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실칼럼] 트롯열풍과 연예계 숨은 고수들의 반전매력
지치지 않는 트롯 열풍, 미스터트롯, 보이스트롯, 트롯 전국체전

방송사마다 차별화 되는 트롯프로그램 편성이 늘어나 트롯을 좋아하는 시청자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KBS에서도 올해 11월에 ‘트롯 전국 체전’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전국의 숨은 트롯고수들의 경연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 ‘전국노래자랑’을 통해 배출된 대표적인 트롯 스타 송가인 임영웅의 뒤를 잇고자 하는 인재들의 지원서가 폭발적이라고 하니 기대가 된다.



트롯의 의미는 무엇?



‘트롯 전국 체전’의 소문이 퍼지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 거주하시는 숨어있는 트로트 고수들이 대거 지원서를 냈다고 한다. 이렇게 인기 있는 트롯[trot]은 4분의 4박자를 기본으로 하는 한국 대중가요의 한 장르다. 트롯은 영어로 ‘빠르게 걷다’, ‘바쁜 걸음으로 뛰다’ 등을 의미하는데, 연주 용어로 굳어진 것은 1914년 이후라고 한다. 미국과 영국 등에서 재즈 템포의 4분의 4박자곡으로 추는 사교댄스의 스텝 또는 그 연주 리듬을 말하는 폭스트로트(fox-trot)가 유행하면서부터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서양에서는 사교댄스 용어로만 남아 있을 뿐 연주용어로는 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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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많았던 트롯의 우리나라 정착 과정



우리나라에 트로트 스타일의 음악이 도입된 것은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 말부터라고 한다. 이보다 앞서 일본에서는 일본 고유의 민속음악에 서구의 폭스트로트을 접목한 엔카가 유행하고 있었다. 1930년대 말부터는 조선어말살정책으로 인해 한국 가요는 갈수록 일본 가요에 동화되었다. 하지만, 광복 후에 일본스타일의 잔재를 없애고 주체성 있는 우리만의 트롯, 일명 ‘뽕짝’이 탄생되었다고 한다.



뽕짝과 트롯



‘뽕짝’이라는 명칭은 음악계에서는 잘 쓰지 않는다고 한다. ‘뽕짝’은 ‘트롯’을 속되게 이르는 말. 또는 그 가락의 흉내말로 트롯을 폄하하는 이미지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트롯’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에서 트롯은 1960년대부터 다시 발전하기 시작하는데, 1970년대에 이르러 폭스트로트의 4분의 4박자를 기본으로 했다고 한다. 그리고 강약의 박자를 넣고 독특한 꺾기 창법을 구사하는 독자적인 가요 형식으로 완성되면서 지금의 트롯스타일로 정착되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삶의 사연이 녹아드는 트로트 프로그램



‘미스트롯’부터 ‘미스터트롯, ’나는 트로트가수다‘ 그리고 최근에 ’보이스트롯‘까지 참 다양하다. 개인적으로는 요즘 ‘보이스트롯’에 푹 빠졌다. 트로트도 감칠맛 나지만 절절한 삶의 사연이 얼굴에 고스란히 녹아든 출연자들의 스토리가 마음을 사로잡기 때문이다. 특히 개인적으로도 인연이 있는 출연자들이 노래를 부를때면 나도 함께 긴장하고 함께 따라부르고 함께 사연 속에 푹 빠져들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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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의 숨은 트로트 고수들



배우 문희경씨부터 라디오진행자이자 배우인 박희진씨까지 시청자들의 관심과 기대를 뛰어넘은 반전 실력자들이었다. 개인적으로도 귀한 인연이 있는 관계라 설레는 마음으로 그들의 트롯을 행복하게 시청했다. 강변가요제 출신인 배우 문희경씨는 아픈 아버지를 위한 ‘한 많은 대동강’을 불렀다. 그 누구보다 간절한 마음을 담아 부른 문희경씨의 노래는 심사위원과 시청자들의 마음을 쥐고 흔들었다. 특히, 문희경배우의 어머니는 무대가 끝난 뒤 영상통화에서 “돈이 없어 뒷바라지를 못해줘 딸에게 미안하다”라는 한마디로 스튜디오를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문희경배우는 12크라운을 받아서 1라운드를 통과하며 트롯실력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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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향한 효심으로 동백 아가씨 부르며 반전매력 발산



