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오늘 새로운 스타가 탄생한다!
<프롤로그>
일반 대중들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인기인들을 부러워하고 그런 사람이 되길 갈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반대로 유명인은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지키기 어렵고, 정상에서 추락했을 때의 참담함을 견디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영화<스타 탄생(A star is born), 1976>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남자가수가 우연히 마주친 재능있는 여자가수를 최고의 자리에 올려놓는다. 하지만 남자가수는 결국 추락하는 자신의 삶이 사랑하는 사람의 짐이 되는 걸 견디지 못하고 떠나게 된다. 마치 애벌레가 고치를 뚫고 아름다운 나비가 되어 훨훨 나르기 위해서는 각고의 시간을 통한 변신이 필요하듯 새로운 시대의 주인공을 탄생시키기 위해서는 기존의 보금자리를 과감히 파괴하는 것과 같다. 인간의 몸과 마음은 유리잔처럼 깨지기(fragile) 쉽다. 그러므로 자신의 가치관을 점검하고 감사하는 삶을 통해 일희일비에 흔들리지 않는 건강한 삶을 만들어 가야 한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오늘 새로운 스타가 탄생한다!
<영화 줄거리 요약>
잘 나가는 록스타 존 노만(크리스 크리스토퍼슨 분)은 사람들에 지쳐 공연 시간을 어기기도 하고 술에 취한 채 무대에 오르기도 한다. 그는 광팬들의 눈을 피해서 한적한 술집에 갔다가 헝클어진 머리를 한 무명 가수 에스터 레오나 호프만(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분)의 노래를 듣고 탁월한 음색과 매력에 반하게 된다.

한편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CM송의 코러스에 참가한 에스트와 재회한 존 노만은 에스터의 재능을 방송국 간부에게 알려주며 물심양면으로 그녀를 키워준다. 특히 그는 기획사의 반발을 무릅쓰고  에스터에게 자신의 무대에 대신 출연시키는 등의 노력을 하기도 한다. 결국 두 사람은 서로에게 심취하게 되고 마침내 결혼하여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에스터가 그래미상을 받는 등 점점 유명해지는 반면, 노만은 지친 삶을  술에 의존해 인생이 점점 망가져 가고 있었다. 결국 그는 자신이 에스터의 인생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고 스포츠카를 타고 과속으로 달리다가 사고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이에 에스터는 충격을 받고 은둔생활을 하지만, 용기를 내어 연인이며 멘토였던 노만이 작곡한 노래를 열창하며 그를 추모하고 아름다웠던 사랑을 회상한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오늘 새로운 스타가 탄생한다!
<관전 포인트>
A. 스타 탄생의 다른 버전 영화는?
@원조는 1937년 제작, 자넷 게이노/르페드릭 마치 주연, 남녀 주인공이 모두 영화배우로 음악영화가 아니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질 때”한 번만 더 봐도 될까요?”라는 감미로운 대사와 충동적으로 치러지는 간소한 결혼식 장면으로 유명하다.
@두 번째는 1954년 제작, 주디 갈랜드(오즈의 마법사 주인공), 제임스 메이슨 주연의 뮤지컬 영화
@세 번째가 1976년 제작된 이 영화<스타 탄생>
@네 번째는 1980년 소피아 로렌, 아맨드 아상테 주연 영화
@다섯 번째는 2018년 레이디 가가, 브래들리 쿠퍼 주연의 음악영화로 <원스(Once), 2006>, <비긴 어게인(Begin again), 2014>,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 2018> ‘와 함께 음악적으로 감동을 준다.

