가 왜 고마워 하지 않는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지인은 선물을 위한 선물을 했을 뿐, 상사를 위한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선물은 관심이다. 마음이다. 그리고 타이밍이다.

제 아무리 좋고 값비싼 선물이라 하더라도 그 선물을 받는 상대의 관심 테두리 안에 있지 못한 선물을 마음을 열 수 없다. 그래서 제대로 선물을 하기 위해서는 마음을 다해 상대의 관심을 읽기 위한 노력이 필수다. 그리고 적절한 타이밍에 주는 것이 생명이다.

똑똑한 선물로 상사의 마음을 사로잡는 직장인의 비밀

후배 H과장은 상사의 가족을 위한 자연스러운 선물로 상사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어찌나 눈썰미가 있는지 상사 집들이 때 딱 한번 가 보고는 상사부인의 취향을 파악한 왕센스다. 와인 잔이 종류별로 다양하게 있는 장식장을 보고서는 출장 때마다 특이한 와인 잔을 찾아 헤맸다니 정성이 갸륵하다. 이처럼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선물을 위한 키워드는 바로 마음과 정성이다.

예전에 방송을 함께 했던 탤런트 전원주씨는 가수 문희옥씨를 칭찬하곤 했었다. 방송하기 전에 연세 지긋하신 분들의 식성에 딱 맞는 ‘된장 살짝 발린 미역쌈밥’을 바리바리 챙겨오는 센스 때문이다. 그런 세심함을 가진 이를 누군들 안 예뻐할까? 그 세심함이 그냥 부러울 뿐.

몇 년째, 필자는 직접 담군 고추장과 된장, 어떤 때는 직접 짠 참기름을 선물 받고 있다. 시중에 파는 일반 고추장 된장, 기름과는 차원이 다른 자연의 맛도 일품이지만, 선물을 의미 있게 받았기 때문이다. 바쁜 요즘, 나를 기억하고 택배로 선물을 보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감사한 일이다. 그런데 해마다 신입사원이 직접 필자의 회사에 와서 선물을 주고 간다. 손 한가득 선물을 들고 해맑은 미소로 ‘안녕하십니까? 신입사원 조인성(가명)입니다. 저희 회장님께서 박영실대표님께 선물을 보내주셨습니다. 이 고추장은 일반 고추장과는 달리…… (중략)….맛있게 드시고요. 늘 관심과 성원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라며 선물에 대한 겸손한 자랑과 함께 감사함을 전한다. 그 순간 필자는 감사함을 받는 대상이 바뀌었음을 느끼며 송구해 진다. 아울러 감사함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고 다짐도 한다. 물론, 송구하게도 몇 년째 다짐만 하고 있지만…. 이처럼, 선물은 주는 방법도 상당히 중요하고 가치 있다.



마음 사로잡는 연말선물 VS 속셈 보이는 폭탄선물




속셈이 보이는 선물은 폭탄으로 변신할 수 있음을 명심하자

하지만, 위의 사례를 무조건 따라 하는 것은 금물이다. 인맥관리를 위한 노하우는 개인마다 다르므로. 중요한 건 상대가 어떤 사람이냐다. 선물을 좋아하는지,’호형호제’하기를 선호하는지, 그저 충성심을 따지는지를 가려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 성과를 중시하는 상사에게 엉뚱하게 선물공세를 펼치다가는 역효과를 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속셈이 훤히 보이는 선물은 누구나 별로다. 무더기로 대충 사서 많은 이들에게 하나씩 배분하듯 나누어 주는 생색 내기식 선물도 별로다. 받고도 고맙지가 않고, 어떤 경우는 받지 않느니만 못한 경우도 있다. 선물을 주는 것은 순간이지만, 선물을 주기까지는 많은 생각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지금까지도 필자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선물 중에 또 하나는, 교육생이 준 ‘노트’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손으로 직접 만든 천으로 된 노트’다. 직접 고른 천과 종이 그리고 실로 한 땀 한 땀 정성 들여 만들었다는 그 노트는 5년째 내 손에 가장 가까이 닿을 수 있는 ‘명당자리’터줏대감이다. 그 선물을 보면 마음이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노트 첫 장에 쓰인 이 문구가 나는 참 좋다.

빛을 퍼뜨릴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촛불이 되거나 또는 그것을 비추는 거울이 되는 것이다.

– Edith Whart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