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급체계 축소할까? 유지할까?
[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 직급체계 축소할까? 유지할까?
직급과 호칭 체계를 변경하라

대기업 협력업체인 A회사 김사장은 고민이 많다. 매출 전부를 의존하고 있는 고객사가 3단계 직급체계를 발표했다. 호칭도 직책자를 제외하고 전원 000님으로 통일하였다. A회사는 지금까지 8단계(사원1, 사원2, 사원3, 주임, 대리, 과장, 차장, 부장)의 직급체계를 유지해 왔고 구성원들도 이에 대해 익숙한 탓인지 특별한 니즈가 없었다. 하지만, 협력업체로 있는 만큼 가야하는 방향과 전략이 같아야 한다는 생각에 인사팀에 직급체계를 단순화하라고 지시했다.

인사팀에서는 직급체계 축소 지시에 의견이 분분하다. 왜 해야 하는가? 구성원들은 생각도 하지 않는데, 괜히 축소해 인건비 줄이기 위한 수단이라는 말을 듣지 않을까 하는 반대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한 편에서는 세계적 추세이고, 경직성을 줄이고 의사소통과 수평문화를 가져가기 위해 8단계 보다는2~3단계로 축소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축소와 유지를 위한 조직개편에 고려할 사항은 무엇인가? 직급 체계를 축고 개편 시, 다음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1) 다단계 직급체계일수록 인건비 추가된다. 축소에 따른 인건비 하락에 대한 대책. 2)직급 축소에 따른 수평적 조직일수록 승진에 따른 동기유발이 어렵다.
3)입사 후 부장까지 도달하는 평균적 시간(축소 시, 긴 시간 부장으로 근무하다 퇴직4)역량성장 단계의 기준 설정
5)직무의 가치에 대한 구체적 구분 기준
6)조직별 의사결정의 단계
7)사회에서 통용되는 호칭체계 고려한 직급과의 매칭
8)개인의 자부심
9)직급 축소에 따른 호칭의 변경으로 대부분 기업은 기존의 장(과장~부장)의 호칭을 버리고 ~님, ~프로~, 매니저 또는 주임-선임-책임-수석이라는 호칭을 사용한다.

직급개편의 큰 트렌드

직급개편을 하는 기업은 크게 2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하나는2~3단계로 축소하는 설계이다. 대부분은 의사결정 효율화, 경직성 제거를 통한 수평 조직 구축, 직무가치/ 직책 중심의 조직 운영으로 축소개편을 실시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통상 2~3단계로 팀원 직급을 단순화한다. 2단계의 경우, 대리 이하와 과장으로 나누고, 3단계의 경우, 사원~주임, 대리~과장, 차장~부장으로 나눈다. 호칭은 2단계의 경우 프로(매니저)와 책임 프로(매니저)로 호칭한다. 이들 기업의 일부는 기존의 이사-상무-전무-부사장-사장의 임원 직급까지도 부문장-본부장의 직책 중심으로 단순화하고 있다. 팀원의 단순화된 직급체계에 대한 호칭은 ‘과장, 차장, 부장’을 모두 없애고 ‘선임, 책임, 수석’으로 부르거나, 팀원 전체를 ~님, 프로, 매니저라고 호칭하는 경우도 있다.

다른 하나는 현 직급체계를 유지하며 체류기간을 늘이는 경우이다. 이 방안을 결정하는 큰 이유는 직원의 사기(동기) 강화와 60세 정년퇴직에 따른 지속적 동기부여이다.

2개의 안 중 어느 안을 택할 것인가는 사업과 회사의 특성, 구성원의 니즈, 인건비와 사회적 인식, CEO의 결단에 의해 좌우된다. 선진국의 경우, 자신이 지금 어느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가에 따라 직급이 결정된다. 한 직급의 동일한 직무를 수행하면 계속 그 직급에 머물게 된다. 한 직급 승진하기 위해서는 직무의 가치가 다른 일을 수행해야만 한다.

인사팀에서 직급체계를 축소할 것인가? 유지할 것인가? 결정할 때의 유의사항.

직급체계 축소 개편은 단순 직급체계만 축소한다고 끝나지 않는다. 인력 운영의 근간이기 때문에 인력유형별 관리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인재육성은 물론이고, 직급에 따른 평가, 승진 단계의 축소에 따른 승진 프로세스와 승진가급의 처리, 보상 수준 뿐만 아니라 직원의 이동 배치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그러므로 개편 시, 임원들이 결정하기 이전에 충분한 내부 직원들의 의견을 파악해야 한다. 이 때, 제도개편에 따른 장단점을 충분히 설명해 줘야 한다. 직원들은 개편의 의미와 의도를 알지 못한다. ‘인사를 믿고 했는데 역시 인사는 우리 편이 아니다’는 인식을 심어줘서는 곤란하다. 경쟁사의 동향도 중요하다. 혁신을 위해 우리가 깃발을 들고 선두에 나설 수 있다. 실력과 열정이 있을 때의 일이다. 주저하며 불안해하는 실력 없는 임직원을 이끌며 CEO 혼자만의 제도 개편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홍석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홍석환의 HR 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