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노트르담 드 파리!
<프롤로그>
인간은 겉으로 보이는 모습보다 내면의 아름다움이 소중하다고 배워왔지만, 현실에서는 겉모양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빅토르 위고의 원작 영화<노틀담의 꼽추(The hunchback of Notre Dame), 1956>에서 종지기 꼽추의 아름다운 집시 에스메랄다를 향한 순수한 사랑은 사회의 지배계층인 주교와 자칭 연금술사인 신부의 타락한 탐욕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인간의 얼굴 안에는 해골이, 살갗 속에는 뼈와 장기가 있음을 잊지 않는다면 내면에 깃든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사람이 사랑받는 그런 세상이 올 것이다.

[빅토르 위고(Victor-Marie Hugo): 프랑스의 대문호 낭만파 시인, 소설가 겸 극작가. 불후의 소설 <노트르담 드 파리(Notre Dame de Paris), 1831>는 위고가 노트르담 사원에 새겨져 있는 그리스어<ANAYKH(아나크):불행한 운명>라는 말을 보고 영감을 얻어서 쓰게 되었다고 한다. 1862년에는 장편소설<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이 있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노트르담 드 파리!
<영화 줄거리 요약>
1482년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광장 주변에서 살아가는 아름다운 집시 에스메랄다(지나 롤로 브리지다 분)는 ‘쟐리’라는 염소를 데리고 춤과 노래로 공연을 하면서 돈을 벌고 많은 사람에게 인기를 얻고 있었다. 거리의 시인 그링고어는 그녀를 보고 반해 쫓아가지만, 집시들에게 포위되어 위험에 처하게 된다. 이때 에스메랄다가 결혼하겠다는 조건으로 그링고어를 구해준다. 반신불수라는 뜻의 콰지모도(안소니 퀸 분)는 태어날 때부터 꼽추였고, 버려진 그를 프롤로 부주교가 데려다 키웠는데 노트르담성당의 종을 치는 종지기였으며 못생긴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한편 그녀에게 연정을 품고 있던 노트르담성당의 신부 프롤로는 양아들인 꼽추 콰지모도에게 에스메랄다를 납치할 것을 지시한다. 지나던 경비대장 피버스가 나타나 콰지모도를 물리치고 에스메랄다를 구해준다. 체포된 콰지모도는 수레 감옥에 실려 잡혀가는데 오히려 에스메랄다는 콰지모도를 따뜻하게 대해주고 콰지모도는 그런 에스메랄다를 보며 태어나 처음으로 받는 호의에 깊은 감명을 받는다.

에스메랄다가 자신을 구해준 경비대장 피버스를 사랑하게 되자, 프롤로 부주교는 이것을 질투해 그녀가 보는 데서 피버스를 칼로 찌르고 에스메랄다에게 살인죄의 누명을 씌운다. 체포된 에스메랄다는 고문에 못 이겨 유죄를 인정하고 교수형을 선고받는다. 에스메랄다가 교수대 앞으로 끌려와 형을 집행당하기 직전, 콰지모도가 종탑에서 로프를 타고 내려와서 그녀를 구출하고 피난처인 성당 안으로 도망친다. 프롤로 부주교는 그링고어에게 에스메랄다를 성당에서 끌어내 사형시킬 것이라는 계획을 슬쩍 흘린다. 그랭구아르는 집시의 우두머리인 클로팽과 함께 패거리를 이끌고 성당을 습격하여 에스메랄다를 구출하려 하는데, 콰지모도는 이들이 에스메랄다를 해치려는 것으로 생각하여 거세게 저항한다. 왕은 성당에 군대가 들어갔었다는 전례가 있음을 알고 근위대를 파병하여 거지들과 에스메랄다를 죽이고  에스메랄다는 죽은 채로 다시 한번 교수형 처한다. 콰지모도는 잔인한 프롤로를 탑 아래로 떨어뜨려 죽게 한 뒤 에스메랄다의 시체가 있는 몬트포콘의 지하감옥에서 그녀의 곁에 눕는다. 그 후 오랜 세월이 흐른 뒤 교수형을 당한 시신들을 묻은 묘지에서 에스메랄다의 뼈를 꼭 껴안은 채로 죽은 콰지모도의 유골이 발견된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노트르담 드 파리!
<관전 포인트>
A. 이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15세기 말 서유럽의 역사에서 중세가 서서히 저물고 르네상스 시대가 도래하는 시점(1400년대 후반, 루이 11세 치하)이 배경이다. 이 작품은 1998년 뮤지컬로 각색되어 초연되었는데 뮤지컬이라는 장르에 냉담한 프랑스 관객들만 3백만 명이나 끌어모을 정도로 대성공을 거두었다. 당시 사회지도층으로 추앙받던 주교와 왕 같은 절대 존엄의 존재들을 세속적 탐욕과 타락에 물든 나약한 인간임을 밝히는 대담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노트르담 사원에 조각된 악마 얼굴의 조각상과 그들의 얼굴은 놀라우리만큼 닮았다.

