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우가 보기에 상대와 융합해 하나가 되는 사랑은 사랑이 아닙니다. 설사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을 완전히 내맡기고 싶은 열정에 종종 사로 잡힌다 해도 말입니다.

그러니 기억하세요. 사랑은 하나가 등장하는 무대가 아니라 둘이 등장하는 무대라는 것을….

상대에게 자신을 완전히 내 맡기려 하지 말며, 상대를 완전히 맡으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상대에게 무릎을 꿇으려고도 하지 말고, 상대를 무릎 꿇리려고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위와 같은 사랑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 존재론적 거리는,  사랑을 한편으로는 쓸쓸하고 허전하게 하기도 합니다. 영원히 좁히지 못하는 평행선처럼 하나가 될 수 없기 때문이지요. 그렇지만 그것이 사랑의 본질이자 숙명입니다.

조민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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