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엄청난 사건의 핵심적 단서는 의외로 작은 것에서 찾을 수 있다. 그래서 디테일의 관점이 중요하다. 미국 드라마 <형사 콜롬보(Columbo)>에서 형사 콜롬보는 낡아빠진 코트에 다소 얼빠진듯한 표정, 독특한 코맹맹이 목소리를 가진 어수룩한 모습이지만, 작은 것을 놓치지 않는 날카로운 추리력을 가지고있다.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백신 문제, 주택문제, 계층 간 갈등 문제 등 많은 일이 겉치레에 집중하다 핵심적인 것을 놓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상식과 과학적 사실에 근거한 합리적 판단만이 조기에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지름길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못한 사람은 수상스키 타듯 폼만 내지만, 더 나은 삶을 개척해 나가는 사람은 시궁창에 손을 직접 넣어 막힌 오물을 건져내며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을 해낸다.

출처:네이버 영화

<영화 줄거리 요약>
로스앤젤레스 강력계 형사 콜롬보(피터 포크 분)는 살인 사건 등 강력범죄 현장에서 단서를 발견하고 추리하여 범인을 집요하게 추적해 나간다. 특히 그는 전혀 혐의가 없을 것 같은 사회 저명인사, 부자, 상류계층, 성공한 사람, 그리고 가까운 친척에서 범인을 찾는다. 일반적인 추리물은 살인범이나 살인 방법을 모르는 상태에서 결말 부에서 살해 방법과 살인범을 찾아내지만, 영화 <콜롬보>는 초반부에 살인범이 살인하는 이유와 방법을 보여주고 콜롬보 형사가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을 퍼즐 맞추듯 보여준다. 콜롬보는 범인의 지능적인 증거인멸과 조작 행위에도 굴하지 않고 결정적인 한 방을 먹이며 범인이 스스로 함정에 빠지도록 몰아간다.

출처:네이버 영화

<관전 포인트>
A. 콜롬보 형사의 집요한 특기는?
콜롬보 형사는 알리바이가 완벽하고 살해 동기가 전혀 없어 보이는 범인에게 능청맞게 접근하여 그에게서 범죄 해결의 자문을 구하는 등의 자연스러운 대화로 범죄 혐의점을 찾아낸다. 또한 심리전을 통해 방심한 범인에게 송곳 질문(Listen, just one more thing: 한 가지만 더 물어보겠습니다)을 던져 스스로 그가 거짓말을 하고 궁지에 몰리게 만들도록 한다. 콜롬보의 차도 낡은 1959년형으로, 푸조 403 컨버터블로 코트만큼이나 콜롬보를 닮았다. 콜롬보 형사는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에 나오는 예심판사(형사반장) 포르피리를 벤치마킹해서 만든 인물이라는 설도 있다.

B. 콜롬보 형사의  개성있는 캐릭터는?
곱슬머리, 노숙자 같은 후줄근한 트렌치코트, 독특한 제스처를 가진 모습 속에 숨긴 날카로운 추리력은 개성 있는 캐릭터의 모델로 상징된다. 탐욕에 계획범죄를 저지르는 상류사회 인사들의 번지르르한 외모와 대비되면서 진정한 행복은 사치스러운 부가 아닌 편안한 일상에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피터 포크는 어릴 적 병을 얻어 한쪽 눈을 제거하고 인공 안구를 이식하는 등 시련을 딛고 일어나 배우로 성공했고, 2008년 사망 후 300만 달러를 UCLA 대학에 장학금으로 기부하기도 했다. 모든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흐트러진 모습의 피터 포크는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C. 다양한 범죄의 에피소드는?
대부분 유명 작곡가, TV쇼 진행자, 언론 재벌 등 상류계급 사회의 저명인사들이 범행을 저지른다. 권력과 부에 눈이 어두운 인간의 탐욕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공연 중에 사람을 꾀어내어 살해하기 위해 미리 짠 음식인 캐비어를 먹이는 범인의 치밀한 수법 @자신의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해부학책으로 신체 장기 사이의 위치를 스스로 칼로 찌르는 범인 @체스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 상대방이 자살한 것처럼 유서를 꾸며 계단에서 밀어버리는 범인

D. 콜롬보와 비슷한 드라마는?
미국 NBC에서 1982년부터 1987년까지 방영된 <레밍턴 스틸>이다. 주인공은 탐정사무실의 보조로 일하지만 풍부한 영화 지식을 통한 추리력으로 실제 탐정인 여자 주인공보다 더 유명해진다. 이 드라마로 피어스 브로스넌은 007시리즈의 제임스 본드로 전격 캐스팅되기도 한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도 영화의 다양한 부문을 입체적으로 해석하여 기업경영에 응용하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이렇듯 상상력과 영감은 예리한 제3의 눈을 키우는 영화와 소설에서 얻어질 수 있다.

출처:네이버 영화

<에필로그>
추리극을 통해 우리는 문제해결을 과학적이고 논리적으로 해결해나가는 접근법을 배우고 이해하게 된다. 1968년부터 미국 NBC방송에서 30년간 인기를 끈 <형사 콜롬보>는 깊은 통찰력과 풍부한 삶의 경험을 통해, 인간의 탐욕 심리를 예리하게 꿰뚫고 마침내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삶에서 부딪히는 일과 생활 속 많은 문제는 결국 이런 통찰력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진실된 삶은 결코 수상스키를 타는 것이 아니다.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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