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한 직원 타 부서로 보낼 것인가?
[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 무능한 직원 타 부서로 보낼 것인가?
말년 과장인 홍길동 과장의 부서 이동 신청

A과장이 언제 과장으로 승진을 했는지 누구도 모른다. A과장이 지도한 신입사원이 벌써 부장 또는 팀장이다. 팀에서 A과장에게 일을 부탁하는 직원은 한 명도 없다. 팀의 가장 고참인 김부장도 A과장 입사 후배이다. 팀장은 A과장과 주 1회 이상 면담을 하며 관심을 갖지만, A과장의 열정과 성과는 타 팀원에 비해 높지 않다. 오히려 A과장으로 인하여 팀워크가 하나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A과장이 팀장에게 면담을 신청해 자신은 이 팀에 적성이 맞지 않아 타 부서로 보내 달라는 요청을 한다. 팀장으로서 당신은 A과장을 타 팀으로 보낼 것인가? 팀장으로 팀원을 타 팀에 보내는 원칙이 있다면 무엇인가?

A과장이 타 팀에 가서 잘할 것이라는 확신이 드는가?

부서장 생활을 하면서 자발적, 비자발적으로 여러 직원을 타 부서로 보내며 배운 점이 하나가 있다. 불만스럽게 나간 직원은 옮긴 부서에서도 불만이 많고 성과가 떨어진다. 떠난 부서에 대한 험담을 하며 좋지 못한 이미지를 심어 놓는다. 나 편하고 좋겠다고 힘들고 무능한 직원을 타 부서로 보내면, 그 직원으로 인하여 팀과 내 자신이 무능한 조직과 부서장으로 인식된다. 집안에서 새는 바가지가 밖에서 새지 않을 수 없다. 한 부서에서 불만이 많고 성과가 낮은 직원이 타 부서에 가서 잘한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옮긴 부서에서도 이미 A과장이 무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고, 어쩔 수 없이 받았다면, 적당한 수준의 일을 지시한다. 하지만, 이 또한 해결하지 못하므로 옮긴 팀에서도 문제 직원이 된다. 마치 핑퐁게임처럼 문제아를 이 부서 저 부서 옮기게 한다. 회사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한 사람의 인생이 슬픔이기도 하다.

부서 이동의 원칙은 무엇인가?

부서장으로서 함께 일한 직원을 타 부서로 보낼 때에는 헤어지는 슬픔보다 성장하겠다는 기대와 기쁨이 커야 한다. 우수한 직원이 우리 부서에 와서 좋다는 인정을 받아야 한다. 직원을 보내는 원칙은 바로 팀에서 가장 열정적이고 직무 역량이 뛰어나 성과를 올리는 최고 직원을 보내야 한다. 현재 있는 팀에서 배우고 성과를 내는 것보다, 힘들겠지만 일을 더 배울 수 있고 새로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단편적 지식이 아닌 다양한 직무를 경험하여 보다 넓은 시각을 갖고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성장시켜야 한다. 한 조직에 오래 머물면 우수한 직원도 얼마 가지 않아 범용 인재가 되고 만다. 한 분야의 전문가이지만, 다른 분야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관리자나 경영자로 성장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짧은 기간이지만, 타 부서 타 직무를 경험하여 전사적 관점을 갖도록 해야 한다. 팀의 문제 직원은 일을 잘 할 수 있는 수준의 역량을 키워 타 부서로 보내야 한다. 나와 함께 하는 직원은 그 어느 부서, 어떠한 직무를 해도 빠르게 적응하여 제 몫 이상을 할 수 있는 인재로 육성해야 한다. 오래 머물러 고이게 하지 말고 일정 수준을 넘으면 새로운 경험을 쌓게 해줘야 한다. 이것이 부서장의 역할과 책임이기도 하다.

이동을 원하는 문제 직원은 어떻게 할 것인가?

문제 직원이 부서이동을 원하면 부서장 입장에서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인성과 역량, 실력도 안되는 직원을 보내면, 팀과 부서장 모두 무능하다는 소리를 듣고 반드시 후회하게 된다. 자신이 맡은 조직과 직원을 강하게 성장시키는 것이 부서장의 역할이며 책임이다. 이동을 원하는 직원은 회사에서 가장 잘나가는 부서 또는 가장 편한 부서를 원한다. 가장 편한 부서는 그 직원의 미래를 포기하게 하는 일이므로 부서장은 절대 허락해서는 안된다. 가장 잘나가는 부서라면, 그 팀장에게 다른 이야기는 하지 말라고 부탁하며, 문제 직원의 직위라면 어느 정도의 역량과 성과를 창출해야 하는가에 대해 면담을 추진하면 된다. 그 부서의 직원 한 명을 소개받아 6개월 이상의 멘토링을 실시하게 하고, 1년 동안 현 조직에서 성과를 내고 가고 싶은 부서의 일도 배우라고 하는 것이 좋다. 만약 할 수 없다고 하면, 있는 곳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보내줄 수 없다고 하며 보다 악착 같은 근성을 키워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직 생활을 하면서 문제직원은 분명 있다. 하지만, 입사부터 문제직원은 아니었다. 중간에 회사 또는 상사와 선배로 인하여 문제 직원이 된 경우가 많다. 이들에게 진정성 있는 관심과 성장을 바라는 마음으로 면담과 피드백을 주면 이들이 더 크게 변한다. 우리는 성서의 돌아온 탕자 이야기를 알고 있다. 부서장으로서 한 명의 직원이 제 몫 이상을 하게 한다면, 회사 뿐 아니라 그 직원의 인생 나아가 가정을 구하는 일이기도 하다.

홍석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