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헌의 마중물] 조직구성원 모시기(?)가 더 어렵다!
 조직 리더로서 조직 구성원 모시기(?)가 어렵다고들 한다. 그 생각 또한 천차만별이라고 본다. 세 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 중견기업 A 임원은 공교롭게도 CEO의 자녀를 산하 조직 구성원으로 두고 있다. 그런데 그가 규율을 지키지 않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다른 구성원들 보기에 정도가 심하다는 점이다. “특히 출퇴근 시간 등에서 자주 자기 맘대로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몇 번 회사 룰(Rule)을 지키라고 했지만 안 지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물었다.

  필자가 이런 질문을 했다. “CEO의 자녀에 대한 직속 상사로서 그가 어떻게 변하기를 원하는지요?” 또 “그가 조직 구성원들에게 존경받는 사람이 되게 하려면 누구의 영향력이 필요한가요?” 한편 업무추진에 있어서 그의 역량과 태도를 객관화해 보기를 주문하고, 이를 CEO에게 보고해 보길 권했다. A 임원은 핵심인재로서 중견기업 특성상 CEO와 커뮤니케이션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새로운 사업의 콘텐츠로 창업을 꿈꾸는 B부장 사례다. 그는 자신의 두 가지 고민을 이야기했다. 하나는 “본인 사업에 도움을 줄 멘토 그룹으로부터 어떻게 도움을 받는 것이 좋을까요?” 둘째는 “함께 사업을 할 후배들을 찾았는데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쉽지 않아 돌파구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멘토그룹과 후배에게 도움을 받기 전 그들의 욕구는 무엇이고, 창업을 했을 때, 오히려 그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나요?”라고 물었다. 멘토 그룹에게는 정보와 상호 인적 교류 등 연결을 통해 도움을 줄 수 있고 후배들에게는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얻을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해 주면 좋지 않을까?

  # 인사부서를 맡고 있는 C팀장 사례다. 그는 CEO의 결재를 받아 보직이동을 통보하는 과정에서 해당자가 다른 부서로 가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버티고 있어 난감하다고 털어놨다. 이런 일이 처음이라서 당황스럽다고 했다. 조직운영상 필요한 조치라는 것을 설득했지만, 그는 “왜 하필 제가 가야 하는 겁니까?” 하며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했다는 것이다. 필자가 물었다. “그가 현 부서에 핵심 인재입니까?” 또 “현재 그의 직속상사는 어떤 입장인지요? 한편 조직 전체의 기강 차원에서 인사부서 입장은 무엇인가요?“

  위 사례들에 일률적인 답은 존재하기 어렵다. 조직이 처해있는 상황과 리더와 조직 구성원 사이 관계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할 사항이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다음 세 가지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리더의 진정성, 조직구성원의 욕구 그리고 조직 구성원의 강점이 그것이다.

  우리는 리더로서 조직구성원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 아니 얼마나 알고 싶어 하는가? <당신이 옳다> 저자 정혜신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진실로 궁금해야 질문이 나온다. 사람이 개별적이고 독립적인 존재라는 말은 사람은 자기가 처한 상황과 관계의 변화에 따라 주체적으로 끊임없이 적응해 나가는 존재라는 의미이다“고 했다.

 또한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은 그 관계가 기쁨, 즐거움, 배움, 성숙, 성찰의 기회 일 때다. 그것이 관계의 본질이다.”고 했다. 그는 상대방과 관계에서 공감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충조평판(충고, 조언, 평가, 판단)>만 안할 수 있어도 공감의 절반은 시작된 것이라고 했다. 진솔한 대화는 공감의 바탕위에서 이루어진다.

  리더는 무엇보다 인간에 대한 이해, 특히 조직구성원의 개인별 능력, 태도, 가치관, 성격, 감정, 지각 등을 이해해야 한다. 그것이 원활한 소통과 동기부여를 위한 기본이다. 그리고 조직구성원의 욕구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진정성 있게 다가가야 한다. 그들은 리더가 자신을 업무 추진상 도구 또는 수단으로 보느냐 존재(Being)로 보느냐 직감적으로 알기 때문이다. 피터 드러커는 조직구성원을 진정성 있게 대하려면 그들의 강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더가 누구에게나 있는 강점을 보기 시작하면 그들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 질 것이다.

  과거 일방 통행식의 소통을 벗어나 쌍방향 소통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리더는 평소 진정성 있는 태도로 다가가 조직구성원의 욕구를 파악하고, 이에 따라 그들이 원할 때는 가르치고 지도하고, 때로는 자율성을 가지고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임파워링하는 등 리더는 상황에 맞는 모자를 번갈아 쓰면서 소통을 해야 한다.

  리더는 조직구성원의 인재육성 책임자라는 인식을 갖고 그들의 가치관과 신념, 감정 등을 존중하면서, 조직 전체가 성장 발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때에 따라서는 관계를 끊는 것이 서로에게 좋을 수 있다. 이것이 리더의 숙명이다.

<김영헌 / 경희대 겸임교수, 前 포스코 미래창조아카데미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