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신축년이 활짝 열렸습니다.  이맘때면 누구나 큰 꿈을 꾸기 마련입니다. 어떤 꿈을 꾸셨는지요? 아직 꿈을 꾸지 못하셨으면  필자와 함께 경복궁 궁담길을 걸으며 올 한해를 위한 청사진을 그려보셨으면 합니다.


  청계천 광통교를 지날 때마다 600여 년 전 서울을 생각하고 합니다. 도대체 청계천 물은 어디서 오는 걸까? 비가 내릴 때나 아니면 눈이 내릴 때 청계천 물을 보며 생각에 잠기곤 합니다. 이럴 때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구름 한 점 없이 파란 하늘이 필자 눈에 들어옵니다. 빌딩과 빌딩 사이로 산들이 보이지요. 광화문 광장에 서면 눈앞에 궁궐이, 반쯤 핀 모란 같은 산도 보입니다. 바로 경복궁 뒤 백악산입니다. 봉우리 세 개 사이로 나무와 바위틈새에 길 따란 성곽도 있습니다. 인왕산과 백악산을 바라보며 한걸음 들어가면 경복궁 정문인 광화문입니다.

  청계천 물길은 어디에서 시작할까요? 청계천의 진원지를 찾아 경복궁을 걷습니다. 경복궁 궁담길 따라 놓인 동서남북 4개 문 중 정문은 광화문입니다. 광화문 좌우로 해치가 2층 누각과 3개의 홍예문을 밤낮으로 지키고 있습니다. 광화문을 들어서면 또다시 문을 만납니다. 경복궁 근정전을 향하는 길은 겹겹이 문이지요. 흥례문에서 근정전과 백악산이 어렴풋이 보입니다. 흥례문을 지나면 금천이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렇다면 금천의 물은 또 어디에서 올까요? 자연적인 물길일까요, 인위적인 물길일까요? 청계천의 비밀이자 경복궁 물길의 열쇠가 이 금천에 있습니다.

  경복궁은 수많은 장마와 홍수에도 잠기지 않았습니다. 종묘와 사직단 그리고 궁궐에 물길을 만들었지요. 한양도성 안과 밖에도 수많은 물길과 옛길이 있었습니다. 경복궁 안 근정전과 경회루가 조선의 상징입니다. 경회루는 600여 년 전 가장 경관이 좋은 곳으로 경회루의 물은 고여 있어 보이지만 썩지 않았습니다. 경회루지가 고여 있지 않고 흐르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 비밀은 경회지 아래 박석입니다. 물 바닥은 평평하지 않고 기울기가 있고, 용천이 솟아올라 윗물을 밀어내어 금천 지나 청계천에 모입니다. 샘물은 끊임없이 차고 맑은 물로 샘솟아 물을 순환시켰습니다. 한 마디로 말해 경회루 물은 과학입니다.

 

 경복궁은 모든 것이 과학이고 철학마저 깃들어있습니다. 경복궁 정문에서 북문까지는 거의 일직선입니다. 광화문 지나 흥례문, 흥례문 지나 근정문 그리고 근정전입니다. 근정전 뒤에는 사정문, 왕과 왕비의 침전인 강녕전과 교태전을 지나면 경복궁 후원 가는 길에 북문이 있습니다. 현무가 그려진 백악산 기슭 후원을 향하는 신무문이 마지막 문입니다. 한양도성에 인의예지 사대문이 있듯, 경복궁 궁담길에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알리는 문 네 개가 있습니다. 건춘문_광화문_영추문_신무문이 궁담길 따라 춘하추동 순서대로 궁문에 현판이 있습니다.


  청계천의 물은 한양도성을 잇는 내사산에서 흘러왔습니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이 물의 속성입니다. 백악산 대은암천에서, 인왕산 백운동천과 옥류동천 그리고 목멱산 남소문동천에서 청계천으로 물이 모입니다. 청계천 물길의 시작은 경복궁 금천이지요, 경복궁 금천의 시작은 경회루와 향원정의 물길입니다. 한양도성은 서울의 중심입니다. 경복궁은 600여 년 대한민국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도행지이성(道行之而成)’ 이란 말이 있습니다.  < 길은 걸어가는 것으로 만들어진다. > 라는 의미입니다. 신축년 올 한해는 당신이 걸어가는 대로 만들어집니다. 아직 새해를 맞아 준비하신 게 없다면 청계천 물길을 찾아 경복궁까지 걸어보시기 바랍니다.

  우문도답!  바로 우리의 문제는 길 위에 답이 있습니다. 당신만의 길을 한번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 최철호 / 성곽길 역사문화연구소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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