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실 칼럼]2021설날, 명절증후군보다 굿타이밍 소통으로 마음방역 챌린지
올해는 명절증후군보다 무서운 코로나블루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등 현행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를 설 연휴가 끝나는 오는 14일까지 2주 연장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다만 오후 9시까지만 매장에서 취식할 수 있는 ‘코로나 통금’ 조치는 1주일 간 확진자 추이를 지켜본 뒤 연장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예전에는 나도 이 즈음이면 명절증후군에 관한 이야기를 하곤 했었는데 고향방문 자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급변한 세상을 새삼 느낀다.



올해는 온라인으로 세배하기



사실상 형제·자매 등이 함께 고향을 방문해 명절을 보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대본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는 코로나19 유행 양상과 무관하게 2주간 유지될 것”이라며 설 연휴 귀성과 여행을 자제해달라고 권고했다. 최근 한 언론에서 비대면 설날 주제로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세뱃돈을 못 받게 된 10대를 제외하고는 84.1%가 비대면 설날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비대면 설날이 더 좋다고요?



세대별로 이유가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 20대는 명절 때 친척들이 모인 자리에서 취업, 결혼 등과 관련한 ‘잔소리를 안 들어도 되어서 좋다’는 응답이 많았다. 그만큼 명절때마다 들었던 친척들의 불필요한 참견이 스트레스였던 것으로 해석된다. 기혼 여성은 ‘차례상 차려야 하는 부담이 줄어들어서 좋다’는 응답이 많았다. 그리고 50대는 ‘세뱃돈을 안 줘도 되어서 좋다’는 응답이 다른 연령대보다 높은 것으로 나왔다.



명절 스트레스를 받았던 이유도 가지가지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과 즐거워야 할 명절이 그동안 서로에게 적지 않은 상처를 주기도 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설에는 직접 만날경우는 많지 않을 것 같다. 비대면으로 만나더라도 조심하는 것이 좋겠다. 상대방 입장에서 상대적 박탈감이나 거부감 또는 부담감을 느낄 수 있는 화제는 피하도록 하자.



다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지!



가족이니까 이해하겠지라는 생각에 자신도 모르게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설날 스트레스를 줄이는 현명한 대화예절이 있다면 무엇일까? 우선 역지사지로 민감한 화제는 피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상대를 위해 하는 말이라는 명분 아래 민감할 수 있는 질문이나 참견을 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서 ‘공부 잘하니?’ ‘취직은 했니?’ ‘애인은 있니’ ‘결혼은 언제 할거냐?’ ‘애는 언제 낳을거니?’ 등등은 지나친 간섭일 수 있음을 기억하자. 이렇게 얘기 하는 사람들은 보통 이렇게 얘기한다. ‘다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지. 나 좋으라고 하는 말이냐!’라고 포장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상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역지사지 소통법과 굿타이밍



친척은 물론이고 가족 사이에서도 상대의 입장을 생각하는 역지사지가 중요하다. 가족이라 하더라도 서로를 독립적인 주체로 인정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상대가 들어서 상처가 될 수 있는 말이라면 제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최소 세 번은 더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 좋다. 아무리 생각해도 꼭 해야 하는 말이라면 상대가 마음을 열고 들을 수 있는 적절한 타이밍을 찾는 노력을 하자. 내가 말을 하고 싶을 때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내 말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을 때 말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너는 도대체 언제 취직할거냐?



말하기 전에 상대의 입장을 생각하고, 자신이 한 말에 대한 상대방의 기분이 어떨지 고민한 후 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말을 표현하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너는 도대체 언제 결혼할 거냐?’ ‘아이는 언제 낳을 거냐?’ ‘00네는 벌써 취직했다던데 도대체 너는 언제 취직을 할 거냐?’라고 공격적으로 하는 일방적인 말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걱정이 되어서 하는 소리겠지만 명절때마다 이런 직설적인 말을 듣는 입장에서는 그 상황도 싫고 명절도 싫어질 것이다. 명절이 그야말로 스트레스를 주는 날로 기억되기 쉽다. 설날에는 이런 화제보다는 새해의 긍정에너지를 가득 줄 수 있는 덕담으로 바꿔보자.



저도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고 싶은데



적절한 타이밍에 하는 말일 때 효과가 있지만 자식 입장에서도 부모가 이런 말을 할 때 조금은 더 긍정적으로 답변해보자. 지나치게 간섭하는 화제와 일방적인 표현을 자제하는 것은 참 중요하다. 하지만, 그런 소리를 들었다고 무조건 등을 돌리거나 반발하는 것도 현명하지 못하다고 볼 수 있다. 차라리 이렇게 얘기해 보면 어떨까? ‘ 저도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고 싶어서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는데 쉽지 않네요! ’’라고 말이다. 실제 이렇게 대답하는 지인을 본 적이 있었는데 품격이 느껴졌다. 지혜로운 화법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아내를 도와주는게 아니라 함께 하는 겁니다!



대화를 비롯해서 가족의 배려가 계속된다면 가족모두 즐거운 명절이 될 수 있을텐데 쉽지 않다. 요즘 신세대 남편들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추세다. 아내를 도와준다는 의미가 아니라 당연히 함께 해야 하는 일로 여긴다. 고생하는 아내에게는 남편 등 가족의 격려와 배려가 가장 큰 선물일 수 있다. 결국, 모두가 즐거운 명절이 되기 위해서는 모든 가족이 조금씩 일을 나누고 서로에게 조금 더 많은 배려를 함으로써 함께 치르는 축제라는 명절의 본뜻을 되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올 설날에는 이 세상의 가장 먼 거리인 머리와 입 그리고 손까지의 거리를 적어도 한 뼘 더 가깝게 하려는 노력을 해보자.



코로나블루 극복, 마음방역 챌린지도 성공하자!



코로나로 조금은 아쉬운 명절이지만 가족간의 화목으로 그 어느때보다 따뜻한 설날 보내면 좋겠다. 조상님들이 자손들에게 가장 바라는 것은 역시 ‘정성과 화목’이 아닐까 싶다. 2021새해 설날에는 코로나가 달아날 만큼 집집마다 행복한 웃음이 가득하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가족 구성원 모두 코로나 블루 극복 위한 ‘마음방역 챌린지’ 에 성공해야 한다. 힘든 상황인만큼 평상시보다 2% 더 따뜻한 눈빛과 말씨로 가족들의 마음을 2도 더 따뜻하게 만들어보면 어떨까!
[박영실 칼럼]2021설날, 명절증후군보다 굿타이밍 소통으로 마음방역 챌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