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실 칼럼]코로나 시대 한글날, 마음만큼은 다붓이-가치관 보이는 말그릇
한글의 우수성과 공로를 기리는 한글날



한글의 우수성을 기리며, 그 고마움을 마음에 새기는 날인만큼  우리말퀴즈를 한번 내볼까한다. 여러모로 알맞은 모양을 의미하는 아름다운 우리말은 다음 네가지 중 무엇일까? ① 두루두루 ② 두루마리 ③ 두루딱딱이 ④ 두리뭉실 정답은 ③ 두루딱딱이 다. 예를 들어서 이렇게 사용할 수 있다. “이 라디오는 여러모로 성능(性能)이 두루딱딱이로 만점입니다! “



한글과 한국어



‘한글’은 한민족이 쓰는 언어를 표기하기 위해서 쓰는 문자의 이름이고, ‘한국어’는 전통적으로 한민족이 쓰는 언어를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글자 자체에 초점을 둔 말이라면 ‘한글’이 적합하고, 언어 자체에 초점을 둔 말이라면 ‘한국어’가 적합하다.



인터넷 발전에 따른 우리말 사용 혼란



최근 우리사회는 한국어와 외래어의 혼용으로 외계어같은 신조어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긴 문장을 짧게 줄이는 줄임말도 일상용어로 침투한지 오래다. 예를 들어서 밀당(밀고당기기), 빼박(빼도 박도 못하다) 등은 줄여서 쓰던 말이다. 뿐만 아니라 톡디나 전공이라는 신조어도 있다. 톡디는 카톡아이디고 전공은 전체공개란다. 말은 우리의 생각과 인격을 표현하는 도구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대상과 상황에 따라서 말을 잘 선별해 사용하는 사람이 존경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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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어들이 언어의 진화?



시대가 발전하고 세대가 바뀌면 사회적인 흐름에 따라 언어는 늘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것이 바로 ‘언어의 진화’적 입장에서 보는 시각이기도 하다. 글로벌시대인 지금 외래어의 사용이 필요한 부분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한글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 순우리말을 이해하고 익히는 노력이 없는 무조건적인 외래어와 신조어가 남발되는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자신의 뿌리를 모르면 주변에 휘둘린다. 한글날을 맞이해서 우리의 언어의 뿌리를 돌아보면 어떨까 싶다. 아름다운 우리말 한글을 올바르게 사용하다보면 시나브로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 아름다운 한글의 매력에 더 빠져들것이라 기대해본다.



우리의 가치관을 표현하는 말, 차별의식을 보여주는 말의 표현들



이미 수년 전부터 잘못된 장애인 용어를 바로잡기 위한 요청들이 있었다. 일상생활 속, 장애인 분들을 지칭할 때 어떤 표현을 써야 올바른 표현일지 잘 몰라 실수하는 경우가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발표한 내용들을 알아보자. ‘눈먼 자’ ‘소경’ ‘보지 못하는 자’ ‘맹인’은 ‘시각장애인’로 표현하는 것이 옳다, ‘귀머거리’ ‘못 듣는 자’는 ‘청각장애인’, ‘벙어리’ ‘어눌한 자’ ‘말 못하는 자’ 등은 ‘언어장애인’으로 바꿔 사용하자. 그리고 장애인의 반대말은 정상인이 아니라 비장애인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옳다.



아름다운 순우리말 여우별 씨밀레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순우리말들이 있다. 여우별, 씨밀레, 마루, 아라, 볼우물 등이다. 짐작이 가는 단어도 있을 것이고 생소한 단어들도 있을 것이다. 여우별은 ‘ 궂은 날 잠깐 났다가 사라지는 별’이라는 의미다. 그리고 씨밀레는 ‘ 영원한 친구’ 의 우리말이다. 마루는 ‘하늘’의 우리말이며 아라는 ‘바다’의 우리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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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우물은 보조개의 순우리말



볼우물은 ‘보조개’를 의미하는 순우리말이다. ‘볼우물’이 주는 의미는 생각할수록 미소를 짓게된다. 볼에 우물처럼 살짝 패인 보조개를 곧바로 연상하게 되기 때문에 참 잘어울리는 우리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얼마전에 이런 글귀를 본 적이 있었다. ‘예쁜 타니 사세요!’‘타니’라는 단어가 생소해서 주인에게 물어보니 ‘귀걸이’를 뜻하는 순우리말이라고 한다.



아름다운 순우리말을 배워가는 재미



예전에 임원부부동반 교육을 했을때도 새로운 순우리말을 우연히 접했다. 교육을 거의 마무리하면서 임원부부들이 돌아가면서 교육받은 소감을 간단하게 이야기하는 중이었다. 맨 앞줄에서 교육내내 열정적으로 함께 해주었던 임원부부 순서가 되자 이렇게 얘기했다. “저희 가시버시는 이번 교육을 통해 매너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가시버시’의 의미를 물어보니,아내와 남편 즉, 부부(夫婦)’를 낮추어 부르는 순우리말이라고 한다. 교육하면서도 학습자들을 통해 아름다운 순우리말들을 오히려 배운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다.



두루딱딱이부터 가시버시까지



오늘 여러 가지 순우리말들을 알고 익혔으니‘글구멍이 트인날’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글구멍은 ‘글을 잘 이해하는 지혜를 이르는 말’이라는 의미다. 글이 들어가는 머리의 구멍이라는 뜻으로 이해하면 더 쉬울 듯 싶다. 공부가 잘 안될때는 ‘글구멍이 막혀서 집중이 안된다.‘라고 쓰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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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중심이라는 의미의 가온누리



그린 듯이 아름다운 날개라는 의미의 ‘그린나래’라는 말도 참 예쁘다. 연인의 순수 우리말인 ‘그린내’도 많이 쓰이지는 않지만 손꼽히는 아름다운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날아오르다의 순수 우리말인 ‘나르샤’와 사랑스러운 여인이라는 의미의 ‘단미’도 한글날을 맞이해서 활용해 보면 좋을 순수 우리말이다.



순우리말을 되짚어보는 것은 의미있는 일



한글날은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한 것을 기념한 날이다.우리나라 고유 문자인 한글의 연구·보급을 장려하기 위하여 정한 날이기도 하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訓民正音)을 반포한지 480주년이 된 해를 맞이하여 기념식을 갖고, 이날을 제1회 ‘가갸날’로 정하였다고 전해진다. 그러므로 순우리말의 아름다움을 기억하고 느끼는 한글날이 되면 좋겠다.



코로나 시대 마음만큼은 다붓이



코로나19로 가족친지들과 가까이 함께 하지 못하는 요즘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최근에 특히 정감가는 우리말이 있다. 붙어 있는 정도가 매우 가깝게를 의미하는 우리말이다. 바로 ‘다붓이’ 라는 말이다. 코로나19 때문에 가족친지들이 비록 몸은 다붓이 함께하지는 못하지만 마음만큼은 다붓이 함께 하는 하루 보내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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