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가족의 재구성!
<프롤로그>
30년 전의 영화인 <미세스 다웃파이어(Mrs.Doubtfire), 1993> 는 부모의 이혼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의 심리 치료 목적의 책을 토대로 만들었다. 영화에서는 현대사회에서 일어나는 가족 해체기에 부모의 역할 재구성을 미리 보여주고 있다. 전통적으로 남자는 돈을 벌고 여자는 가사와 육아를 책임지는 역할에서 지금은 여성도 일을 하고 남자도 가사와 육아에 참여하는 시대가 도래된 것이며 이혼의 보편화로 다양한 형태의 가족관계에서 성장통을 겪는 아이들의 고민도 깊어져 간다. 남녀의 역할 변화로 성 대결 시대를 부르짖는 사람들도 많지만, 복잡하게 변해가는 환경의 흐름속에서 새로운 형태로 재구성된 가족들이 진실한 사랑과 적극적 소통을 통해 역할을 잘 수행한다면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가족의 재구성!
<영화 줄거리 요약>
성우인 ‘다니엘(로빈 윌리엄스 분)’은 자유분방하고 호탕한 사나이다. 그는 규율이나 규칙보다는 아이들이 순수하고 즐겁게 자라길 바라는 자상한 아빠이다. 반대로 ‘미란다(샐리 필드 분)’는 다니엘의 지나친 낙천주의적 성격과 무능함에 짜증을 내고 있던 터에, 아들의 생일파티에 동물을 데려와 난장판으로 만든 계기로, 남편 다니엘과 큰 다툼을 벌여 이혼에 이르게 된다.

양육권을 빼앗긴 다니엘은 일주일에 단 한 번만 아이들과 만날 수 있게 되자, 미란다가 아이들을 돌볼 가정부를 구한다는 소식을 듣고 ‘다웃파이어’라는 이름의 유모로 변장하여 그 집에 잠입하여 가족의 좋은 벗이 된다. 특히 부인인 미란다의 고민을 제삼자적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경청하고 위로도 해주면서 그동안 알지 못했던 미란다의 고충을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

어느 날 미란다의 과거 남자친구인 ‘스튜(피어스 브로스넌 분)’와의  가족 외식 시간 도중 스튜가 후추 알레르기로 숨을 못 쉬게 되어 다니엘이 그를 구하다가 변장이 벗겨져 정체가 들통나게 된다. 결국 그의 거짓 행각으로 가정법원에서 이제 1년에 한 번만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는 판사의 말을 듣게 된다. 그 이후 다니엘은 ‘미세스 다웃파이어’의 복장으로 TV 교육프로그램에 나와 아이들에게 친근하고 넉넉한 유모로 어린이 프로를 진행하는 것을 본 미란다는 그를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그를 가정부가 아닌 아이들의 아빠로 따뜻한 재회를 허락하게 된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가족의 재구성!
<관전 포인트>
A. 다니엘이 유모로 변신이 가능했던 이유는?
원래 만화영화 더빙 성우였던 다니엘은 드라마 분장사인 남동생 부부의 도움으로, 솜을 꿰맨 답답한 보정기구와 가발, 틀니까지 동원하여 넉넉한 인상, 푸근한 몸집의 품위 있는 유모로 완벽한 변신을 하게 된다. 그가 가장 힘들어했던 것은 바로 하이힐로 “이것은 분명 여성 혐오주의자가 만들었을 거야”라며 투정하기도 한다.

B. 아들에게 자신의 변장을 들키게 되는 계기는?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면서 아무도 안 보는 줄 알고 서서 보자, 아들이 기겁하게 된다. 하지만 자신이 아이들을 보고 싶어 변장한 것이라고 설득하여 무사히 위기를 넘기게 된다.

C. 여성 또는 남성으로 변장을 하는 영화/드라마는?
@남자배우로 성공하지 못해 여장으로 변신하여 성공하는 더스틴 호프만 주연의 <투씨(Tootsie), 1982>, @TV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2007>에서 윤은혜는 남자로 위장하여 취업에 성공하지만, 공유와의 사랑으로 큰 혼란을 겪게 된다 @TV 드라마<성균관 스캔들, 2010>에서 박민영이 금녀의 기관인 성균관에서 사랑과 공부의 아슬아슬한 유생 생활을 전개해 나간다 @TV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2016>에서 김유정은 환관으로 나와 세자인 박보검과 운명적 사랑을 나눈다.

D. 이름을 다웃파이어로 정한 이유는?
미란다와의 인터뷰 때 이름을 묻자 당황한 다니엘은 테이블 위에 놓인 신문 기사의 헤드라인에 “경찰은 방화로 추정(Doubt Fire)하고 있음”을 보고 미세스 다웃파이어라고 자신을 소개하게 된다.

E. 가정부로 변신 후 달라진 다니엘은?
다니엘은 예전에 자기가 아이들을 대했던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아이들을 다룬다. @아빠일 때는 지나치게 관대하고 너그러웠지만, 정해진 시간을 초과해 TV를 보면 리모컨을 어항 속으로 던져버리고, 숙제를 안 하면 벌로 청소를 시킨다.@생전 처음 요리를 하다가 재료와 냄비를 모두 태운 것도 모자라 위장된 가슴에 불이 붙어 옷까지 태우자, 몰래 중국 배달 요리를 시킨다. 퇴근한 미란다는 완벽한 고품격 만찬에 크게 감동한다.

F. 다니엘이 방송국에 취직한 배경은?
다니엘은 방송국에서 녹화된 필름을 나르는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우연히 진행자가 어린이 프로그램을 지루하게 진행하는 것을 보게 된다. 자기 같으면 이렇게 안 할 텐데 라고 생각한 다니엘은 아무도 없는 세트장에서 혼자 아이들과 놀던 때를 회상하며 프로를 진행하게 되고, 이 광경을 지나가던 사장이 보게 되어, 그에게 진행자를 맡기게 된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가족의 재구성!
<에필로그>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은 비혼이나 무자녀를 새로운 가치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그만큼 결혼생활이나 육아는 자기희생과 경제적 부담감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영화 <미세스 다웃파이어>에서처럼 가족해체의 위기를 예방하고 극복하기 위해서는 가족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문제 해결과 환경에 맞는 역할의 재구성이 필수적이다. 얼마 전만 해도 남자의 육아휴직은 생소했지만, 지금은 보편화가 되었고, 아이 돌보미 서비스 등도 사회적으로 정착되어 갈 것이다. ‘가화만사성’이라는 옛날 격언이 큰 의미로 와닿는 것은,  결혼생활과 육아를 해보면 더욱 실감할 수 있다. 행복한 가정생활을 통해 구성원들은 삶의 에너지를 얻고 나아가 사회는 건전하고 튼튼해질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영화 속 다웃파이어의 말처럼  가족이 위기에 직면하더라도 “서로 사랑하는 한 마음속에 가족은 영원하다.”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