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금융위기의 유산)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 연준이 양적완화라는 명목으로 뿌려댄 4조달러에 가까운 돈은 은행 등 금융기관으로 흘러 들어갔다.

그 당시 시민의 삶을 위협하는 초유의 손실(미국의 금융기관에 투자된 미국연방퇴직저축 등 연기금의 손실 보전)울 막기 위해 미국 정부는 금융서비스 부문에 이른바 백지수표를 위임한 것이다.

그러나 손실에 대한 면책을 받은 것은 물론, 엄청난 현금을 손에 쥔 미국 금융기관들은 보유했던 자산을 헐값에 매도할 이유가 없어졌다.

1,2,3차에 이르는 양적완화의 실행과 이런 저런 이유로 시간이 지체되는 사이 실물경제는 금융기관 없이 살아남는 방법을 찾아냈으며,

정부의 무한대 지원에 의기양양해진 은행들은 가만히 앉아서 경제가 호전돼 자산 가격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올 때 만 기다리고 있었다.

더구나 일부 정책 담당자들은 양적완화의 목적이 금융기관의 부실 자산을 매각할 수 있는 기회의 창이 열릴 때까지 시간을 버는 것이 목적이라고 얘기함으로써 은행의 우물쭈물 자산 매각을 지연시킬 명분을 만들어 주기까지 했다.

당초 양적완화의 목적은 일단 은행의 파산을 막고, 은행이 보유한 폭락한 자산을 매각하여 투자가 되살아나고 은행의 재무구조가 튼튼해 지기를 기대했으나,

면책 특권과 공짜 돈에 맛들인 은행들은 폭락한 자산을 고스란히 유지한 것은 물론 두 배 이상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리고 그렇게 흘러 넘친 유동성은 2009년 3월 24일 7,300p 수준의 최저점에서 지난 1월 24일 30,000p 가까이 무려 4배 가량 다우지수를 밀어 올렸다.

이렇게 유동성으로 밀어 올린 거품으로 가득했던 금융시장에 ‘코로나19’라는 트리거에 의해 발발된 경제위기가 본격적으로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코로나19' 발 세계 경제위기)

오늘 세계 주요국 지도자들이 코로나19 확산을 `전시(戰時) 상황`으로 규정하며 긴급한 사태임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시 대통령(Wartime President)`을 자임하고 나섰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동·서독) 통일 이후, 아니 2차 세계대전 이후 국가가 직면한 최대 도전"이라고 규정했으며,

유럽중앙은행(ECB)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충격에 대응해 7500억유로(약 1031조원) 규모의 기업어음(CP)을 포함한 채권을 추가 매입하겠다고 밝히는 등 국제사회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렇게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주요 20개국(G20)의 경기부양책 규모가 무려 40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블룸버그는 이날 유럽연합(EU)을 포함한 미국과 영국, 일본 등 G20의 경기부양책 규모가 3조573억달러(약 394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M일보 2020.03.19)

그러나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감염자 수를 늘려나가는 ‘코로나19’ 폐렴 공포는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간 출입국 금지와 자국민의 이동금지를 포함한 극단적인 처방이 속속 등장하면서 “판데믹 경제위기”를 더욱 높여가고 있다.

오죽하면 트럼프가 ‘전시 대통령’이라는 표현을 쓰며 보이지 않는 적군과의 전쟁 중이라는 각오를 다졌을까?

또한 어제(19일)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한국을 비롯한 9개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600억 달러에 달하는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  600억 달러라면 약 70조원이다.

우리나라 증시 시총이 1,000조원이 넘는 수준이며 어제 정부는 10조원의 증시 안정자금 조성을 금융기관과 논의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자금이 증시에 투입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지금 세계 각국의 지도자와 경제 전문가들은 미증유의 경제위기를 맞이하여 온갖 처방전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가 볼 때 G20국가가 풀어내는 4,000조원의 유동성 공급과 통화스와프 600억 달러는 대부분 증시 부양과는 상관없는 자금이라고 본다.