트롯이 잠깐 연습한다고 잘 부를 수 있는 장르가 아닌만큼 얼마나 연습하고 노력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 문희경씨의 강력 추천으로 트롯에 도전한 라디오진행자이자 개그우먼 출신 배우인 박희진씨는 아버지를 향한 효심으로 출전했다며 이미자씨의 ‘동백 아가씨’를 열창하며 반전매력을 발산했다. 이를 들은 심사위원 남진씨는 “‘동백 아가씨’가 어려운 곡인데 무척이나 잘 소화했다고 평했고, 심사위원 진성씨는 “목소리 자체가 탐이 난다. 너무 잘 들었다”고 칭찬했다. 개그우먼 출신답게 안성댁 버전으로 부른 ‘하하하쏭’은 심사위원과 관객들에게 사이다같은 폭소를 주며 12개의 크라운을 획득하며 2라운드 진출에 파란등이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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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롯스타의 탄생이 바꾼 트롯에 대한 인식



요즘 트롯가수들의 인기 덕분인지 트롯에 대한 인식 자체가 참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어린아이들도 트롯가수 송가인이 불렀던 ‘용두산아~’를 자연스럽게 읊조리고, 트롯 관련 검색량이 이전 연도에 비해 10배나 늘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과 트롯스타의 탄생이 대중의 관심과 관점을 변화시킨 것이다. 사실 트롯은 나이 든 세대만 즐기던 ‘흘러간 옛노래’라는 인식이 기존에 있었지만 최근에는 많이 변했다. 뿐만 아니라 트롯 인기와 함께 다른 장르 뮤지션들의 트롯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다.



늘어나는 트롯 스타일의 신곡들



2019년 신곡 중 50% 이상이 트롯 관련 곡이라고 한다. 음원 소비량은 트롯스타 송가인의 등장과 함께 108%까지 늘어났고, 관객수도 이전보다 3배나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지역 축제가 주 무대였던 트롯이 이제는 방송가를 점령했다. ‘미스터 트롯’ 이후에는 트롯계의 BTS라고 불리는 임영웅, 영탁, 장민호 등은 광고계도 활발하게 접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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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롯열풍의 가장 큰 이유는?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정서에 재창조한 트롯의 새로운 정서와 스타일의 오버랩이 대중에게 어필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기본적으로 트롯은 고생이 심했던 시대, 세대 불문하고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음악으로 우리와 함께해왔다. 1950년대 전쟁의 고통을 함께 나누었고, 1960~70년대 고향을 떠나온 노동자들의 향수를 달래주었다. 1980년대 이후에는 고도성장 시대 속 애환을 함께했다. 그렇듯이, 이제 2020년 어려운 경제 환경에 놓인 한국인의 마음을 다시 한번 트롯이 어루만져주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들에게 힐링을 선사하는 힘, 트롯



한 프로그램에서 트롯가수들의 팬클럽회원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트롯가수 팬클럽 회원은 하루하루가가 트롯 덕분에 행복하다. 고생고생하며 아이들을 키웠지만 그 아이들이 다 자라 외지로 떠나자 마음이 텅 비어 버렸다. 그 허전한 마음에 트롯과 트롯가수가 따뜻하게 들어왔다. 인생의 2막을 열어 준 ‘선물’ 같다고 말하는 것만 봐도 트롯은 힐링의 아이콘이 된 듯 싶다.



시대의 치유문화와 힐링, 트롯의 매력



바로 이렇게 여러 사람이 같은 정서를 공감할 수 있는 것이 트롯의 힘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에 공감한다. 덕질, 팬질하면 10대들의 전유물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그 시대가 조금 지나면서 ‘트롯’은 2030 그리고 40까지 보다 경제력을 소유한 ‘어른’들의 새로운 놀이문화이자 ‘시대의 치유문화’가 되었다고 분석한다. 오늘은 자신의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트롯을 들으면서 마음의 힐링을 찾아 떠나보자.



퍼스널이미지브랜딩LAB & PSPA 박영실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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