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벽이 거기 서 있는 것은 가로막기 위해서가 아니며, 그것은 우리가 얼마나 간절히 원하는지 보여줄 기회를 주기 위해 거기에 서 있는 것이다” - 랜드 포시 <마지막 강의中에서>

試(시험 시) = 弋(주살 익) + 工(장인 공) + 言(말씀 언)

주 살(弋), 이는 화살촉에 구멍을 뚫어 줄을 매달아 놓은 것으로, 활쏘기 연습을 할 때 화살을 회수하는 용도로 사용하지만, 화살 맞은 사냥감이 도망가지 못하게 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더하여 장인을 뜻하는 工(장인 공)과 言(말씀 언)이 붙으면서 試(시험 시)가 완성된다.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저항을 극복해야 한다. 때문에 크고 작은 시련은 절대 피할 수 없는 요소다. 궁수의 예를 들어보자. 그는 목표물을 맞추기 위해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한다. 표적을 향하고 있는 화살이 흔들리지 않도록 차분하게 호흡을 고르지만 쉽지 않다. 화살을 방해하는 요소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저항 값으로는 바람의 방향이나 세기 등을 들 수 있다. 더하여 표적을 주시하는 궁수의 호흡까지 하나만 잘못돼도 화살은 빗나간다. 

호흡을 고르고 화살을 표적에 고정시키는 것은 궁수의 몫이다. 하지만 바람의 방향이나 세기는 궁수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화살을 쏘는 찰나의 순간, 바람이 변한다면 화살은 표적을 벗어나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기 때문이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절대 자만할 수 없는 이유다. 뛰어난 궁수들이 활쏘기를 연마하는 과정에서 하늘의 이치에 닿을 수 있는 장인(工)의 경지를 추구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자신의 한계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弋(주살)과, 工(장인), 言(말씀)이 결합된 試(시험 시)는, 목표를 향해 화살을 쏘는 과정에서, 궁수의 노력과 하늘의 도움이 연결되는 과정을 시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鍊(단련할 련) = 金(쇠 금) + 柬(가릴 간_장작 더미를 묶어 놓은 형상)

칼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 철을 품고 있는 광석을 1535℃ 이상의 열을 가해 쇳물을 얻는 것으로 시작된다. 불순물이 걸러진 쇳물은 칼 모양의 틀 속에 부어지고, 모양이 잡히고 나면 강도를 높이기 위한 담금질을 반복해야 한다. 칼의 본질은 사물을 베는 능력에 있으므로 단단하고 멋진 모양을 갖추었다고 해도, 날이 무디면 쓸모없는 고철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칼의 생명이 완성되는 날 세우기 과정은, 칼은 물론이고 생명을 입히는 대장장이에게도 쉽지 않은 마지막 연단의 시간인 셈이다.

목표란 그것이 무엇이든 가서 닿아야 할 곳으로 선명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려면 이곳과 그곳이 어떤 곳인지 분명히 정의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그곳까지의 거리를 잴 수 있어서다. 거리는 과정이고, 과정은 곧 연단(鍊)의 시간이다. 그렇다면 그곳까지 가는 동안 거쳐야 하는 시련(試鍊)의 합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연단의 시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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