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닮고 싶은 사람이 있다. 특히 인생의 스승은 자신의 마음속에 있기 마련이다. 스승은 어린 시절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자기도 모르게 따라가고 싶은 롤모델이 된다. 롤모델(Role Model)이란 자신이 가고자 하는 역할이나 마땅히 해야 할 본보기를 말한다. 인생의 나침판이 되어주셨던 스승을 롤모델로 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롤모델을 설정하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닮아갈 것이다.

예를 들면 바둑 이창호에게 조훈현이라는 롤모델이 없었더라면 오늘날의 그가 있기 힘들었을 것이다. 조훈현은 만 4세 때부터 바둑알을 잡았고 겨우 9세에 입단, 더 큰 곳에서 배우고자 일본으로 건너가서 바둑으로 세계 정상이 되었다. 그는 이창호라는 거물을 키워낸 좋은 스승이다. 조훈현은 그 때까지 한명의 제자를 받지 않지만 일찍이 ‘떡잎’을 알아보고 특별히 자신의 집에 이창호를 살게 하면서 바둑을 가르치게 된다. 제자는 스승을 쏙 빼닮는다. 이창호의 많은 부분이 조훈현을 닮아있다. 어린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낸 것부터 세계 정상을 지키는 것조차 똑같다. 무엇인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닮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목표지향점을 삼아서 마음씨 태도 행동의 ‘닮음’을 통해 서서히 성장을 하게 되는 것이다. 진정 성장하고 싶다면 롤모델을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아무나 롤모델을 결정하는 것은 오히려 위험하다. 롤모델은 자신이 성장할 수 있게끔 환경을 만들어주고 바른 길로 안내해주고 갈 길을 제시해줘야 한다.

‘어디로 가야 하나요?’ 직장인들로부터 자주 듣는 질문이다. 누구든 더 많은 돈을 벌고 더 높은 지위를 원한다. 원하는 지위만큼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롤모델을 찾아야 한다. 누군가를 의도적으로 롤모델하지 않으면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사람을 닮아갈지도 모른다. 내 주변에서 롤모델을 찾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하지만 선생님, 직장상사, 고향선배 등 닮아가고 싶은 롤모델을 찾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

인생좌표 설정에서 롤모델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불행히도 롤모델을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유가 어찌되어든 사람의 장점을 부각시켜 닮아가는 롤모델 방식보다 단점을 지적해 깎아내리는 페널티 방식이 우리사회에는 더 보편화되어 있다. 헬렌 켈러에게 셜리번 선생님이 좋은 모델이 되었듯이 ‘롤모델링(Role Modeling)’이란 고지식한 백과사전 속에만 갇혀 있는 게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것이 되어야 한다.

리더십의 대가 워렌 베니스는 이렇게 말한다. “자기 스스로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인지를 결심하는 순간 리더가 되기 시작한다. 시작하지 않으면 모든 시도는 100% 빗나가 버린 것이다.” 무엇보다 어떤 방향으로 성장할 것인가를 결정하게 해야 한다. 롤모델의 출발점은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서다.

혹시 고흐의 롤모델이 밀레라는 사실을 아는가. 어느날 잡지에서 장 프랑수와 밀레의 목판화를 보고 반 빈센트 고흐는 색을 입히고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게 된다. 밀레의 그림을 따라 그리고 밀레의 삶을 닮아가고자 탄광촌 생활까지 경험한다. 고흐는 밀레를 롤모델로 삼아 스승을 뛰어넘는 세계적인 화가로 알려지게 되었다.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자신이 되고자 하는 롤모델을 상상하고 그와 같이 생각하고 결심하고 행동이 닮아가도록 노력했다. 이런 롤모델링은 보다 풍요로워진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자신만의 롤모델을 찾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선장과 같은 존재를 찾아라.
험난한 인생의 항로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것은 방향을 설정하는 역할이다. 추구해야 할 방향이 잘못되었다면 시간과 비용 등 낭비뿐만 아니라 좋지 않은 결과를 얻을 뿐이다.

두 번째, 지속적인 자극제를 찾아라.
기업 환경이 변하듯이 롤모델의 모습도 함께 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관점에서 자신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설정과 더불어 그 방향대로 변화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격려하고 변화시켜야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지속적인 자극은 변화를 촉진할 수 있는 근거와 아이디어를 만들어낸다. 이런 방향성에 대한 당위성을 보고 긍정적으로 변화하도록 촉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세 번째, 견인차의 역할을 하라.
가장 중요한 역할은 구성원들의 잠재력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롤모델은 가장 우선적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선택해야 한다. 단순히 즉흥적인 결정보다는 거시적 관점에서 자신을 육성시킨다는 염두에 두고 관리해 나가야 한다. 이러한 구성원들의 잠재력 육성은 현재의 성과 지향이 아닌 미래의 성과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매우 의의가 있다. 자신만의 롤모델은 성장으로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다. 마음속에 스승 한 분 모실 수 있다면 삶이 달라지지 않을까. 내 롤모델을 생각해보면 어떨까? 적어도 그 사람에게는 매우 멋지고 존경받는 존재를 찾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을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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