B. 바보 왕으로 뽑힌 콰지모도는 어떤 일을 겪게 되나?
프랑스 왕세자와 플랑드르 공주의 혼인을 위해 플랑드르의 사신단이 파리에 방문한 데다가, 프랑스 민중들의 축제인 광인절(사람 중 특이한 자를 ‘바보왕’으로 선발하여 파리 시내를 행진하는 날)에 노트르담 대성당의 종지기 콰지모도가 선발되자 군중들 앞에서 커다란 치욕을 겪게 된다.

C. 콰지모도가 에스메랄다를 사랑하게 된 계기는?
모든 군중이 경멸하고 비웃는 가운데 에스메랄다는 그에게 친절히 물을 가져다주고 그 모습을 본 콰지모도는 크게 감동한다. 이후 그녀가 살인범으로 몰려 교수형에 처할 상황에서 노트르담 성당으로 그녀를 데리고 가서 보호하게 된다. 한편 에스메랄다는 피버스 경비대장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그는 이미 출세를 위해 질투심이 강한 고관대작의 딸 플러더 리스와 약혼한 이중적 욕망으로 에스메랄다를 외면한다.

D. 성직자인 부주교 프롤로의 이중인격은?
프롤로는 에스메랄다를 독점하기 위해 그녀가 사랑하는 경비대장 피버스를 칼로 찌르고 그 죄를 에스메랄다에게 뒤집어씌운다. 또 그링고어를 시켜 기적궁의 거지들과 부랑자들과 함께 에스메랄다를 구한다는 명분으로 성당을 습격하게 하여 에스메랄다를 납치한 후 그녀가 왕실 근위병에게 죽자 다시 교수형에 처하게 만든다. 이를 성당 위에서 지켜보던 콰지모도는 프롤로를 종탑에서 밀어뜨려 죗값을 치르게 한다.

E. 에스메랄다의 관심을 받고 싶었던 콰지모도가 한 일은?
자신의 보금자리인 노트르담 성당에 에스메랄다를 보호한 콰지모도는  잘보이려고 종을 온몸으로 치자, 에스메랄다는 매우 놀라지만 자신을 기쁘게 하려는 그의 노력에 웃음으로 화답한다. 또한, 그녀에게 피리를 주며 위기 시 자신을 부르라고 하고, 프롤로가 나타나 에스메랄다를 괴롭힐 때도, 콰지모도는 그의 아버지나 다름없는 프롤로를 저지해준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노트르담 드 파리!
<에필로그>
작품에서 인간은 사랑받고 사랑해야 할 존재임을 알려준다. 인간에게는 사랑받고 싶은 욕망이 있고, 사랑해야만 하는 존재라는 사실이다. 등장인물들의 사랑에 대한 욕망이 엇갈리지만, 이들은 엇갈린 사랑으로 인해 괴로워하면서도 끝내 그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결국 인간은 사랑으로 인한 괴로움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포기할 수 없는 존재임을 알게 된다. 또한 재판장에서 사람들이 콰지모도의 외모만 보고 그를 단죄하는 모습과 부주교의 높은 직위를 악용하여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던 장면, 아름답고 순수하지만 이교도 부랑자라는 사실로 염소의 영을 소유한 악령과 주술로 내통한다는 마녀로 몰아 교수형에 처하게 되는 에스메랄다를 보면서 진정으로 추악한 것은 바로 마음속에 있는 편견이라는 점도 일깨워주면서 대성당의 시대(이중적 도덕적 규율이 인간의 솔직한 욕망을 억누르던 시대)의 종말을 알린다.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