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다같이 컴퓨터 화면을 열어 주시고, 줌(ZOOM)으로 들어 오셔서, 공부를 시작합시다. 오늘 초대한 최 선생님은 호주에서 강의를 하시는 겁니다. 잘 보이나요?”

학습 모임, “인생디자인학교”를 만드신 한만정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70~80명이 컴퓨터 앞에 앉았다. 대전에서 부산, 시드니와 동경에서 강의를 듣기 위해 사이버 교육장에 모였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인터넷 시스템을 열고 동시에 강의를 듣고 있다.

이 얼마나 위대한 일인가? 그 시스템을 개발한 사람이 누군지는 알 필요도 없고, 개개인의 정보가 어떻게 활용될 것인지는 관심도 없다. 그저 좋은 강의 듣고, 경험을 나누며, 지식과 지혜의 바다에 빠지는 즐거움과 가치를 느끼는 사람들끼리 모인다.

블로그를 잘 쓰고, 유튜브를 잘 찍어서 광고 요청이 들어와 돈을 버는 사람이 있고, 유튜브와 줌(ZOOM)으로 강의를 하면서 돈을 벌기도 한다. 재주 좋은 사람이나 실력 있는 사람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소득을 올리고, 명성을 높이기도 한다. 얼마나 좋은 세상인가?

코로나바이러스 전염병의 대유행(COVID-19 Pandemic)으로 인해 전 지구촌이 단절된 지금, 인터넷은 불타고 있다. 페이스북과 밴드, 카톡과 카페 등에서 의견을 주고받고 수다를 떨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위로를 받고 있다. 보고 싶은 친구들을 직접 만나지 못해 아쉽고, 참석하고 싶은 세미나가 열리지 않아 안타깝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SNS 가 활성화 되고, 인터넷이라도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생각해 본다. 이나마 없었다면 얼마나 고독하고 쓸쓸하고 외로울까?

매일, 날마다 외신을 살핀다. 영국 BBC 방송, 미국 CNN과 뉴욕타임즈, 중동 카타르의 Al Jazeera 등을 보면서, 좋은 칼럼을 읽고, 수준 높은 문화 소식을 얻을 수 있다는 건 또 다른 기쁨이며 축복이다.

필자는 컴퓨터 시대가 막 열리던 70년대 말, 컴퓨터공학을 공부했다. COBOL, Fortran, BASIC 등으로 컴퓨터 프로그램을 작성하고, 시스템 디자인과 업무 흐름도(Flow Chart)를 그렸다. 당시 지금과 같이, 전 세계를 관통하는 인터넷 세상이 올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한국경제신문 인터넷 The Pen 에 방을 마련해 주셔서 글을 쓰기 시작한 건, 2004년 1월이다. 16년 전의 일이며, 그간 200여 편의 글을 올리고, 한경닷컴으로부터 칼럼니스트 상도 2번이나 받았다. 이 지면을 통해 자랑하고 싶다.

모든 세상이 닫힌 듯 하지만, 그나마 인터넷과 SNS가 열려 있어, 의사소통을 할 수 있고, 인간관계를 이어갈 수 있으니, 이는 희망을 놓지 않을 수 있는 마지막 가능성일 수도 있다. 놀고 먹고 마시며, 마음껏 소비하면서 자연을 훼손했던 삶을 반성하면서, 검소한 생활을 유지하면서 절제할 수 있는 인간성의 회복을 기대한다.

코로나바이러스를 탓하며 방구석에 앉아 불평불만을 쌓아 놓고 우울한 마음으로 분노하고 있기엔 인생이 길지 않다. 사이버 세상에 글을 쓰고, 글을 읽고, 훌륭한 분들과 교류하는 즐거움도 또 다른 축복일 수 있다. 뭐든지 하기 나름이다.

홍석기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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