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월튼네 사람들!
<프롤로그>
복잡하고 삭막해진 사회에서 살아가는 젊은이들은 점차 비혼이나 비출산을 보편적 가치로 생각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특히 과거 부모 세대들의 결혼생활이나 육아에 대한 어려움을 지켜보면서 행복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이럴 때 필자의 어린 시절, 오랫동안 방영했던 <월튼네 사람들(The Waltons)>이라는 미국 드라마가 생각이 난다. 어려운 경제 대공황 시기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8남매와 함께 살아가는 부부의 삶에서 인생의 진정한 행복을 엿볼 수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자신을 닮은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삶은 가장 인간다운 삶일 것이다.

[월튼네 사람들 : 버지니아주의 작은 산골에서 통나무집을 짓고 사는 월튼 가족의 생활을 잔잔하게 그려낸 시리즈로, 제작자인 ‘얼 해머’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원작으로 10년간 CBS(1971~1981)에서 시리즈로 방송. 미국 경제 대공황과 2차 세계대전의 어려운 시기에 미국인들에게 큰 희망과 용기를 주었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월튼네 사람들!
<영화 줄거리 요약>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자상하고 책임감 강한 아버지(랄프 웨이트 분)와 인자하고 현명한 어머니(마이클 러너드 분), 그리고 8남매로 구성된, 3대가 모여 사랑스럽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3대의 대식구들이 그려나가는 소박한 생활 모습들이 미국을 비롯해 많은 나라에서 높은 공감을 얻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주인공인 존과 올리비아 부부는 슬하에 5남 3녀의 자식을 두었다. 그들은 존 보이, 제이슨, 메리, 벤, 에린, 쌍둥이 짐과 조셉, 막내인 엘리자베스이다. 또한 존 부부는 부모인 에스더와 젭을 모시고 살기 때문에 3대라는 대가족이 함께 살고 있다. 이들 대가족이 슬픔과 기쁨, 시련 등을 함께 극복하며, 내일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삶을 헤쳐나가는 모습이 많은 이들에게 공감과 큰 감동을 주었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월튼네 사람들!
<관전 포인트>
A. 이 드라마가 미국에서 유명한 이유는?
가족이 함께 사는 이야기는 사실 미국 드라마에선 좀처럼 보기 쉬운 모습은 아니다. 경제 대공황부터 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한 20세기 초의 대격변기까지, 미국 중산층 대가족이 한 시대를 관통한 슬픔과 기쁨, 시련을 다 함께 극복하고 헤쳐나가는 모습은 당시 TV를 보던 미국인들에게 많은 감동을 주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선거 연설 중에 “미국 가정은 블랙코미디 같은 ‘심슨 가족’보다는 월튼네 사람들을 지향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는 ‘월튼 가족’의 모습이 미국 공화당이 내세우는 보수적인 가족주의와 부합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B. 드라마의 전개 방식은?
1963년 유명한 작가가 되는 큰아들 존 보이(리처드 토마스 분)가, 1933년부터 1946년까지 있었던 이야기를 회상하면서 전개된다. 이 시기는 미국 경제 대공황기, 그리고 2차 세계대전이라는 엄청나게 어려운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주제곡의 트럼펫 연주가 울리면, 집안의 모든 불빛이 차례대로 꺼지면서 가족들이 모두 굿나잇 인사와 함께 잠자리에 드는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이다.

C. 인상적인 에피소드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아이들은 아버지에게 찾아와 자신들이 산타에게 기대하는 선물을 얘기한다. 아버지는 겨울철 목재를 내다 팔아서 내년 봄까지 생활비를 장만해야 했지만, 돈을 모두 아이들 선물에 써버린다. 이에 부인은 큰 걱정을 하는데, 이때 그는” 하느님이 좋은 일을 했으니 잘 보살펴 주실 거야”라며 부인을 위로하고, 이에 부인도 따뜻한 미소로 화답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덕분에 가난하지만, 행복한 가정의 온기를 느낄 수 있었다.

D. 가족 간의 아름다운 사랑으로 유명한 드라마는?
미국의 동화작가 ‘로라 잉걸스 와일더’가 쓴 원작을 드라마로 한 <초원의 집(Little house on the prairie)> 1972년에서 10년간 NBC TV에서 인기리에 방영되었다. 1870년대 미국 서부를 배경으로 개척시대를 살아가는 가난하지만 강한 의지로 살아간 행복한 가족의 이야기로, 주인공은 바로 소녀 로라 잉걸스(멜리사 길버트 분) 작가 자신이다. 그녀가 소녀의 감성으로 부모의 역할, 역경을 헤쳐나가는 가족의 끈끈한 이야기를 표현함과 동시에 18세까지 성장한 모습을 그려냈다. 아버지는 마이클 랜든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성공한 사업가로 나오는 니콜라스 케이지가 우연히 천사의 도움으로 잊었던 가족과의  행복했던 시간을 갖게 되면서 특별한 선택을 하게 되는 영화<패밀리 맨(The family man), 2000>도 있다.

E.결혼과 출산을 활성화 시킬수 있는 아이디어는?
젊은 세대가 결혼과 출산을 두려워하는 것은 문화적으로는 @보여주기식 사회적 관념, 사다리 없는 경제적 비전 부재, 권력자들의 선택적 법 적용 등 가치관의 혼란이 있고 현실적으로는 @경조사의 허례허식으로 인한 젊은 층의 부담감, @주택 등 거주지마련에 대한 불안감, @육아에 드는 비용과 엄청난 노력, @맞벌이 환경에서 일과 생활의 균형이 어려운 사회적 현실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상황들을 극복하고 행복한 삶을 꿈꿀 수 있게 하려면, 사회지도층의 적극적 선행과 솔선수범이 요구되며, 경조사, 제사, 김장 등 정신적 육체적으로 부담을 주는 행사를 대폭 간소화하고, 주택문제, 육아 문제에 대한 현실적인 청사진이 필요하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월튼네 사람들!
<에필로그>
저출산 문제로 출산장려금, 육아 수당 등의 정책도 중요하지만, <월튼네 사람들>에서 처럼 사랑하는 사람과의 행복한 삶을 이어가는데 가족이 가장 소중한 역할을 한다는 자연스러운 공감과 인식이 생길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트집, 고집, 흠집, 아집으로 상대에게 상처를 주지 말고 따뜻하게 배려하는 모습이 필수적이다. 또한 방송에서도 아름다운 가정 이야기를 자주 보여주어 이를 통해 젊은이들이 따뜻한 가정을 만들 용기가 생기게 하고, 그곳에서 사회적 에너지가 충전되는 선순환의 가치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