B. 유명한 주제가는?
바브라 스트라이샌드가 폴 윌리엄스의 도움을 받아 작곡한 <에버그린(Evergreen)>은 1977년도 아카데미 최우수 오리지널 가곡 상을 받은 외에 그래미상 최우수 가요 상까지 받았다.
[Love soft as an easy chair/Love fresh as the morning air/One love that is shared by two/I have found with you/사랑은 편안한 의자와 같이 부드럽고 이른 아침 공기처럼 신선하지요, 두 사람이 함께 나누게 되는 유일한 사랑을 당신과 함께 비로소 알게 되었지요./Like a rose under the April snow/I was always certain love would grow/Love ageless and evergreen/Seldom seen by two 4월의 눈 속에서 피는 장미처럼 항상 커갈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어요. 영원히 늘 푸른 둘만의 사랑은 흔히 보기 힘든 사랑이지요. /You and I will make each night a first /Every day a beginning spirits rise/And their dance is unrehearsed 우리 함께 매일 밤을 첫날처럼 만들어요. 하루하루를 영혼이 자라기 시작하고 아직 자랄 준비는 되지 않은 첫날처럼 여겨요/ They warm and excite us/Cause we have the brightest love/Two lights that shine as one/Morning glory and midnight sun 우리는 가장 밝은 사랑을 하므로 따뜻하고 즐거울 거예요. 나팔꽃과 여름밤에 보이는 태양이 하나가 되듯 두 줄기 빛이 하나가 되어 빛나게 될 거예요./Time we’ve learned to sail above/Time won’t change the meaning of one love/Ageless and ever evergreen/우리는 시간을 항해할 방법을 배웠지요. 시간은 유일한 사랑에 대한 의미를 변화시키지 못해요.]

C. 호프만이 노만을 끔찍이 사랑하던 장면은?
노만이 스스로 자동차 사고로 죽은 현장에서 에스터는 자신의 침을 묻혀 노만의 얼굴에 묻은 얼룩을 닦아주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 장면은 에스터가 노만의 깊은 아픔을 모성애로 보호하는 마음과, 그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한 진실한 연인으로서의 깊은 사랑을 발견할 수 있다.

 D.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어떤 사람인가?
가수 겸 배우이기도 한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뛰어난 가창력으로 미국의 국민가수로 사랑받았다.
@영화부문: <화니 걸(Funny girl), 1968>, 오마 샤리프와 같이 출연, 촌스럽게 생긴 무명의 유대계 여인이 브로드웨이에서 성공하는 과정, 그리고 그녀의 사랑과 이별을 뮤지컬로 그림. 바브라 스트라이샌드가 아카데미 여우 주연상을 받았다. <추억(The way we were), 1973>에서는 정치의식이 강한 파워풀 우먼으로 출연하여 로버트 레드포드와의 애틋한 사랑을 노래해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기도 했다.
@음악 부문: 비지스의 ‘베리 깁’이 제작해준 앨범 <Guilty, 1980>의 <Woman in love>가 그래미상 최우수 듀오 부문 수상, 닐 다이아몬드와 듀엣으로 부른< You don’t bring me flowers>, 도나 써머와 부른 <No more tears>로 히트를 치기도 했다.

E. 노만이 스스로 생을 마감한 이유는?
노만은 최고의 스타였을 때도 스트레스를 난폭하게 풀지 않고는 견디질 못하는 기질이 있었다. 오토바이를 난폭하게 타고, 말을 거칠게 몰고, 차를 무법으로 주행하고, 총기를 위험천만하게 난사하고, 사랑을 야성으로 즐기는 등의 행동을 했다. 특히 그는 에스터가 그래미상을 받는 시상식에서도 주저하지 않고 난동을 부렸다. 그렇게 술과 마약을 일삼는 거칠고 자유분방한 로커지만, 자신이 키운 가수이자 사랑하는 여인의 승승장구 가도에 짐이 되지 않기 위해 빨간색 페라리를 타고 시속 260km로 질주하다가 끝내 생을 마감하는 애절한 사랑을 보여준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오늘 새로운 스타가 탄생한다!
<에필로그>
영화의 콘서트 신은 애리조나 국립대학의 대 스타디움에 실제로 6만의 관중을 모아놓고 촬영하여 로큰롤의 슈퍼스타가 뿜어내는 강렬한 열기를 느낄 수 있다. 우리 인생도 열광적인 관심과 주도적인 지지를 받던 시기가 있고 그런 시기가 지나면 생을 관조하고 정리할 때가 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이러한 절정기와 분출기의 사이클을 통해 많은 새로운 것이 태어나고 푸른 삶이 유지된다. 현역에서 성공한 삶을 살았던 많은 사람이 은퇴 후 과거의 영광에 얽매여 새로운 길을 찾지 못하고 많이 방황하고 갈등하다가 결국 불행한 삶을 사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인생 절정기에 쌓았던 업적과 경험을 필요로 하는 곳에 아낌없이 공유하고 베푸는 삶을 통해 새로운 스타를 탄생 시켜 진정한 행복과 자기 성취를 완성하는 길로 나가야 한다.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