무엇보다 당장 생계가 어려운 저 소득층, 그리고 빈민들의 생활을 보호하기 위한 생필품 구입 자금이지 증시에서 폭락한 주식을 사라는 유동성 공급이 아니기 때문이다.

당장은 주가에 효력이 있을지 몰라도 2008년 금융위기때 금융기관에 돈을 쥐어줬다가 "월가를 점령하라"는 시민저항 운동에 크게 혼난 미국 정부가 이번에는 쉽사리 금융기관에게 돈줄을 마음대로 사용하는 권한을 줄리 없다고 본다.

가급적 기업이나 서민들에게 직접 지원되는 유동성 공급 방향이 될 것이기에 증시로 유입되는 자금은 한정적일 것이다.

결국 증시는 팔고 떠나는 투자자를 붙잡을 수 있는 방법, 그리고 투자 기회를 노리는 자금을 끌어올 수 있는 묘책을 찾고 실행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그게 말처럼 쉬운게 아니라서 문제다.

 

(신흥국에서 빠져 나가는 달러)

더구나 금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신흥국 금융시장에서 자금이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고 있으며 이들 국가의 통화 가치는 일제히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국제 유가 폭락 등이 겹치며 신흥국들에 경제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국제금융연구소(IIF) 분석을 인용해 “지난 1월 20일 이후 8주간 코로나19가 세계로 확산되는 사이 550억달러(약 70조원) 규모의 자금이 신흥국 주식과 채권 시장에서 빠져나갔다”고 보도했는데 이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비슷한 기간에 신흥국 시장에서 이탈한 자금(250억달러)보다 두 배 이상 큰 규모라고 한다. (한국경제 2020.03.19)

더구나 금, 채권등 전통적인 안전자산은 물론 사우디와 러시아가 감산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폭락했던 원유 가격은 더욱 가파르게 낙폭을 키우고 있어 경기 침체 불안에 따른 유류 소비량의 감소에 민감한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당초 사우디와 러시아가 치킨게임을 하는 이유는 두 나라 모두가 재정상태가 안 좋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부국 사우디는 얼마전 알토란 같은 아람코를 IPO해서 자금을 끌어 모았다. 얼마나 급했으면...

조만간 파산 위기에 몰리는 국가가 나올 것이다. 그것이 또 다른 경제위기의  트리거(방아쇠) 역할을 할 것이다.

 

(미래 예측 시그널은 도처에 널려있다)

필자는 지난 1월 28일 칼럼에서 ‘코로나발 경제위기’를 예측했으며, 지난 13일자 칼럼에서는 코스피 지수 1,000을 예상했었다.

투자자의 일원으로 주식시장의 붕괴는 그 누구보다 바라지 않지만, 천재 물리학자 아이작 뉴턴의 말대로 시장은 냉엄하고 인간의 광기는 예측할 수 없듯이 이번 '코로나19' 경제위기는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류의 삶에 커다란 생채기를 낼것 같다.

많은 개미들은 손실이 나면 손절을 못한다. 본전 생각에 더 큰 손실이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도 한가닥 희망을 버리지 못한다.

정부가 어떻게 해 주겠지...  설마 더 빠지기야 하겠어?...

언론 기사 하나에도 미래를 볼 수 있는 단서가 있다. 트럼프는 스스로 '전시대통령'이라 칭하였으며 세계 각국의 수반들 역시 보이지 않는 적과의 전쟁을 치루고 있다고 한다.

전시(戰時)에는 국경이 폐쇄되고, 사람간의 왕래가 끊기고, 물자가 끊기고, 사람들은 전란(戰亂)을 피해 깊은 산속으로 숨어버린다.

생필품 가격은 폭등하고 사재기가 만연하며, 생명을 지키는 장비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이디서 많이 본 이야기 아닌가?

"전시(戰時)에 증시()는 무슨 얼어죽을 증시()?" 누구의 말대로 지금은 전쟁중이다.

그리고 "투자는 예측이 아닌 대응이다"

 

 

 

신 근 영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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